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_ 김선우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 2021년 11월 16일 화요일입니다. 이해하는 것보단 체득하는 게 오래가는 법입니다. 부딪혀보고 체험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1.16
바람속으로 _ 유하 바람속으로 유하 바람은 허공일 뿐인데 왜 지나온 시간 쪽으로 내 발길은 휘몰아쳐 가는가 뒤돌아 보면, 살아낸 시간들 너무도 잠잠하다만 바람의 취기에 마음을 떠밀렸을 뿐 눈발에 흩뿌려진 별들의 깃털, 탱자나무 숲 굴뚝새의 눈동자 달빛 먹은 할아버지 문풍지 같은 뒷모습 산비둘기와 바꾸고 싶던 영혼, 얼마를 더 떠밀려 가야 생의 상처 꽃가루로 흩날리며 바람에 가슴 다치지 않는 나비나 될까 제 몸을 남김없이 허물어 끝내 머물 세상마저 흔적 없는 바람의 충만한 침묵이여 메마른 나뭇가지 하나의 흔들림에도 고통의 무게는 작용하는 것, 걸음이 걸음을 지우는 바람 속에서 나 마음 한 자락 날려 보내기엔 삶의 향기가 너무 무겁지 * 2021년 11월 10일 수요일입니다. 언제나는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날에도 똑같다는 말입..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1.10
절정은 짧았지만 _ 박노해 절정은 짧았지만 박노해 단풍의 절정은 짧았지만 그가 걸어온 길은 얼마나 먼 길이었나 내 붉은 사랑은 짧았지만 너무 짧았기에 얼마나 오래가는 것인가 꽃은 짧고 단풍은 짧고 사랑도 젊음도 혁명도 짧고 짧은 절정이어서 여운은 얼마나 길고 깊은 것인가 얼마나 높고 깊이 살아오는 것인가 * 2021년 11월 9일 화요일입니다. 가을비와 함께 아침공기가 겨울로 가고 있습니다. 건강 챙기시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1.09
사랑해야 하는 이유 _ 문정희 사랑해야 하는 이유 문정희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강물을 나눠 마시고 세상의 채소를 나누어 먹고 똑같은 해와 달 아래 똑같은 주름을 만들고 산다는 것이라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의 강가에서 똑같이 시간의 돌멩이를 던지면 운다는 것이라네 바람에 나뒹굴다가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나뭇잎이나 쇠똥구리 같은 것으로 똑같이 흩어지는 것이라네 * 2021년 11월 5일 금요일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울 때는 조금 더 노력을 해야합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1.05
가을편지 _ 최영우 가을편지 최영우 내가 가을을 못 잊는 것은 단풍보다 진한 그리움 남아있기 때문이야 갈대가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것은 그 언덕에서 누구를 기다리고 있음이야 까닭없이 허전함은 눈물같이 떨어지는 낙엽 때문일거야 이런 날 엽서 한 장 받아 봤으면 책갈피에 곱게 접어놓았던 추억이 접힌 편지 장문이 아니어도 괜찮을 거야 단 몇 글자 사랑이 남아 있다고 * 2021년 11월 4일 목요일입니다. 오랜만에 붉은 단풍잎을 책갈피로 사용해 봐야겠습니다. 행복한 가을날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1.04
11월의 나무처럼 _ 이해인 11월의 나무처럼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 갈 길을 가야겠어요 * 2021년 11월 2일 화요일입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어야 내일이 바뀝니다. 변화를 만드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1.02
무엇을 쓸까 _ 오세영 무엇을 쓸까 오세영 무엇을 쓸까 탁자에 배부된 답지는 텅 비어 있다 전 시간의 과목은 "진실" 절반도 채 메꾸지 못했는데 종이 울렸다 이 시간의 과목은 "사랑" 그 많은 교과서와 참고서도 이제는 소용이 없다 맨 손엔 잉크가 마른 만년필 하나, 그 만년필을 붙들고 무엇을 쓸까 망설이는 기억의 저편에서 흔들리는 눈빛 벌써 시간은 절반이 흘렀는데 답지는 아직도 순백이다 인생이란 한 장의 시험지, 무엇을 쓸까 그 많은 시간을 덧없이 보내고 치르는 시험은 항상 당일치기다 * 2021년 10월 25일 월요일입니다.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결국 따스한 햇볕이었습니다. 주변에 온기를 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0.25
눈부처 _ 정호승 눈부처 정호승 내 그대 그리운 눈부처 되리 그대 눈동자 푸른 하늘가 잎새들 지고 산새들 잠든 그대 눈동자 들길 밖으로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그대는 이 세상 그 누구의 곁에도 있지 못하고 오늘도 마음의 길을 걸으며 슬퍼하노니 그대 눈동자 어두운 골목 바람이 불고 저녁별 뜰 때 내 그대 일평생 눈부처 되리 * 2021년 10월 21일 목요일입니다. 행동하지 않는다면, 꿈은 그저 꿈일뿐입니다. 꿈에게 기회를 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0.21
가을바람의 향기 _ 박명순 가을바람의 향기 박명순 노란빛 가을바람이 은은한 국화향기를 머금고 그대에게서 불어 옵니다 바람은 그대에게서 시작되나 봅니다 그대를 그리는 마음에 노란 국화 한 다발 소복이 놓이며 노란 바람이 불어 옵니다 차마 떨쳐버리지 못한 미련이 남아 가을바람이 부나 봅니다 풋풋한 가을바람이 단내를 풍기며 남에서 불어 옵니다 아마도 그리움처럼 가을도 익어가고 있나 봅니다 그리움의 깊이를 모르듯 계절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가을바람이 향기를 머금고 자꾸만 가슴을 헤집습니다 그대의 온기처럼 * 2021년 10월 19일 화요일입니다. 급하게 무언가 많이 하다가 중단하는 사람보다는 작은 거라도 꾸준히 늘 하는 사람이 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꾸준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0.19
마음 _ 이동진 마음 이동진 가슴에 늘 파도치는 사람이고 싶다 작은 말로 사랑한다 해도 처얼썩 밀려오는 웅장한 파도소리처럼 느끼면 좋겠다. 작은 손으로 살짝 잡아도 심벌즈가 쨍하고 울리듯 뜨겁게 그 손을 잡으면 좋겠다 먼 길을 함께 걷지 않아도 수평선에 올라선 범선의 돛대처럼 고향같은 마음이면 좋겠다 나는 가슴이 늘 그렇게 감동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 2021년 10월 18일 월요일입니다. 감동을 모르는 사람은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감동을 연습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1.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