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시 76

언제나 봄빛 같이 _ 오광수

언제나 봄빛 같이 오광수 봄빛이 화사한 만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도 늘 화사했으면 좋겠습니다. 봄빛이 푸근한 만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도 늘 푸근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사랑을 시샘하여 삶이 겨울바람에 매섭게 시달릴 때도 우린 함께여서 늘 위로가 되었고 우리의 믿음을 포기하려 삶이 은빛 찬란한 손길로 유혹할 때도 우린 눈을 감고 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기에 내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그 모습대로 늙지 않고 마음을 기대면 한없이 평안한 봄빛의 아침이 되고 또 저녁이 되어 늘 함께 소망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2019년 4월 4일 목요일입니다. 자신의 장단점은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알기 마련입니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봄처럼 오는 당신 _ 정유찬

봄처럼 오는 당신 정유찬 추운 날 그토록 기다리던 당신이 봄처럼 옵니다 간간이 흩날리던 눈발조차 사라지고 온화한 바람으로 투명한 아지랑이로 봄날과 함께 다가오는 당신은 그리움의 환영처럼 아득하고 손에 잡히지도 길게 머물지도 않을 야속한 사람이지만 순식간에 제 마음을 꽃과 풀 향기로 가득 채우는 신비한 사람입니다 아! 잔디 위를 구르는 햇볕 나무 위를 걷는 바람 정겨워라 제가 당신 안에서 봄을 느끼고 당신이 다시 봄처럼 저를 품에 안으니 새파란 새싹처럼 제가 노래합니다 노란 병아리처럼 행복합니다 * 2019년 4월 3일 수요일입니다. 게으른 봄이 오랜만에 부지런을 떠는 아침입니다. 봄기운 가득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_ 법정스님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법정스님 물에는 고정된 모습이 없다.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근 모습을 하고 모난 그릇에 담기면 모난 모습을 한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곳에서는 증기로 되고 차가운 것에서는 얼음이 된다. 이렇듯 물에는 자기 고집이 없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남의 뜻에 따른다. 살아 있는 물은 멈추지 않고 늘 흐른다. 강물은 항상 그곳에서 그렇게 흐른다. 같은 물이면서도 늘 새롭다. 오늘 흐르는 강물은 같은 강물이지만 어제의 강물은 아니다. 강물은 이렇듯 늘 새롭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거죽은 비슷하지만 실제는 아니다. 오늘의 나는 새로운 나다. 살아 있는 것은 이와 같이 늘 새롭다. * 2019년 4월 1일 월요일 만우절입니다. 새로움이 없으면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한 주의 시작 새롭..

3월의 기도 _ 안성란

3월의 기도 안성란 날마다 부르는 노래에 천사의 날개를 달고 잔잔히 흐르는 언어의 무대는 입술이 아니고 마음이게 하소서. 오랜 벗이 아니어도 반가운 표현을 할 줄 알고 미소 띤 얼굴에 마음의 향내가 풍기는 행복을 알게 하소서. 꽃이 있어 나비가 되고 벌이 있어 꿀이 되는 아름다운 이치를 깨달아 인연의 소중함을 따뜻이 안고 살게 하소서. 검은색이 싫다고 타인의 실수를 질책하기보다 하얀색을 좋아하는 자신의 착오로 오늘과 내일을 비교치 말게 하소서. * 2019년 3월 29일 금요일입니다. 오랜만에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선물받은 아침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꽃샘추위 _ 정연복

꽃샘추위 정연복 이별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 것 겨울 끝자락의 꽃샘추위를 보라 봄기운에 떠밀려 총총히 떠나가면서도 겨울은 아련히 여운을 남긴다 어디 겨울뿐이랴 지금 너의 마음을 고요히 들여다 보라 바람 같은 세월에 수많은 계절이 흘렀어도 언젠가 네 곁을 떠난 옛 사랑의 추억이 숨결처럼 맴돌고 있으리 * 2019년 3월 22일 금요일입니다.꽃샘추위가 겨울과의 이별을 아쉬워 하고 있네요.시간이 맞지 않으면 인연이 안 되는 법입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향기로운 하루를 위해 _ 이해인

향기로운 하루를 위해 이해인 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은 사람에게는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 모두 이 향기에 취하는 특권을 누려야 하리라 아무리 바빠도 책을 읽는 기쁨을 꾸준히 키워나가야만 속이 꽉 찬 사람이 될수 있다 언제나 책과 함께 떠나는 여행으로 삶이 풍요로울수 있음에 감사하자 책에서 받은 감동으로 울수있는 마음이 있음을 고마워 하자 책에서 우연히 마주친 어느 한구절로 내 삶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질수 있음을 늘 새롭게 기대하며 살자 * 2019년 3월 21일 목요일입니다.새로 산 책을 펼쳤을 때의 향기는 설레임입니다. 오래된 책을 펼쳤을 때의 향기는 추억입니다.책과 함께 향기로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봄, 파라독스 _ 천향미

봄, 파라독스 천향미 물오른 버들강아지 옆에 서 있는 갈대 그 너머 마른 풀꽃들 봄비라도 차갑게 내리면 늙은 살갗에 배어드는 축축함, 서러워 눈물 흘리지 싶다 겨울 내내 염치없이 붙들고 섰던 봄의 자리 이미 기별 받았을까? 3월이 오기 전 초록의 빈자리 마련해 두라는, 죽어야 산다고 했다. 버려야 산다고도 했다 봄, 거슬러 오르는 파라독스 시린 겨울, 마른 가지에 걸려 있다 미련한 흔들림 흔들림 싹둑 잘라 버렸다 잘린 자리 옹이 하나 자라나고 버들강아지 뭐라고 자꾸 수근거렸다. * 2019년 3월 20일 수요일입니다.버려야 사는 원리를 깨닫는 봄입니다.과한 욕심을 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대 앞에 봄이 있다 _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 2019년 2월 27일 수요일입니다.공기가 겨울에서 봄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꽃을 피우기 위해 준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나뭇잎을 닦다 _ 정호승

나뭇잎을 닦다 정호승 저 소나기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가랑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가는 것을 보라 저 봄비가 나뭇잎을 닦아주고 기뻐하는 것을 보라 기뻐하며 집으로 돌아가 고이고이 잠드는 것을 보라 우리가 나뭇잎에 얹은 먼지를 닦는 일은 우리 스스로 나뭇잎이 되는 일이다 우리 스스로 푸른 하늘이 되는 일이다 나뭇잎에 앉은 먼지 한번 닦아주지 못하고 사람이 죽는다면 사람은 그 얼마나 쓸쓸한 것이냐 * 2018년 6월 14일 목요일입니다.작은 배려를 통해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 주변을 배려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비닐우산 _ 정호승

비닐우산 정호승 오늘도 비를 맞으며 걷는 일보다 바람에 뒤집히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끝내는 바람에 뒤집히다 못해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비오는 날마다 나는 하늘의 작은 가슴이므로 그대 가슴에 연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으므로 오늘도 바람에 뒤집히는 일보다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행복합니다 * 2018년 5월 16일 수요일입니다.투박한 대나무살에 파란색 비닐로 된 비닐우산을 기억하세요?갑자기 비가 오면 길거리에 등장하던 파란색 비닐우산의 풍경이 아련합니다. 제법 많은 비가 내리는 하루 건강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