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5월 아침 _ 김영랑

시 쓰는 마케터 2021. 5. 3. 08:55

 

 

5월 아침

 

                           김영랑

 

 

비 개인 5월(五月) 아침
혼란스런 꾀꼬리 소리
찬엄(燦嚴)한 햇살 퍼져오릅내다

 

이슬비 새벽을 적시울 지음
두견의 가슴 찢는 소리 퍼어린 흐느낌
한 그릇 옛날 향훈(香薰)이 어찌
이 맘 홍근히 안 젖었으리오만은

 

이 아침 새 빛에 하늘대는 어린 속잎들 저리 부드러웁고
그 보금자리에 찌찌찌 소리내는 잘새의 발목은 포실거리어
접힌 마음 구긴 생각 이제 다 어루만져졌나 보오

꾀꼬리는 다시 창공(蒼空)을 흔드오

자랑찬 새하늘을 사치스레 만드오

 

사향(麝香) 냄새도 잊어 버렸대서야
불혹(不惑)이 자랑이 아니되오

아침 꾀꼬리에 안 불리는 혼(魂)이야

새벽 두견이 못 잡는 마음이야
한낮이 정익(靜謚)하단들 또 무얼하리오

저 꾀꼬리 무던히 소년(少年)인가 보
새벽 두견이야 오-랜 중년(中年)이고
내사 불혹(不惑)을 자랑튼 사람

 

 

* 2021년 5월 3일 월요일입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새로운 한 달이 시작되었습니다. 

즐거운 일, 행복한 일들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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