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줄의 시 _ 류시화 여섯줄의 시 류시화 너의 눈에 나의 눈을 묻고 너의 입술에 나의 입술을 묻고 너의 얼굴에 나의 얼굴을 묻고 말하렴, 오랫동안 망설여왔던 말을 말하렴, 네 숨 속에 숨은 진실을 말하렴, 침묵의 언어로 말하렴 * 2021년 10월 15일 금요일입니다.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할 때 마음이 편해집니다. 잘못을 인정할 때만 그 문제에 대해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카테고리 없음 2021.10.15
가을은 칵테일 한 잔 같다 _ 최옥 가을은 칵테일 한 잔 같다 최옥 가을은 칵테일 한 잔 같다 핑크레이디 아니아니 정열의 키스 그 붉은 입술에 닿아 한 잎 낙엽으로 부서져 바람 속에 섞이고 싶다 나무는 추억의 일력을 떼어내며 가고 오는 것들의 무게를 생각한다 늘 똑같은 무게로 산다면 얼마나 좋으랴 흔들릴 때마다 몸서리치는 나무 밑에 쌓이는 모든 것들의 가벼움 가을은 혼자, 혹은 누군가와 함께 마시는 칵테일 한 잔 같다 섞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또한 결코 섞일 수 없는 무방비의 날들 그 곳에서 나를 찾는다 이 가을의 어느 날 *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입니다. 안된다는 생각이 앞서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한 번 시도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0.14
가을은 짧아서 _ 박노해 가을은 짧아서 박노해 가을은 짧아서 할 일이 많아서 해는 줄어들고 별은 길어져서 인생의 가을은 시간이 귀해서 아 내게 시간이 더 있다면 너에게 더 짧은 편지를 썼을 텐데 더 적게 말하고 더 깊이 만날 수 있을 텐데 더 적게 가지고 더 많이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가을은 짧아서 인생은 짧아서 귀한 건 시간이어서 짧은 가을 생을 길게 살기로 해서 물들어가는 가을 나무들처럼 더 많이 비워내고 더 깊이 성숙하고 내 인생의 결정적인 단 하나를 품고 영원의 시간을 걸어가는 짧은 가을날의 긴 마음 하나 * 2021년 10월 8일 금요일입니다. 짧은 시간을 길게 만드는 건 바지런함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0.08
천국으로 가는 시 _ 키에르케고르 천국으로 가는 시 키에르케고르 삶의 끝에 서면 너희 또한 자신이 했던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동안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가 하는 것뿐이다. 너희는 행복했는가? 다정했는가? 자상했는가? 남들을 보살피고 동정하고 이해했는가? 너그럽고 잘 베풀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했는가? 너희 영혼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는가를 알게 되고, 마침내 자신의 영혼이 바로 ´자신´임을 알게 될 것이다. * 2021년 10월 7일 목요일입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마음가짐에 있다고 합니다. 천국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0.07
가을사랑 _ 도종환 가을사랑 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 2021년 10월 1일 금요일입니다. 새로운 한 달을 선물 받았습니다. 좋은 일, 행복한 일로 가득 채우시길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0.01
내 속의 가을 _ 최영미 내 속의 가을 최영미 바람이 불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이 없어도 뒹구는 낙엽이 없어도 지하철 플랫폼에 앉으면 시속 100킬로로 달려드는 시멘트 바람에 기억의 초상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흩어지는 창가에 서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따뜻한 커피가 없어도 녹아드는 선율이 없어도 바람이 불면 오월의 풍성한 잎들 사이로 수많은 내가 보이고 거쳐온 방마다 구석구석 반짝이는 먼지도 보이고 어쩌다 네가 비치면 그림자 밟아가며, 가을이다 담배연기도 뻣뻣한 그리움 지우지 못해 알미늄 샷시에 잘려진 풍경 한 컷, 우수수 네가 없으면 나는 언제나 가을이다 팔짱을 끼고 가-을 * 2021년 9월 30일 목요일입니다. 경험은 실수를 줄여주고, 실력은 시간을 줄여줍니다. 경험으로 실력을 쌓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09.30
푸른발부비새, 푸른 발로 부비부비 _ 김선우 푸른발부비새, 푸른 발로 부비부비 김선우 바스락, 으쌰으쌰, 사랑하자 사랑하자 인생 별 거 없다 그래도 좋다 그래서 좋다 너를 안으니 좋다 단순한 낙천성의 바스락,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힘 꼬리를 살랑거리다 가버린 빛에 대해 말하는 것이 꼬리를 끌고 막 도착한 빛에 대해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이런 바스락 우리에겐 다만 빛 드나드는 마음의 창문을 열어두는 연습이 으쌰으쌰, 으쌰으쌰 바스락, 바스락 * 2021년 9월 29일 수요일입니다. 갈라파고스에 사는 푸른발부비새는 신비하고 재미있는 모습입니다. 으쌰으쌰, 낙천적인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09.29
사모 _ 조지훈 사모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 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 2021년 9월 23일 목요일입니다. 5일간의 한가위 연휴 편히 쉬셨습니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열매를 맺는 하루 ..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09.23
참 좋은 말 _ 천양희 참 좋은 말 천양희 내 몸에서 가장 강한 것은 혀 한 잎의 혀로 참, 좋은 말을 쓴다 미소를 한 육백 개나 가지고 싶다는 말 네가 웃는 것으로 세상 끝났으면 좋겠다는 말 오늘 죽을 사람처럼 사랑하라는 말 내 마음에서 가장 강한 것은 슬픔 한 줄기의 슬픔으로 참, 좋은 말의 힘이 된다 바닥이 없다면 하늘도 없다는 말 물방울 작으나 큰 그릇 채운다는 말 짧은 노래는 후렴이 없다는 말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말 한 송이의 말로 참, 좋은 말을 꽃피운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란 말 사라지는 것들은 뒤에 여백을 남긴다는 말 옛날은 가는 것이나 아니라 이렇게 자꾸 온다는 말 * 2021년 9월 15일 수요일입니다. 매일 하루하루를 수고스럽게 보낸다면, 변화는 당연히 일어납니다. 성장을..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09.15
나는 이런 세상을 꿈꾼다 _ 서태우 나는 이런 세상을 꿈꾼다 서태우 나는 이런 세상을 꿈꾼다 너무 눈부시지도 않으며 그렇다 하여 칙칙하게 색칠되어서도 안 되는 세상 그저 아름답다는 말보다 그래도 아름답다 말해 줄 수 있는 세상 내가 꿈꾸는 세상은 작은 오해 하나로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그 상처가 서로의 영혼을 곪아 터지게 하여 끝내 몸과 영혼이 죽어가는 세상이 아닌 이해하고 용서하며 보듬어 주기에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다 감히 내가 꿈꾸는 세상은 넘어져도 일어설 수 있는 격려와 따뜻한 눈물이 별이 되는 그런 세상을 꿈꾼다 태어날 때는 외롭게 혼자 왔을지라도 떠날 때는 아름다운 인연으로 외롭지 않게 웃으며 떠날 수 있는 세상 나는 오늘도 그런 세상을 꿈꾼다. * 2021년 9월 14일 화요일입니다. 관점을 달리 하면 해석도 달라지게 마련..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