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가을에 _ 서정윤

시 쓰는 마케터 2023. 10. 5. 08:02

 

 

가을에

 

                       서정윤

 

 

꽃은 눈물,

 

그 해의 가장 아름다운 태음력이 되어

나의 정원을 거닐고

사람들의 가슴에 맺힌 아픔을 

풀어줄 언어를 찾지 못할 때

외로움은 비처럼 젖는다

 

지나간 자신의 주검을 디디고 선

키 작은 꽃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 낯선 계절에 젖으며

목적 없는 발길의 힘없음,

인도주의, 박애주의조차

에고이즘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

 

낙원의 꿈을 위하여

정원을 일구어 가지만

가을 꽃은 말이 없다

바람이 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말없이 꽃이 지고

또 그렇게 이 가을은 가는 거지만, 문득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낄 때

무거운 어깨를 가눌 수 없을 때, 우리는

이듬해의 꽃을 위해 썩어가는 나뭇잎.

그 속에 썩어가는 자신의

빛나는 눈빛을 발견해야 한다.

 

 

* 2023년 10월 5일 목요일입니다.

실력이 없는 사람은 가까이서 보면 정체가 들통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알아야 할 것들을 배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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