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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 (ㅇ) vs 느즈막 ( X )

느지막하게 아침을 먹었다. 어느 날 아침 좀 느지막하게 나타난 그녀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오늘은 좀 느지막이 회사가 나가야겠다. 위와 같이 '시간이나 기한이 매우 늦다/천천히/느릿느릿'이라는 의미로 사용할 때는 '느지막하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느즈막'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늦다'라는 단어에서 왔다고 혼동하기 때문이죠. 참고로 경상북도에서는 방언으로 '느지막'을 '느즈막'으로 사용하기도 한다네요. 하지만 올바른 표준어 맞춤법으로는 '느지막/느지막이/느지막하게'가 맞는 표현이라는 거~~~ 자, 이제 느지막하게 간식이라도 챙겨 먹으러 가 볼까요?

당신에게 말걸기 _ 나호열

당신에게 말걸기 나호열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릎도 꿇고 흙 속에 마음을 묻은 다, 이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간다 당신은 참, 예쁜 꽃 * 2024년 2월 19일 월요일입니다. 마지막에 웃는 것보다 자주 웃는 게 더 좋은 인생입니다. 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비에도 그림자가 있다 _ 나희덕

비에도 그림자가 있다 나희덕 소나기 한차례 지나가고 과일 파는 할머니가 비를 맞은 채 앉아 있던 자리 사과궤짝으로 만든 의자 모양의 그림자 아직 고슬고슬한 땅 한 조각 젖은 과일을 닦느라 수그린 할머니의 둥근 몸 아래 남몰래 숨어든 비의 그림자 자두 몇 알 사면서 훔쳐본 마른하늘 한 조각 * 2024년 2월 16일 금요일입니다. 꾸준함이 쌓이면 실력이 됩니다. 오늘도 실행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멀리 있기 _ 유안진

멀리 있기 유안진 멀어서 나를 꽃이 되게 하는 이여 향기로 나는 다가갈 뿐입니다 멀어져 나를 별이 되게 하는 이여 눈물 괸 눈짓으로 반찍일 뿐입니다 멀어서 슬프고 슬퍼서 흠도 티도 없는 사랑이여 죽기까지 나 향기 높은 꽃이게 하여요 죽어서도 나 빛나는 별이게 하여요 * 2024년 2월 15일 목요일입니다. 어떤 일이든 쉬워지기 전에는 어려운 법입니다. 한 번 더 움직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결재 vs 결제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결재'와 '결제'가 헷갈리기 마련이다. 하나씩 좀 더 자세히 살펴 보면 결재(決裁)는 결정할 권한이 있는 상관이 부하가 제출한 안건(기안)을 검토해 허가하거나 승인하는 것을 뜻한다. 즉 아랫사람이 올린 서류에 윗사람이 허가한다는 의미의 도장을 찍거나 사인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획안 결재를 올렸다” “출장보고서 결재를 받았다” “상여금 지급 계획안 결재가 났다” 등처럼 사용된다. ‘결재’는 ‘재가(裁可)’라는 말로 바꿔 쓸 수 있다. 다음으로 결제(決濟)는 증권 또는 대금을 주고받아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 관계를 끝맺는 일을 가리킨다. “자금을 결제했다” “어음을 결제했다” “카드 대금을 결제했다” “모바일 결제가 늘고 있다” "밀린 대금을 모두 결제했다" "내 카드 결제일은 매월..

이슬의 말 _ 김상길

이슬의 말 김상길 흔적도 없이 사라지다니요 덧없이 그냥 말라버리는 줄 알았나요? 꽃이 그처럼 생기 있게 웃는 것은 나무가 그처럼 싱그럽게 팔을 벌리는 것은 스며들어 스며들어 생명을 아낌없이 주었기 때문인걸요 소리도 없이 없어지다니요 연기처럼 그냥 사라지는 줄 알았나요? 들판이 그처럼 소리치는 것은 냇물이 그처럼 춤추는 것은 스며들어 스며들어 노래로 다시 태어나기 때문인걸요 꺼진 불처럼 죽어 없어지지 않아요 깊은 땅 속까지 스며들어 스며들어 샘으로 다시 태어나는데요 * 2024년 2월 14일 수요일입니다. 천천히 스며들어 완전히 흡수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육개장 vs 육계장

상가집에 가면 흔하게 접하는 빨간 국물의 음식. 그 주인공은 바로 '육개장'이죠. 그런데 가끔 식당의 메뉴판에 보면 '육계장'이라고 잘못 적어 놓은 곳들이 많습니다. 육개장은 원래 삼계탕과 함께 복날 먹는 보양식의 하나라고 해요. 1946년 최남선이 저술한 에서는 육개장을 '개고기가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쇠고기로 개장국 비슷하게 끓인 국'이라고 소개하고 있답니다. 이 책은 조선에 관한 상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저술한 문답서로 흔히 보신탕으로 불리는 개장국은 여름철 보신하는 복날 음식으로 구장이라고도 부른다네요. 육개장은 소고기(주로 양지)에 대파와 고사리 등 나물을 넣고 매콤하게 끓이는 탕으로, 개장국을 만드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볼 때 육개장은 개장국에서 비롯된 음식명임을 알 수 있..

싹 _ 김지혜

싹 김지혜 한 계절이 가고 한 계절이 오는 사이 비닐봉지 안 감자들은 서로를 억세게 부둥켜안았다 어른 손가락만큼 자라난 독줄기로 전생까지 끈끈히 묶었다 물컹한 사체에서 기어나와 처절히 흔들리는 아직 나 죽지 않았소, 우리 아직 살아 있소 생명 다한 모체를 필사적으로 파먹으며 비닐봉지 안의 습기와 암흑을 생식하며 저 언어들은 푸르게 살아남았다 싹 난 감자알을 창가에 올려놓으며 본다, 한 계절이 가고 한 계절이 어는 사이 나를 비켜간 저 푸른 인연의 독 * 2024년 2월 13일 화요일입니다.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꽃이 피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로서 vs 로써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인데 막상 글로 적을 때면 헷갈리는 단어중 '-로서 / -로써'가 있다. 가장 간단히 구분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뭐뭐하는 사람, 어떤 자격, 지위나 신분으로 해석되면 '-로서'를 사용한다. - 사람으로서 그럴 수는 없다. - 대통령으로서 그런 언행은 부적절하다. - 내가 대표로서 말하는데, 이번 일은 좀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 상관으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이야기 하는거야. - 그 문제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수단과 방법, 도구, 기한으로 해석되면 '-로써'를 사용한다. - 열심히 준비함으로써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 말로써 천 냥 빚을 갚는다. - 우리 엄마는 설탕 대신 꿀로써 단맛을 낸다. - 이번 방학은 오늘로써 마지막이다. - ..

희망 한다발 엮어서 _ 김미경

희망 한다발 엮어서 김미경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뜬구름 한 겹 한 겹 벗겨내고 오고 가는 여울목에서 이고 진 세상사 바다에 쏟아붓고 꽃 구름 한 묶음 희망 한 다발 엮어서 찬란하게 떠오르는 해처럼 희망찬 새해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 2024년 2월 8일 목요일입니다. 설날 덕분에 매년 초 새해를 두 번 맞이합니다. 갑진년 청룡의 해 값진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