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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_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 2019년 1월 23일 수요일입니다.시행착오를 거쳐 발전이 있기 마련입니다.오늘도 한 걸음 더 나아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조그만 사랑노래 _ 황동규

조그만 사랑노래 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주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 2019년 1월 22일 화요일입니다.조그만 것들이 모여 큰 것들을 만듭니다.작은 것들에 집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인생인 거란다 _ 이경식

인생인 거란다 이경식 너무 길게는 우울해 하지 말아라 숨어있는 향기까지 사라질까 …두렵구나 추운 겨울을 이기고 나면 새 봄이 오기 마련인데 삶은 거기가 끝이 아니란다 과거를 한 번 돌아보렴 때론, 피식하고 웃음이 나질 않니! 그런게 인생이란다 …보렴 어제는 낙엽이었던 저기 저 꽃들의 향긋한 미소를…… 스스로의 세상을 받아들일 줄 아는 저들의 몸짓을…… 그런게 바로 인생인 거란다. * 2019년 1월 21일 월요일입니다.반짝 추위 덕분에 미세먼지가 적은 아침입니다.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_ 류시화

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류시화 만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나는 그 하루를 정원에서 보내리라. 허리를 굽혀 흙을 파고 작은 풀꽃들을 심으리라. 내가 떠나간 뒤에도 그것들이 나보다 더 오래 살아 있도록, 아마도 나는 내가 심은 나무에게 기대리라.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면 새와 곤충들 또한 나처럼 그 나무에 기대는 것을 바라보리라. 그리고 어쩌면 나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지막으로 흙 위로 난 길을 걸으리라. 걸으면서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진실했던 때를 기억하리라. 아마도 그것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되리라. 그 어느 날보다 후회하지 않는. * 2019년 1월 18일 금요일입니다.늘 마지막인 것처럼 알차게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

겨울나무로 서서 _ 이재무

겨울나무로 서서 이재무 겨울을 견디기 위해 잎들을 떨군다. 여름날 생의 자랑이었던 가지의 꽃들아 잎들아 잠시 안녕 더 크고 무성한 훗날의 축복을 위해 지금은 작별을 해야 할 때 살다보면 삶이란 값진 하나를 위해 열을 바쳐야 할 때가 온다. 분분한 낙엽, 철을 앞세워 오는 서리 앞에서 뼈 울고 살은 떨려 오지만 겨울을 겨울답게 껴안기 위해 잎들아, 사랑의 이름으로 지난 안일과 나태의 너를 떨군다. * 2019년 1월 17일 목요일입니다.값진 하나를 위해 열을 바쳐야 할 때가 있습니다.무언가에 집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_ 유안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 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 2019년 1월 16..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향기 _ 이해인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향기 이해인 기쁨은, 날마다 내가 새로 만들어 끼고 다니는 풀꽃반지. 누가 눈여겨보지 않아도 소중히 간직하다어느 날 누가 내게 달라고 하면 이내 내어주고 다시 만들어 끼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크고 눈부시지 않아 더욱 아름다워라. 내가 살아있는 동안 많이 나누어 가질수록 그 향기 더하네. 기쁨이란 반지는. * 2019년 1월 15일 화요일입니다.어떠한 일도 대충 해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오랜 고민의 시간만이 후회없는 결과를 만드는 법입니다.최선을 다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다 _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다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 책을 통해서 배운다고 생각했는데 살아갈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나를 가르치는 건 말없이 흐르는 시간이었다 풀리지 않는 일에 대한 정답도 흐르는 시간 속에서 찾게 되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의 메세지도 거짓없는 시간을 통해서 찾았다 언제부터인가 흐르는 시간을 통해서 삶의 정답을 찾아가고 있다 시간은 나에게 스승이다 어제의 시간은 오늘의 스승이었고 오늘의 시간은 내일의 스승이 될 것이다 * 2019년 1월 14일 월요일입니다.시간이 해결해 주는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공든 탑을 쌓아올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해 겨울 찻집 _ 강만

그해 겨울 찻집 강만 그해 겨울 서성리의 찻집은 모닥불이 참 좋았다 톡톡 튀는 불꽃 속에서는 굴참나무 향기가 났다 마른 통나무 속에 숨어있던 싱그런 바람 소리 물 소리가 하얀 재로 쌓이고 일렁이는 불꽃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잘 구워진 추억 한 접시를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추억은 예기치 않은 곳에서 문득문득 끊기고 어디쯤 이었는지 첫사랑의 흔적마저 희미 했다 우리의 등 뒤에 깊이 각인되던 그림자의 실루엣과 모닥불이 구워낸 갈색 추억이 바래지 않는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서성리의 겨울 찻집 창 밖에서는 잊혀진 세월처럼 별들이 호수 속으로 추락 하고 있다 * 2019년 1월 10일 목요일입니다.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작은 것들을 점검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마음 물들이기 _ 정우경

마음 물들이기 정우경 그대 사랑의 빛깔이 무어라 생각하나요 누군 빨간색이래요 사랑으로 타는 그 가슴이 불꽃같기 때문이라나요 또 누군 하얗다 해요 자꾸만 아프기만 해서 흘린 눈물 때문이라나요 그리고 또 누군 노랗다 합니다 기다림에 지쳐버린 한낮 해바라기 같은 그리움 때문이라나요 하지만 나의 사랑 아직 분명한 빛깔이 없어요 그대가 곱게 물들여주기 전까지 그대 사랑의 빛깔은 무어라 생각합니까 난 아직 채색이 안 된 투명한 샘물색이라 해요 그대가 색칠하게 될 흰 종이 위의 밑그림이라 해요. * 2019년 1월 9일 수요일입니다.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쉬운 법이 아닙니다.아주 작은 것들부터 솔선수범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