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몽당연필 _ 이해인

시 쓰는 마케터 2019. 3. 27. 08:53



몽당연필


             이해인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 없으면 
바보 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 왔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 
그 소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며 
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 
묵묵히 아프고 싶다 



* 2019년 3월 27일 수요일입니다.

인간은 해결하기 쉬운 것부터 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만이 성공을 안겨다줍니다.

어려운 걸 먼저 시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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