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의 법칙
사람들은 남의 명령을 싫어한다.
명령은 주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무엇을 하게 하는 것을 말하므로 싫어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군대에서는 명령에 의해 유지되므로 군대에서의 명령은 절대적이며 직장에서도 윗사람이나 사장의 명령을 거역하기는 참 어려운 현실이다. 군대를 갔다 온 남자들은 명령과 복종에 경험이 많은 편이다.
슬로건은 한 줄의 문장으로 기업이나 제품 혹은 캠페인을 표현하는 것이다.
슬로건의 어원은 원래 군대의 함성에서 온 것이다.
즉 군대의 명령처럼 짧고 강한 한 줄의 문장을 말한다.
군대의 명령은 누구나 알기 쉬운 것이라야 하고 누구나 기억하기 쉽고 발음하기 쉬운 것이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명령전달에 문제가 생긴다. 전쟁에서 정확한 의사전달은 어떤 무기보다 중요하다. 슬로건이 군대의 함성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미루어 보면 명령의 문장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가 명확해진다.
즉 명령의 문장은 누구에게나 쉽게 전달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무 효과가 없다.
되도록 초등학생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쉬운 표현을 추구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일등의 자리,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 이외에는 늘 명령을 받고 사는 편이라서 명령의 문장을 잘 쓰면 효과적일 수 있다. 사장이나 회장은 늘 명령을 하는 사람이므로 그런 사람에게는 명령형이 효과가 없다. 그러니 일반 샐러리맨에게는 효과가 있다. 다만 상대방을 위한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명령의 법칙이 가지는 문장의 가치이다.
다음 문장을 보라.
-이 책을 공짜로 보지 마라. 그리고 경쟁자에게 빌려주지 마라.
이는 몇 년 전에 나오는 필자의 책 표지에 있는 말이다. 개인의 출세와 성공에 한 책이므로 경쟁자에게 발려주지 말라는 명령형의 문장은 설득의 힘을 가지게 된다. 명령형이기 때문에 오히려 책을 더 사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명령의 문장 역시 충고의 문장처럼 상대방의 입장에서 표현해야 한다.
일방적인 명령이 아니라 상대방을 알아주는 명령이어야 한다.
명령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은 이탈리아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프란체스코 알베로니가 쓴‘명령의 기술’을 한번 볼 것을 권한다. 이 책에서는 [명령이란 무엇인가]를 필두로 [어떻게 명령할 것인가], [무엇을 명령할 것인가], [명령하는 자는 누구인가], [창조하는 명령, 파괴하는 명령], [명령의 찬탈자들] 로 구성되어 있고 많은 사례를 들고 있다.
알베로니는 이 책에서 명령이라는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를 사회심리학적으로 깊숙이 파고들어가 인간 심리의 단면을 선명하게 보여주는데 국가와 같은 큰 조직이든 회사 내의 작은 조직이든 명령하는 위치에 있는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질들을 조목조목 짚어내면서 왜 지도자가 그런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지 역사적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책이다.
이 책의 제목 앞에는 ‘자발적인 복종을 부르는’ 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 즉 명령은 자발적인 복종을 불러 일으켜야만 효과가 있다. 강제적인 명령은 결코 오래가지 못하며 효과도 없다는 것이다. 한 줄의 문장에서도 보는 이가 자발적으로 당신의 명령형 문장에 복종한다면 당신은 최고의 문장가가 되는 것이다.
[명령의 법칙 한 줄 사례]
즐겁지 않은 시간에는 공부하지 마라.
배낭여행이 자신 없다면 아직 해외여행을 하지 마라.
세 번째에도 반응이 없다면 포기하라.
승진하려면 일본어를 공부하라.
아시아의 미래를 알고 싶으면 중국으로 가보라.
바다를 보라. 호연지기를 키워라.
아빠라면 아이에게 산을 보여주라.
먼저 엄마 젖을 먹여보라.
5살이면 뉴스를 보게 하라.
텔레비전을 꺼라. 아이들에게 책을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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