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아, 이 열쇠들 _ 문창갑

시 쓰는 마케터 2019. 3. 25. 10:34

 

 

아, 이 열쇠들

 

 

                        문창갑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짝 안 맞는 열쇠와 자물쇠들 수두룩하다
감출 것도, 지킬 것도 없으면서
이 많은 열쇠와 자물쇠들
언제 이렇게 긁어모았는지

아, 이 열쇠들
아. 이 자물쇠들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내 앞에 오래 서성이던 그 사람
이유 없이 등돌린 건
굳게 문 걸어 잠그고 있던 내 몸의
이 자물쇠들 때문이었다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열려있던 그 집
그냥 들어가도 되는 그 집
발만 동동 구르다 영영 들어가지 못한 건
비틀며, 꽂아보며
열린 문 의심하던 내 마음의
이 열쇠들 때문이었다

 

 

 

 

* 2019년 3월 25일 월요일입니다.

열쇠와 자물쇠는 한 벌이어야 합니다.

따로 있는 열쇠와 자물쇠는 제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자신의 역할에 걸맞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