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 33

개망초꽃 _ 안도현

개망초꽃                         안도현  눈치코치 없이 아무 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개망초꽃은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핀다.이곳 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개망초꽃을 개망초꽃으로 생각하는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그 모습을 늦여름 한때눈물 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훗날 그 보잘 것 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 2024년 7월 4일 목요일입니다.후추는 살짝 치면 음식의 풍미를 높여주지만 과하면 모든 걸 덮어버립니다.적정량을 지키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미스터리 _ 김상미

미스터리                        김상미  모든 꽃은피어날 땐 신을 닮고지려할 땐 인간을 닮는다 그 때문에꽃이 필 땐 황홀하고꽃이 질 땐 눈물이 난다  *2024년 5월 21일 화요일입니다.어디론가 훌쩍 뛰어 들어갈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은 체력이 만듭니다.걷거나 뛰거나 가벼운 운동으로 땀 흘리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꽃은 짧아서 _ 박노해

꽃은 짧아서                             박노해  봄날 아침이면마음이 설렌다 마을 산길에 첫 진달래가 피고첫 산매화가 피고 첫 생강나무꽃이 피고첫 히어리꽃이 피고 첫 산벚꽃이 날리고 꽃은 짧은 것!반복되는 일에 매달려첫 꽃 피는 날들을 놓친다는 건바보 같은 짓이다 생은 짧은 것!남들의 인정에 매달려꽃피는 날을 허비하는 건정말 슬픈 일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 말해버렸다꽃은 짧아서, 생은 짧아서,너를 많이 좋아한다고  * 2024년 4월 30일 화요일입니다.채우려는 생각을 버리면 허전함이 사라집니다.버리고 비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렇게 친해지는 거야 _ 노여심

그렇게 친해지는 거야 노여심 꽃은 피우는 거지 만드는 게 아니야 날마다 들여다보고 날마다 말 걸어서 새싹 쏘옥 나오게 하고 예쁘다 예쁘다 칭찬하면서 어린잎 키우는 거야 꽃받침 위로 꽃잎 터지면 조용! 말하지 말고 그냥 웃어줘야 해 그렇게 핀 꽃은 나를 보고 더 많이 웃을 걸 꽃 하고는 그렇게 친해지는 거야 * 2024년 3월 11일 월요일입니다. '때문에'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덕분에'라고 말하는 사람이 성공합니다. 고마움을 표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당신에게 말걸기 _ 나호열

당신에게 말걸기 나호열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릎도 꿇고 흙 속에 마음을 묻은 다, 이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간다 당신은 참, 예쁜 꽃 * 2024년 2월 19일 월요일입니다. 마지막에 웃는 것보다 자주 웃는 게 더 좋은 인생입니다.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꽃멀미 _ 이해인

꽃멀미 이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 2023년 11월 17일 금요일입니다.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고수하는 건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세상은 넓고 빌런은 참 많다는 걸 느끼는 요즘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꽃을 위한 서시 _ 김춘수

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 2023년 8월 16일 수요일입니다. 아침바람의 느낌이 선선해졌습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꽃 _ 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 2023년 7월 24일 월요일입니다. 완벽한 기회보다는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무엇이든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나하나 꽃피어 _ 조동화

나하나 꽃피어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 2023년 2월 28일 화요일입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법입니다. 먼저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