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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 사이 _ 황라현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18. 11. 3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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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사이


                       황라현



나뭇잎이 팔랑거리며
옷 벗는 소리를
흘깃흘깃 곁눈질로 훑으며
감성을 점검할 사이도 없이
가을은 아득한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파고들던 그리움
그 틀 안에 갇혀서
터는 일이 혹독하더니만
나무가 몸을 털어
여문 씨앗을 뱉듯이
내 속에 허천나게 갈구했던 것들도
톡 뱉어져 나왔습니다

비명 내질러도 까닭도 않을 기다림마저 
가느다랗게 되어 파르르 떨어지고
서글픔만 안고 끝내 홀로 남았습니다

다 떨구어 버리고
서운함에 퉁퉁 불어 있는 마음
녹녹할 때까지
사람들로부터 멀치감치 떨어져 있습니다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 2018년 11월 30일 금요일입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조금 걷힌 듯 파란 하늘이 보이네요.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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