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모음 20

아름다운 사람 _ 조재도

아름다운 사람 조재도 공기 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 쉴 때 알지 못하다가 숨 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나무그늘 같은 사람이 있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매일같이 만나고 부딪치는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 된다. 세상은 이들에 의해 맑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돌 틈에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잿빛 수평선이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한다 . * 2018년 4월 27일 금요일입니다.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있는 날입니다.평화로 가는 큰 한걸음이 되길 기원합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_ 이기철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이기철 미래는 저녁 창문처럼 금새 어두워지지만 작별해 버린 어제가 모두 탕진은 아니다 모래의 시간 속으로 걸어온 구두 밑창의 진흙은 숙명을 넘어온 기록이다 내 손은 모든 명사의 사물을 다 만졌다 추상이 지배하는 인생은 불행하다 명백한 것은 햇빛밖에 없다 죄마저 꽃으로 피워둘 날 기다려 삶을 받아쓸 종이를 마련하자 가벼워지고 싶어서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모든 노래를 받기 위해서 입 다무는 침묵처럼 오늘은 단추 한 칸의 가슴을 열자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 2018년 3월 6일 화요일입니다.모든 결과는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좋은 결과의 원인을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젊은 날의 초상 _ 송수권

젊은 날의 초상 송수권 위로받고 싶은 사람에게서 위로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슬픔을 나누고자 아는 사람에게서 슬픔을 나누는 사람은 행복하다 더 주고 싶어도 끝내 더 줄 것이 없는 사람은 행복하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렇게 젊은 날을 헤메인 사람은 행복하다 오랜 밤의 고통 끝에 폭설로 지는 겨울밤을 그대 창문의 불빛을 떠나지 못하는 한 사내의 그림자는 행복하다 그대 가슴속에 영원히 무덤을 파고 간 사람은 더욱 행복하다 아, 젊은 날의 고뇌여 방황이여 * 2018년 2월 13일 화요일입니다.오늘은 항상 내가 살아갈 날중에서 가장 젊은 날입니다.젊은 날의 소중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소금 _ 류시화

소금 류시화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 다는 것을 * 2018년 2월 12일 월요일입니다.긍정적인 사람은 한계가 없고부정적인 사람은 한 게 없다고 하네요.한 주의 시작 활기차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우리라는 말은 _ 홍수희

우리라는 말은 홍수희 얼마나 다정한가 ´우리´라는 말 그보다 따뜻한 말 나는 알지 못하네 눈이 맑은 그대 얼굴 바라볼 때에 외로웁지 않겠네 우리 함께 한다면 너와 내가 혼자 서 있을 때엔 빙산처럼 차가웠던 잿빛 슬픔도 ´우리´라는 말 앞에선 봄눈 속의 아지랑이 없던 용기 불쑥 솟아오르네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라는 말 그보다 사랑스런 몸짓 알지 못하네 아무리 험한 세상 거센 비바람에도 두려울 것 없겠네 우리 함께 간다면 혼자서는 완성되지 않는 그 말이 너와 내가 노래하며 다정히 손잡을 때에 눈부시게 웃으며 피어난다네 불꽃보다 뜨거워라 ´우리´라는 말 * 2018년 2월 9일 금요일입니다.연일 매섭던 한파가 조금 누그러졌네요.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하루만의 위안 _ 조병화

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 대며 밀려 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 날이 온다. 그 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 날을 위하여 바쳐 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 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시방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 2018년 2월 8일 목요일입니다.좋은 말은 좋은 옷보다 더 따뜻한 법입니다...

작은 행복 _ 민경교

작은 행복 민경교 행복이란 100가지을 다 누릴 수 있는 것만이 행복이 아닙니다 단 한가지라도 불행한 일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행복이랍니다 어느 누구나 불필요한 행복이 흘러 넘친다면 한가지를 필요한 사람한테 돌려 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나 또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을 때에 돌려 받을 수 있으며 행복이란 멀리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주위에서 찾는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될 것입니다 * 2018년 2월 5일 월요일입니다.멀리 있는 것들보다는 가까운 행복을 찾아야겠습니다.행복한 한 주의 시작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직 가지 않은 길 _ 고은

아직 가지 않은 길 고은 이제 다 왔다고 말하지 말자 천리 만리였건만 그 동안 걸어온 길보다 더 멀리 가야 할 길이 있다 행여 날 저물어 하룻밤 잠든 짐승으로 새우고 나면 더 멀리 가야 할 길이 있다 그 동안의 친구였던 외로움일지라도 어찌 그것이 외로움뿐이었으랴 그것이야말로 세상이었고 아직 가지 않은 길 그것이야말로 어느 누구도 모르는 세상이리라 바람이 분다. * 2018년 1월 25일 목요일입니다.아직 가지 않은 길이 많이 남아 있기에오늘이라는 시간이 소중한 법입니다.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나의 하늘은 _ 이해인

나의 하늘은 이해인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그 들판에서 꿈을 꾸는 내 마음 파랗게 파랗게 부서지지 않는 빛깔 하늘은 희망을 고인 푸른 호수 나는 날마다 희망을 긷고 싶어 땅에서 긴 두레박을 하늘까지 낸다. 내가 물을 많이 퍼가도 늘 말이 없는 하늘 * 2017년 12월 26일 화요일입니다.한 해의 마지막 주가 남았습니다.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수취인불명 _김종제

수취인불명 김종제 값 비싼 우표를 붙여 끊임없이 편지를 보내지만 받아주는 곳이 전혀 없어 붉은 낙인 찍혀 되돌아온 살갗이 문패 아래 수북하게 쌓여있다 내가 바람이었다고 눈비 섞어내리는 문 밖을 한결같이 나서는데 붙잡을 힘도 없는 어머니는 마냥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추풍의 낙엽처럼 흩어져버린 아버지를 주워 읽는다 저 퇴색한 잎 하나에 하루만큼의 기억이 담겨 있어 아버지를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 만주로 시베리아로 돌아다녔으니 낡고 병 들은 몸이 곧 소멸하리라 어디 홀로 멀리 가버려 행방불명으로 신고하기 전에 불 질러버리겠다고 한 곳에 가득 쓸어 모아놓는다 매캐한 냄새가 퍼져 나가며 아버지가 활활 타오른다 눈 앞을 가리는 이 지독한 연기 같은 生이 수취인불명 아니었을까 어제 흘린 눈물이 바닥에 가득 고여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