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사이
황라현
나뭇잎이 팔랑거리며
옷 벗는 소리를
흘깃흘깃 곁눈질로 훑으며
감성을 점검할 사이도 없이
가을은 아득한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파고들던 그리움
그 틀 안에 갇혀서
터는 일이 혹독하더니만
나무가 몸을 털어
여문 씨앗을 뱉듯이
내 속에 허천나게 갈구했던 것들도
톡 뱉어져 나왔습니다
비명 내질러도 까닭도 않을 기다림마저
가느다랗게 되어 파르르 떨어지고
서글픔만 안고 끝내 홀로 남았습니다
다 떨구어 버리고
서운함에 퉁퉁 불어 있는 마음
녹녹할 때까지
사람들로부터 멀치감치 떨어져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 2018년 11월 30일 금요일입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조금 걷힌 듯 파란 하늘이 보이네요.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_ 정채봉 (0) | 2018.12.04 |
---|---|
12월의 엽서 _ 이해인 (0) | 2018.12.03 |
우체국 가는 길 _ 이해인 (0) | 2018.11.29 |
빈 마음 _ 법정스님 (0) | 2018.11.28 |
아직과 이미 사이 _ 박노해 (0) | 2018.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