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2020년 12월 7일 월요일 절기상 대설입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개인위생과 생활방역을 잘 지키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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