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 1043

나무를 낳는 새 _ 유하

나무를 낳는 새 유하 찌르레기 한 마리 날아와나무에게 키스했을 때나무는 새의 입 속에산수유 열매를 넣어주었습니다 달콤한 과육의 시절이 끝나고어느 날 허공을 날던 새는최후의 추락을 맞이하였습니다바람이, 떨어진 새의 육신을 거두어 가는 동안그의 몸 안에 남아 있던 산수유 씨앗들은싹을 틔워 잎새 무성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나무는 그렇듯새가 낳은 자식이기도 한 것입니다 새떼가 날아갑니다울창한 숲의 내세가 날아갑니다 * 2025년 4월 15일 화요일입니다.무리한 욕심은 주변을 힘들게 하는 법입니다.욕심을 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랑굿40 _ 김초혜

사랑굿40                       김초혜  물이어라 이룬것 없는 듯이루는 너를 잠기게 할 수 있고네 속에 들 수 있는 죽어도 딴 마음가질 줄 모르는 작은 것으로 큰 것을머물게 하는 나를 잃지 않으면너를 붙잡아둘 수 있는 물이어라  * 2025년 4월 14일 월요일입니다. 유유히 흐르는 물처럼 살아야겠습니다.자연스러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문 _ 이지담

문                      이지담  밀어야 열리는 문에서당기고 있는 나에게 당겨야 열리는 문에서밀고 있는 나에게 토라진 친구에게 하듯문이 말해요 서로 마음이 통해야열리는 게 문이지  * 2025년 4월 11일 금요일입니다.한 쪽 문이 닫히면 한 쪽 문이 열리는 법입니다.새로운 문을 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알게 될 때쯤 _ 이정하

알게 될 때쯤                           이정하  사랑은 추상형이어서내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는그릴 수가 없었네 수년이 지나사랑에 대해 희미하게 눈뜰 때그때서야 알 수 있었네사랑은 물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서로의 마음으로 그리는 것 언제나 늦었네인생이란 이렇구나 깨닫게 되었을 때남은 생은 얼마 되지 않고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그 사람은 곁에 없었네사랑이라 깨달았을 때 이미 그는저만치 가고 없네  * 2025년 4월 10일 목요일입니다.봄꽃들이 풍경을 화사하게 바꾸고 있습니다.봄날을 만끽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날개 _ 신경림

날개                         신경림  강에 가면 강에 산에 가면 산에내게 붙은 것 그 성가신 것들을 팽개치고부두에 가면 부두에 저자에 가면 저자에내가 가진 그 너절한 것들을 버린다가벼워진 몸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나는훨훨 새처럼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그러나 어쩌랴 하룻밤새 팽개친 것버린 것이 되붙으며 내 몸은 무거워지니이래서 나는 하늘을 나는 꿈을 버리지만누가 알았으랴 더미로 모이고 켜로 쌓여그것들 서섯히 크고 단단한 날개로 자라리라고나는 다시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강에 가면 강에서 저자에 가면 저자에서옛날에 내가 팽개친 것 버린 것그 성가신 것 너절한 것들을 도로 주워내 날개를 더 크고 튼튼하게 만들면서  * 2025년 4월 9일 수요일입니다.멈추지 않는 이상 도전은 계속되는 법입니다..

하루 _ 천양희

하루                          천양희  오늘 하루가 너무 길어서나는 잠시 나를 내려놓았다어디서 너마저도너를 내려놓았는냐그렇게 했느냐귀뚜라미처럼 찌르륵대는 밤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하면서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 2025년 4월 8일 화요일입니다.하루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되는 법입니다.소중한 하루 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바람이 오면 _ 도종환

바람이 오면                          도종환  바람이 오면오는대로 두었다가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오는대로 두었다가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머물러 살겠지요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왔다간 갈거에요가도록 그냥 두세요  * 2025년 4월 7일 월요일입니다.만나고 헤어지고 오고 가는 게 정상입니다.자연의 섭리대로 그냥 따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가끔 쉬어가는 자리에 _ 김시천

가끔 쉬어가는 자리에                                      김시천  가끔 쉬어가는 자리애나무 한 그루 있으면좋겠네그 그늘 아래작은 돌 하나 놓여 있어문득 머물고 싶은늘 그러하진 않는다 하더라도가끔씩이라도아주 가끔씩이라도산 밑 주막에 피어 오르던구수한 저녁 연기 같은그런 사람 하나만날 수 있으면좋겠네  * 2025년 4월 4일 금요일입니다.또 한 번 대한민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날입니다.친일, 친미, 군사독재, 부정부패의 면면을 이어오는 세력들의 몰락을 기대합니다. 홍승환 드림

봄잠 _ 김용택

봄잠                     김용택  요즈음외로움이 잘 안 됩니다맑은 날도 뽀얀 안개가 서리고외로움이 안 되는 반동으로반동분자가 됩니다 외로움의 집 문을 닫아두고나는 꽃 같은 봄잠을 한 이틀쯤쓰러진 대로 곤히 자고 싶습니다그리고,새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 2025년 4월 3일 목요일입니다.거리 곳곳에 봄꽃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새로운 계절과 함께 좋은 소식들을 기대해봅니다. 홍승환 드림

길 잃은 날의 지혜 _ 박노해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작은 물길부터 살펴 주십시오.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세상을 닮지 마십시오.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속에 생활속에 이미 와 있는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 2025년 4월 2일 수요일입니다.작은 것들이 모여 큰 것들이 만들어지는 법입니다.작은 것들을 살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