
고요
이원
시간을 깎는 칼이 있다
시간의 아삭거리는 속살에 닿는 칼이 있다
시간의 초침과 부딪칠 때마다 반짝이는 칼이 있다
시간의 녹슨 껍질을 결대로 깎는 칼이 있다
시간이 제 속에 놓여 있어 물기 어린 칼이 있다
가끔 중력을 따라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칼이 있다
그때마다 그물처럼 퍼덕거리는 시간이 있다
* 2025년 11월 25일 화요일입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맞이한 시간을 잘 쓸 수는 있습니다.
한정된 시간을 잘 사용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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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ness
Lee won
There is a knife that carves time.
There is a knife that touches the crisp inner flesh of time.
There is a knife that sparkles every time it strikes the second hand of time.
There is a knife that shaves the rusted skin of time along its grain.
There is a knife, moist because time is laid within it.
There is a knife that occasionally leaps up like a spring, following gravity.
And every time, there is time that flutters like a 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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