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 2022년 8월 31일 수요일입니다.
뒤돌아본다는 건 가끔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앞을 보고 정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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