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누구든 떠나갈 때는 _ 류시화

마음은 늘 어린아해 2025. 6. 19. 08:24

 

 

 

누구든 떠나갈 때는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 2025년 6월 19일 목요일입니다.

누구나 각자의 사정이 있는 법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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