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우체국 가는 길 _ 이해인

시 쓰는 마케터 2018. 11. 29. 08:59




우체국 가는 길


                  이해인



세상은 
편지로 이어지는 
길이 아닐까 

그리운 얼굴들이 
하나하나 
미루나무로 줄지어 서고 
사랑의 말들이 
백일홍 꽃밭으로 펼쳐지는 길 

설레임 때문에 
봉해지지 않는 
한 통의 편지가 되어 
내가 뛰어가는 길 

세상의 모든 슬픔 
모든 기쁨을 
다 끌어안을 수 있을까 

작은 발로는 갈 수가 없어 
넓은 날개를 달고 
사랑을 나르는 
편지 천사가 
되고 싶네, 나는



* 2018년 11월 29일 목요일입니다.

동네 골목마다 보이던 우체통과 공중전화, 비디오대여점이 언제부터인가 사라졌습니다.

영원할 것 같았던 것들이 사라지는 현실입니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해 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