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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_ 오세영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0. 5. 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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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오세영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롭지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
뾰족하지만
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

덥썩
한 입에 물어 깨무는
탐스런 한 알의 능금
먹는 자의 이빨은 예리하지만
먹히는 능금은 부드럽다.

그대는 아는가.
모든 생성하는 존재는 둥글다는 것을
스스로 먹힐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 2020년 5월 25일 월요일입니다.

주변을 불편하게 하는 뾰족함은 결실을 맺기 힘든 법입니다.

부드러움으로 열매를 맺는 한 주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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