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무 신경림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무대구경꾼들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따라붙어 악을 쓰는 것은 쪼무래기들뿐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벽에 붙어 서서철없이 킬킬대는구나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산 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두고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꺼나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꺼나 * 2024년 5월 23일 목요일입니다.민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