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시 210

눈 오는 날에 _ 김철기

눈 오는 날에 김철기 눈 오는 날 문밖으로 나가 내 가슴에 박혀 아픔을 주던 각진 돌들을 꺼내어 놓고 슬퍼해야 하는가 그럴 사람 나 뿐만은 아니겠지만 흩날리는 눈보라에 움츠려 접는 날개 눈 오려고 능선 오르는 바람 소리 목놓아 울부짖는 마음 어린 시간이 떼 지어 산너머 하늘을 지난다 눈 오면 발맞추어 함께 다닐 길 하얀 눈 쌓이는 더 깊은 사랑 더 뜨거워진 가슴에 그대 하얀 사랑을 차곡차곡 채워져 가는 내가 되고 싶다 * 2020년 2월 17일 월요일입니다. 어제부터 내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바꿔놓았습니다. 하얗게 시작된 한 주, 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랑하는 법 하나 _ 이성신

사랑하는 법 하나 이성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마주쳐 마음 비춰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 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 갖고 싶다. 외로울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 2020년 2월 14일 금요일입니다.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법입니다. 머리 속의 생각들을 몸으로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거울 _ 이상

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2020년 2월 12일 수요일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운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상냥함, 즐거움, 존경, 감사로 가득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꽃처럼 사람이 아름다울 때 _ 이선형

꽃처럼 사람이 아름다울 때 이선형 사랑을 담아내는 한결같은 믿음과 더불어 살아가는 의연함과 어우러지는 풍요로운 마음과 혹독함을 이겨낸 맑고 고귀한 본래의 피움처럼 사람은 비로소 향기롭습니다. * 2020년 2월 10일 월요일입니다. 사소한 일에 감사할 줄 알고 그 마음을 표현할 때 삶이 윤택해지고 주변의 분위기가 좋아집니다. 한 주의 시작 감사하며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반지 _ 이해인

반지 이해인 약속의 사슬로 나를 묶는다 조금씩 신음하며 닳아 가는 너 난초 같은 나의 세월 몰래 넘겨 보먀 가늘게 한숨 쉬는 사랑의 무게 말없이 인사 건네며 시간을 감는다 나의 반려는 잠든 넋을 깨우는 약속의 사슬 * 2020년 2월 7일 금요일입니다. 아이디어는 보고 듣고 읽고 경험한 것들에서 나옵니다.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읽고 경험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밤편지 _ 김남조

밤편지 김남조 편지를 쓰게 해다오 이날의 할 말을 마치고 늙도록 거르지 않는 독백의 연습도 마친 다음 날마다 한 구절씩 깊은 밤에 편지를 쓰게 해다오 밤 기도에 이슬 내리는 적멸을 촛불빛에 풀리는 나직히 습한 樂曲들을 겨울 枕上에 적시이게 해다오 새벽을 낳으면서 죽어가는 밤들을 가슴 저려 가슴 저려 사랑하게 해다오 세월이 깊을수록 삶의 달갑고 절실함도 더해 젊어선 가슴으로 소리내고 이 시절 골수에서 말하게 되는 걸 고쳐 못쓸 유언처럼 기록하게 해다오 날마다 사랑함은 날마다 죽는 일임을 이 또한 적어두게 해다오 눈 오는 날엔 눈발에 섞여 바람 부는 날엔 바람결에 실려 땅 끝까지 돌아서 오는 영혼의 밤외출도 후련히 털어놓게 해다오 어느 날 밤은 나의 편지도 끝날이 되겠거니 가장 먼 별 하나의 빛남으로 종지부..

별 하나 _ 도종환

별 하나 도종환 흐린 차창 밖으로 별 하나가 따라 온다 참 오래 되었다 저 별이 내 주위를 맴돈 지 돌아보면 문득 저 별이 있다 내가 별을 떠날 때가 있어도 별은 나를 떠나지 않는다 나도 누군가에게 저 별처럼 있고 싶다 상처받고 돌아오는 밤길 돌아보면 문득 거기 있는 별 하나 괜찮다고 나는 네 편이라고 이마를 씻어주는 별 하나 이만치의 거리에서 손 흔들어주는 따뜻한 눈빛으로 있고 싶다 * 2020년 2월 3일 월요일입니다. 주변에 같은 자리에 항상 있어주는 별들이 많을수록 좋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따뜻한 눈빛 되어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휘파람을 불어다오 _ 유안진

휘파람을 불어다오 유안진 이 허황된 시대의 한구석에 나를 용납해 준 너그러움과 있는 나를 없는 듯이 여기는 괄시에 대한 보답과 분풀이로 가장 초라하여 아프고 아픈 한 소절의 노래로 오그라들고 꼬부라지고 다시 꺾어들어서 노래 자체가 제목과 곡조인 한 소절의 모국어로 내 허망아 휘파람을 불어다오 * 2020년 1월 31일 금요일입니다. 신종 코로나에 대처하는 모습에서도 인간의 본성이 보입니다. 한 주의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다 _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다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 책을 통해서 배운다고 생각했는데 살아갈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나를 가르치는 건 말없이 흐르는 시간이었다 풀리지 않는 일에 대한 정답도 흐르는 시간 속에서 찾게 되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의 메세지도 거짓없는 시간을 통해서 찾았다 언제부터인가 흐르는 시간을 통해서 삶의 정답을 찾아가고 있다 시간은 나에게 스승이다 어제의 시간은 오늘의 스승이었고 오늘의 시간은 내일의 스승이 될 것이다 * 2020년 1월 23일 목요일입니다. 시간으로 배운 경험과 지혜는 잊혀지지 않는 법입니다. 설날 연휴 잘 보내시고 경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홍승환 드림

길 잃은 날의 지혜 _ 박노해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 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 2020년 1월 21일 화요일입니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것들에서 큰 문제들이 시작됩니다. 작은 것들을 먼저 점검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