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607

햇빛, 달빛, 별빛 _ 정연복

햇빛, 달빛, 별빛 정연복 햇빛 밝은 기쁨과 평안의 날 달빛 어스름 쓸쓸한 시련의 날 이 모두 우열 가릴 수 없는 똑같이 귀한 생명의 시간이리니 슬픔의 때에 햇빛을 잊지 않는 용기 기쁨의 때에 달빛을 기억하는 겸손으로 올 한 해 나의 생은 그저 그 슬픔과 기쁨 엮어 가만히 반짝이는 아, 당신이 지으신 저 끝없이 광활한 우주의 어느 한 점 작은 별빛이게 하소서 * 2021년 3월 3일 수요일입니다. 간절하게 진심으로 원하고 노력한다면 목표에 가까이 가기 마련입니다. 진심으로 세상을 대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3월의 기도 _ 안성란

3월의 기도 안성란 날마다 부르는 노래에 천사의 날개를 달고 잔잔히 흐르는 언어의 무대는 입술이 아니고 마음이게 하소서. 오랜 벗이 아니어도 반가운 표현을 할 줄 알고 미소 띤 얼굴에 마음의 향내가 풍기는 행복을 알게 하소서. 꽃이 있어 나비가 되고 벌이 있어 꿀이 되는 아름다운 이치를 깨달아 인연의 소중함을 따뜻이 안고 살게 하소서. 검은색이 싫다고 타인의 실수를 질책하기보다 하얀색을 좋아하는 자신의 착오로 오늘과 내일을 비교치 말게 하소서. * 2021년 3월 2일 화요일입니다. 31일 꽉 찬 새로운 한 달을 선물 받았습니다. 좋은 일, 행복한 일들로 가득 채우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럼에도 불구하고 _ 임영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영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진 굴뚝에도 연기 핀다 빈 술잔에는 고독이라도 채워진다 얼어붙은 개울엔 늘 기다림이 깔려 있다 가난한 연인들의 그리움은 더 깊어진다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열린 성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은 항상 섬광(閃光)을 발하고 있다 * 2021년 2월 26일 정월 대보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은 있기 마련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좋은 사람 _ 노여심

좋은 사람 노여심 좋은 사람은 가슴에 담아 놓기만 해도 좋다. 차를 타고 그가 사는 마을로 찾아가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아도 나의 가슴엔 늘 우리들의 이야기가 살아있고 그는 그의 마을에서 나는 나의 마을에서 조용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어쩌다 우연한 곳에서 마주치기라도 할 때면 날마다 만났던 것처럼 가벼운 얘기를 나누고 헤어지는 악수를 쉽게도 해야겠지만 좋은 사람을 가슴에 담아놓은 것만으로도 우리들 마음은 늘 아침이다 * 2021년 2월 25일 목요일입니다. 그 사람을 생각했을 때 미소가 지어지는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다. 좋은 생각과 행동으로 좋은 사람이 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가슴이 따뜻해서 아름다운 사람에게 _ 김진학

가슴이 따뜻해서 아름다운 사람에게 김진학 꽃이 피어나던 어느 날 기차여행을 처음하는 사람처럼이나 설레임으로 그대 앞에 다가가던 날 숱한 고뇌에서 피어난 눈 위의 동백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곁에 오셨습니다 마주한 찻잔에 안개로 오르는 커피 내음처럼이나 향기롭게 준비된 내 사람이었습니다 아파 온 날들만큼 그대 사랑하리라 아파 온 날들 만큼 따뜻하리라 밤마다 부르는 장미의 노래로 서로의 가슴에 기대어 살아 갈 날들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아무리 험한 세상이 우리들 곁에 온다 해도 머물어 쉬지 않는 사랑의 눈빛이 서로의 가슴에 머물어 있는 한 * 2021년 2월 24일 수요일입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서로 편합니다. 가슴이 따뜻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생의 감각 _ 김광섭

생(生)의 감각 김광섭 여명에서 종이 울린다. 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는 것이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지는 때가 있었다. 깨진 그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르런 빛은 장마에 황야처럼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서 있었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 2021년 2월 23일 화요일입니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 언제인가요? 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지배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너의 하늘을 보아 _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 2021년 2월 22일 월요일입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발전이 있습니다. 자기합리화가 아닌 자기객관화를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_ 유안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 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 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유안진의 ˝그리운 말..

바람이 부는 까닭 _ 안도현

바람이 부는 까닭 안도현 바람이 부는 까닭은 미루나무 한 그루 때문이다 미루나무 이파리 수 천, 수 만 장이 제 몸을 뒤집었다 엎었다 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흔들고 싶거든 자기 자신을 먼저 흔들 줄 알아야 한다고 * 2021년 2월 18일 목요일 절기상 우수입니다. 자신은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탓만 해서는 안됩니다. 자기 자신이 먼저 행동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겨울나기 _ 도종환

겨울나기 도종환 아침에 내린 비가 이파리 위에서 신음소리를 내며 어는 저녁에도 푸른 빛을 잃지 않고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하늘과 땅에서 얻은 것들 다 되돌려주려고 고갯마루에서 건넛산을 바라보는 스님의 뒷모습처럼 서서 빈 가지로 겨울을 나는 나무들이 있다 이제는 꽃 한 송이 남지 않고 수레바퀴 지나간 자국 아래 부스러진 잎사귀와 끌려간 줄기의 흔적만 희미한데 그래도 뿌리 하나로 겨울을 나는 꽃들이 있다 비바람 뿌리고 눈서리 너무 길어 떨어진 잎 이 세상 거리에 황망히 흩어진 뒤 뿌리까지 얼고 만 밤 씨앗 하나 살아서 겨울을 나는 것들도 있다 이 겨울 우리 몇몇만 언 손을 마주 잡고 떨고 있는 듯해도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견디고 있다 모두들 어떻게든 살아 이기고 있다 * 2021년 2월 17일 수요일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