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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위한 서시 _ 김춘수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3. 8. 1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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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 2023년 8월 16일 수요일입니다.

아침바람의 느낌이 선선해졌습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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