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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_ 정현종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정현종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최선의 꼴 지금의 네 모습처럼 떨어져도 뛰어오른 꼴 쓰러지는 법이 없는 공이 되어 * 2021년 6월 15일 화요일입니다. 회복탄력성이 없는 사람들은 슬럼프가 긴 법입니다. 긍정의 힘으로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자, 시작합시다 _ 마더 테레사

자, 시작합시다 마더 테레사 어제는 가 버렸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겐 오늘이 있을 뿐입니다 자, 시작합시다 자, 다시 시작합시다 신앙도, 공부도, 열정도 안전도, 의무도, 책임도 사랑도, 나눔도, 베풂도. 우리에겐 축복처럼 다가온 오늘이 있습니다 * 2021년 6월 14일 월요일입니다. 고민이란 어떤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생기기보단 할까 말까 망설이는 데서 더 많이 생깁니다. 무엇이든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초록빛 휘파람 _ 이동식

초록빛 휘파람 이동식 그리운 사람 그리운 날엔 초록빛 휘파람을 불자 하늘 한 모서리 지상 한 귀퉁이 해가 뜨고 지는 자리에서 원치 않는 슬픔과 고통이 우리의 삶을 그늘지게 하여도 그리운 사람이 그리운 날엔 초록빛 휘파람을 불자 민들레 홀씨처럼 가볍게 내 간절한 마음 그리운 사람에게 날아갈 수 있도록 날아가 그리운 사람의 가슴에 행복의 둥지를 틀 수 있도록 * 2021년 6월 11일 금요일입니다. 눈을 편하게 하는 초록이 가득한 계절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직과 이미 사이 _ 박노해

아직과 이미 사이 박노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우리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삶들을 보아 아직 피지 않은 꽃을 보기 위해선 먼저 허리 굽혀 흙과 뿌리를 보살피듯 우리 곁의 이미를 품고 길러야 해 저 아득하고 머언 아직과 이미 사이를 하루하루 성실하게 몸으로 생활로 내가 먼저 좋은 세상을 살아내는 정말 닮고 싶은 좋은 사람 푸른 희망의 사람이어야 해 * 2021년 6월 10일 목요일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들은 이미 지나온 시간들에 결정되는 법입니다. 아직과 이미 사이에서 희망을 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물처럼 흘러라 _ 법정스님

물처럼 흘러라 법정스님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살든 그 속에서 물이 흐르고 꽃이 피어날 수 있어야 한다. 물이 흘러야 막히지 않고 팍팍하지 않으며 침체되지 않는다. 물은 한 곳에 고이면, 그 생기를 잃고 부패하기 마련이다. 강물처럼 어디에 갇히지 않고 영원히 흐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 2021년 6월 9일 수요일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적응할 수 있는 물처럼 유연해야 합니다. 유유히 움직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기다리는 이유 _ 이정하

기다리는 이유 이정하 만남을 전제로 했을 때 기다림은 기다림이다. 만남을 전제로 하지 않았을 때 기다림은 더 이상 기다림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엔, 오지 못할 사람을 기다리는, 그리하여 밤마다 심장의 피로 불을 켜 어둔 길을 밝혀두는 사람이 있다. 사랑으로 인해 가슴 아파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오지 못할 걸 뻔히 알면서도 왜 바깥에 나가 서 있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왜 안 되는가를.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더라도 기다리는 그 순간만으로 그는 아아 살아있구나 절감한다는 것을. 쓰라림뿐일지라도 오직 그 순간만이 가장 삶다운 삶일 수 있다는 것을. * 2021년 6월 8일 화요일입니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는 법입니다. 한 숨 돌려가는 하루 되시기 바..

세 잎 클로버 _ 정연복

세 잎 클로버 정연복 어린 시절에 토끼풀 우거진 들판에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애쓰던 추억이 있다 지천에 널린 세 잎 클로버 사이로 번쩍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버는 눈부시게 황홀했지. 며칠 전, 어느 두툼한 책의 모퉁이에서 우연히 눈길이 닿은 한 구절이 벼락처럼 내 가슴을 내리쳤다.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 그래, 행운은 내게로 오지 않아도 좋으리 눈부신 행운을 꿈꾸지는 않으리 다만, 들판의 세 잎 클로버처럼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평범한 것들에서 생명의 기쁨을 느끼는 욕심 없는 마음 하나 가질 수 있기를! 가까운 날에 들판에 나가 세 잎 클로버들에게 사죄해야지 ´말없이 내 주변을 맴도는 소중한 너희들을 몰라봐서 정말 미안해´ * 2021..

애너벨 리 _ 에드거 앨런 포

애너벨 리 에드거 앨런 포 아주 먼 옛날의 일입니다. 바닷가 어느 왕국에 애너벨 리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소녀는 날 사랑하고 나의 사랑을 받는 일만을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바닷가 그 왕국에서. 그녀도 어렸고 나도 어렸지만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을 하였습니다. 하늘의 날개 달린 천사들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할 그런 사랑을. 그 때문이었습니다. 오래전, 바닷가 이 왕국에서 구름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이 나의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하게 한 것은. 그래서 그녀의 지체 높은 친척들은 그녀를 내게서 데려가서는 바닷가 이 왕국의 무덤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반만큼도 행복치 못한 하늘의 천사들이 그녀와 나를 줄곧 질투했던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그러기에(바닷가 이 왕국의 모든 이가 안답니다) 바..

6월엔 내가 _ 이해인

6월엔 내가 이해인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 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드려 찬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 2021년 6월 1일 화요일입니다. 새로운 한 달을 선물 받았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받아쓰기 _ 임영석

받아쓰기 임영석 내가 아무리 받아쓰기를 잘 해도 그것은 상식의 선을 넘지 않는다 백일홍을 받아쓴다고 백일홍꽃을 다 받아쓰는 것은 아니다 사랑을 받아쓴다고 사랑을 모두 받아쓰는 것은 아니다 받아쓴다는 것은 말을 그대로 따라 쓰는 것일 뿐, 나는 말의 참뜻을 받아쓰지 못한다 나무며 풀, 꽃들이 받아쓰는 햇빛의 말 각각 다르게 받아써도 저마다 똑같은 말만 받아쓰고 있다 만일, 선생님이 똑같은 말을 불러주고 아이들이 각각 다른 말을 받아쓴다면 선생님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햇빛의 참말을 받아쓰는 나무며 풀, 꽃들을 보며 나이 오십에 나도 받아쓰기 공부를 다시 한다 환히 들여다보이는 말 말고 받침 하나 넣고 빼는 말 말고 모과나무가 받아 쓴 모과 향처럼 살구나무가 받아 쓴 살구 맛처럼 그런 말을 배워 받아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