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주전자가 끓는 겨울 _ 남혜란

마음은 늘 어린 아해 2025. 2. 18. 09:15

 

 

 

주전자가 끓는 겨울

 

                                   남혜란

 

 

유리창 한 장 가득 겨울이 찍혀 있다

흰눈이 내리는 것으로 한결 으늑하다

 

엄마는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뜨개질을 하시고

가스레인지 위에는 주전자가 끓고 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수증기를 뿜으면서

먼 동화의 나라로 꿈결처럼 떠나간다

 

나도 그 기차에 훌쩍 올라타고

눈 내리는 벌판을 한없이 달려간다

 

기차는 가지 않으면서도 자꾸만 떠나가고

엄마의 뜨개질은 차츰 모습을 드러낸다

 

아무리 춥고 먼 곳에 나가도

겨울 바람 한 점 들어올 수 없는

그런 옷이 되어간다

 

 

* 2025년 2월 18일 화요일입니다.

숨만 쉬고 사는 나날보다 가슴 벅찬 순간이 더 좋습니다.

가슴 벅찬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