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시 300

아름다운 사람 _ 조재도

아름다운 사람 조재도 공기 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 쉴 때 알지 못하다가 숨 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나무그늘 같은 사람이 있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매일같이 만나고 부딪치는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 된다. 세상은 이들에 의해 맑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돌 틈에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잿빛 수평선이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한다 . * 2018년 4월 27일 금요일입니다.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있는 날입니다.평화로 가는 큰 한걸음이 되길 기원합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

4월의 시 _ 김철기

4월의 시 김철기 산에는 땅의 입김 새벽이슬 먹고 새잎 실바람 타는 종달새에 내 눈 머문다 산비탈 오르는 발걸음 걸음마다 흐르는 땀방울은 여름인 듯하고 화들짝 놀란 진달래꽃 곱디곱게 생생한데 노송의 솔향 사방으로 흩날린다 이 아름다운 세상 하얀 바람 흔들어 내 가슴 확 당긴다 나도 나서니 그대도 따라나선다 * 2018년 4월 19일 목요일입니다.부정부패 독재세력에 맞선 419민주화혁명 기념일입니다.친일, 친미, 자유당, 공화당, 군사독재, 민정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이름만 바꿔가며 민주주의를 어지럽힌 사람들이 반성하는 하루였으면 합니다.짦지만 아름다운 봄날 만끽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모 _ 조지훈

사모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고 당신은 멀리로 이루어 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사라지기전 두고두고 아름다움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물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한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마지막 한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느님을 위하여 * 2018년 3월 23일 금요일입니다.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는 법입니다.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하던 것들이 진실로 밝혀지고 ..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_ 이정하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이정하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를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 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 2018년 3월 15일 목요일입니다.긍정의 생각들은 긍정의 결과를 불러오게 마련입니다.긍정의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_ 이기철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이기철 미래는 저녁 창문처럼 금새 어두워지지만 작별해 버린 어제가 모두 탕진은 아니다 모래의 시간 속으로 걸어온 구두 밑창의 진흙은 숙명을 넘어온 기록이다 내 손은 모든 명사의 사물을 다 만졌다 추상이 지배하는 인생은 불행하다 명백한 것은 햇빛밖에 없다 죄마저 꽃으로 피워둘 날 기다려 삶을 받아쓸 종이를 마련하자 가벼워지고 싶어서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모든 노래를 받기 위해서 입 다무는 침묵처럼 오늘은 단추 한 칸의 가슴을 열자 오늘은 조금만 더 희망을 노래하자 * 2018년 3월 6일 화요일입니다.모든 결과는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좋은 결과의 원인을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랑법 _ 강은교

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 2018년 2월 28일 수요일입니다.바람이 없어 바람개비가 돌아가지 않는다면바람개비를 들고 앞으로 힘차게 뛰어나가면 됩니다.2월의 마지막 날 보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꽃 _ 안도현

꽃 안도현 누가 나에게 꽃이 되지 않겠느냐 묻는다면 나는 선뜻 봉숭아꽃 되겠다 말하겠다. 꽃이 되려면 그러나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겠지. 꽃봉오리가 맺힐 때까지 처음에는 이파리로부터 하나씩 하나씩 세상 속으로 내밀어보는 거야. 햇빛이 좋으면 햇빛을 끌어당기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흔들어보고 폭풍우 몰아치는 밤도 오겠지 그 밤에는 세상하고 꼭 어깨를 걸어야 해. 사랑은 가슴이 시리도록 뜨거운 것이라고 내가 나에게 자꾸 말해주는 거야. 그 어느 아침에 누군가 아, 봉숭아꽃 피었네 하고 기뻐하면 그이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의 이름을 내 몸뚱아리 짓이겨 불러줄 것이다. * 2018년 2월 19일 월요일입니다.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많이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_ 도종환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녁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

아침의 향기 _ 이해인

아침의 향기 이해인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 2018년 1월 29일 월요일입니다.과거는 존재하지만 미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습니다.멋진 미래를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기다림의 나무 _ 이정하

기다림의 나무 이정하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가는 그대는 바람이었네. 세월은 덧없이 흘러 그대 얼굴이 잊혀 갈 때즘 그대 떠나간 자리에 나는 한 그루 나무가 되어 그대를 기다리리. 눈이 내리면 늘 빈약한 가슴으로 다가오는 그대. 잊혀진 추억들이 눈발 속에 흩날려도 아직은 황량한 그곳에 홀로 서서 잠 못 들던 숱한 밤의 노래를 부르리라.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는 어둠속에 서글펐던 지난날의 노래를 부르리라. 내가 한 그루 나무였을 때 나를 흔들고 지나간 그대는 바람이었네 * 2018년 1월 24일 수요일입니다.올 겨울 가장 추운 아침 날씨입니다.건강 챙기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