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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_ 기형도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by 시 쓰는 마케터 2020. 12. 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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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2020년 12월 7일 월요일 절기상 대설입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개인위생과 생활방역을 잘 지키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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