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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의 가을 _ 최영미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18. 11. 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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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의 가을


                   최영미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이 없어도 
뒹구는 낙옆이 없어도 
지하철 플랫폼에 앉으면 
시속 100킬로로 달려드는 시멘트 바람에 
기억의 초상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흩어지는 

창가에 서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따뜻한 커피가 없어도 
녹아드는 선율이 없어도 
바람이 불면 
오월의 풍성한 잎들 사이로 수많은 내가 보이고 
거쳐온 방마다 구석구석 반짝이는 먼지도 보이고 
어쩌다 네가 비치면 그림자 밟아가며, 가을이다 
담배연기도 뻣뻣한 그리움 지우지 못해 
알미늄 샷시에 잘려진 풍경 한 컷, 
우수수 

네가 없으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팔짱을 끼고 
가-을



* 2018년 11월 6일 화요일입니다.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사람을 얻는 법입니다.

진심을 다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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