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_ 이희자 눈 이희자 속절없이 하얗도록 얼어붙은 속내 좀처럼 말하지 않는다 해 기운 저녁으로 살포시 내려와 뼈마디 헐거워진 나무 위에 앉는다 날개 접은 학인 듯 아득한 풍경으로 잠기는 고요의 저 너그러움 따사로운 손길이면 또 걷잡을 수 없어 그만 무너지고야 마는, 울음 같은 눈물의. * 2024년 1월 17일 수요일입니다. 누군가의 편리함은 누군가의 불편함입니다. 수고하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17
고드름 _ 김귀녀 고드름 김귀녀 밤새 내린 하얀 눈이 태양 빛에 서러워 울다가 한밤중엔 얼음기둥이 되었다가 처마 끝에 매달려 그리움 되다가 한낮엔 제 살을 녹인다 그 옛날 가슴앓이 하던 내 눈물도 함께 뚝! 뚝! 녹아내린다 짧게 혹은 길게 느낌표 만들어 놓고 깊은 밤 명상에 잠기다가 태양 빛에 한 방울 두 방울 마침표 찍는다 겨울뿌리가 아침을 밀어내던 날 내 가슴속 창가에는 어린 날의 추억들이 낮고 허름한 양철 지붕 위에서 눈 녹는 소리를 낸다 * 2024년 1월 16일 화요일입니다. 회피가 반복되면 시작하는 법을 잊게 됩니다. 귀찮음을 극복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16
마음 _ 김광섭 마음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느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 2024년 1월 15일 월요일입니다. 마음을 다하면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15
겨울나기 _ 임영준 겨울나기 임영준 그래 아무리 밉다 곱다 해도 된서리에 쪼그라들어 비굴해진다 해도 뿌리 하나만큼은 꿋꿋이 뻗치고 있으니 또 어찌어찌 견디게 되겠지 오롯이 살아지겠지 혹독한 겨울을 딛고 한 치라도 더 파고들어 이 세상 한 줌 흙이라도 되겠지 * 2024년 1월 12일 금요일입니다. 충고는 그것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어합니다. 거슬리는 말들을 새겨 듣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12
한순간에, 눈보라처럼 _ 박노해 한순간에, 눈보라처럼 박노해 창밖엔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방 안은 따뜻했고 아늑했고 그때 돌 하나가 날아와 우리를 감싸주던 유리창이 와장창 내려앉았다 한순간에 눈보라처럼 진실이 몰아쳐왔다 한꺼번에 차단된 생의 진실이 엄습해왔다 * 2024년 1월 11일 목요일입니다. 행복이란 결심이고 결정입니다. 마음먹고 실행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11
벽헐기 _ 박록담 벽헐기 박록담 내가 볼 수 있는 것이라면 당신도 볼 수 있기를 내가 들을 수 있는 것이라면 당신도 들을 수 있기를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당신도 더더욱 느낄 수 있기를 그리하여 나의 생각이 미치는 범위까지를 당신은 이미 생각할 수 있기를 * 2024년 1월 10일 수요일입니다.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야 소통이 되는 법입니다. 마음을 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10
산다는 것은 _ 김태은 산다는 것은 김태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은 살아간다는 뜻이다 풀꽃처럼 흔들려도 꺾이지 않을 일이다 저 곧은 대나무처럼 나를 비우는 일이다 * 2024년 1월 9일 화요일입니다. 몇 가지 행태를 보면 대략적인 총평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인 조직은 오래가지 못하는 법입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09
겨울 아침 풍경 _ 김종길 겨울 아침 풍경 김종길 안개인지 서릿발인지 시야는 온통 우윳빛이다 먼 숲은 가즈런히 세워놓은 팽이버섯, 아니면 콩나물 그 너머로 방울토마토만한 아침 해가 솟는다 겨울 아침 풍경은 한 접시 신선한 샐러드 다만 초록빛 푸성쉬만이 빠진 * 2024년 1월 8일 월요일입니다. 눈 앞에 있는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게 최선일 때도 있습니다. 지구력을 키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08
자꾸 돋아나는 것들 _ 양전형 자꾸 돋아나는 것들 양전형 세밑마다 한번씩 나이를 잘라 버린다 보름에 한번 손톱 한 달에 한번 머리카락 잘라 버린다 그대를 자른다 내 눈 뒤에 도사린 생각 속으로 만조처럼 밀려드는 어둠처럼 일어서는 그대를 하루에도 몇 번씩 잘라 버린다 나이가 돋아난다 손톱이, 머리카락이 그대가, 그대가 돋아난다 잘라도 잘라도 자꾸 돋아나는 것들 * 2024년 1월 5일 금요일입니다. 서두르지 말고 쉬지 않으면 갈 수 있습니다. 지구력을 키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05
산바람 _ 정재삼 산바람 정재삼 태고 때부터 배운 짓을 바람은 아직도 그 짓을 하고 있다 산에서 마을로 쉴 새 없이 들어서며 나무며 풀이며 모래알까지 빗질을 한다 산바람이 내려온다 아직도 지칠 줄 모르고 되풀이한다 산 능선 몇 억 번을 더 걸었던 그 길을 오늘도 내려오며 한 번도 발자국을 남긴 적 없다 바람아 바람아 먼 훗날에도 여기 탐욕을 남길 발자국은 찍지 말아야지 사람아 사람아 작은 것에까지 연연하는 탐을 내는 사람아 * 2024년 1월 4일 목요일입니다. 완벽한 타이밍이라는 건 없다고 합니다. 작게라도 시작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4.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