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2025년 7월15일 화요일입니다.
즐거움은 본인이 스스로 만드는 법입니다.
주변의 작은 즐거움들을 찾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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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ful Letters
Hwang Dong Kyu
My thinking of you may be as trivial as the
sun setting and the wind blowing in the background where you are always sitting,
but one day, when you are in the midst of your suffering,
I will call upon you with the same triviality that I have been telling you for so long.
Truly, truly, I love you, for I have
turned my love for you
into a long, long wait.
As night fell, snow began to fall in the valley.
I believe that my love must stop somewhere.
I'm just thinking about my posture of waiting when it does.
In the meantime, I believe the snow will stop, the flowers will bloom, the leaves will fall,
and the snow will fall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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