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시 26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_ 법정스님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법정스님 물에는 고정된 모습이 없다.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근 모습을 하고 모난 그릇에 담기면 모난 모습을 한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곳에서는 증기로 되고 차가운 것에서는 얼음이 된다. 이렇듯 물에는 자기 고집이 없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남의 뜻에 따른다. 살아 있는 물은 멈추지 않고 늘 흐른다. 강물은 항상 그곳에서 그렇게 흐른다. 같은 물이면서도 늘 새롭다. 오늘 흐르는 강물은 같은 강물이지만 어제의 강물은 아니다. 강물은 이렇듯 늘 새롭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거죽은 비슷하지만 실제는 아니다. 오늘의 나는 새로운 나다. 살아 있는 것은 이와 같이 늘 새롭다. * 2019년 12월 9일 월요일입니다. 저녁부터 겨울비 소식이 있습니다. 외출하실 때 우산 챙기시고 건강..

세 잎 클로버 _ 정연복

세 잎 클로버 정연복 어린 시절에 토끼풀 우거진 들판에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애쓰던 추억이 있다 지천에 널린 세 잎 클로버 사이로 번쩍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버는 눈부시게 황홀했지. 며칠 전, 어느 두툼한 책의 모퉁이에서 우연히 눈길이 닿은 한 구절이 벼락처럼 내 가슴을 내리쳤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그래, 행운은 내게로 오지 않아도 좋으리 눈부신 행운을 꿈꾸지는 않으리 다만, 들판의 세 잎 클로버처럼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평범한 것들에서 생명의 기쁨을 느끼는 욕심 없는 마음 하나 가질 수 있기를! 가까운 날에 들판에 나가 세 잎 클로버들에게 사죄해야지 ´말없이 내 주변을 맴도는 소중한 너희들을 몰라봐서 정말 미안해´ * 2019..

나무처럼 살기 _ 이경숙

나무처럼 살기 이경숙 욕심부리지 않기 화내지 않기 혼자 가슴으로 울기 풀들에게 새들에게 칭찬해 주기 안아 주기 성난 바람에게 가만가만 속삭이고 이야기 들어주기 구름에게 기차에게 손 흔들기 하늘 자주 보기 손뼉치고 웃기 크게 감사하기 미워하지 않기 혼자 우물처럼 깊이 생각하기 눈감고 조용히 기도하기 * 2019년 9월 5일 목요일입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좋습니다. 든든한 나무처럼 살아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굽이 돌아가는 길 _ 박노해

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 2019년 8월 30일 금요일입니다. 때로는 직선보다는 곡선이 훨씬 적절할 때가 있습니다. 곡선이 주는 여..

물처럼 흘러라 _ 법정스님

물처럼 흘러라 법정스님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살든 그 속에서 물이 흐르고 꽃이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 물이 흘러야 막히지 않고 팍팍하지 않으며 침체되지 않는다. 물은 한곳에 고이면, 그 생기를 잃고 부패하기 마련이다. 강물처럼 어디에 갇히지 않고 영원히 흐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 2019년 6월 4일 화요일입니다. 자연의 이치처럼 순리대로 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청록색 _ 천상병

청록색 천상병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산의 나무들은 녹색이고 하나님은 청록색을 좋아하시는가 보다. 청록색은 사람의 눈에 참으로 유익한 빛깔이다. 우리는 아껴야 하리. 이 세상은 유익한 빛깔로 채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 2018년 7월 19일 목요일입니다.푸른 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청록색과 함께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