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시 211

멀리 있기 _ 유안진

멀리 있기 유안진 멀어서 나를 꽃이 되게 하는 이여 향기로 나는 다가갈 뿐입니다 멀어져 나를 별이 되게 하는 이여 눈물 괸 눈짓으로 반찍일 뿐입니다 멀어서 슬프고 슬퍼서 흠도 티도 없는 사랑이여 죽기까지 나 향기 높은 꽃이게 하여요 죽어서도 나 빛나는 별이게 하여요 * 2024년 2월 15일 목요일입니다. 어떤 일이든 쉬워지기 전에는 어려운 법입니다. 한 번 더 움직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또 기다리는 편지 _ 정호승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 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 2023년 11월 27일 월요일입니다. 어떤 일은 기다리는 시간이 더 행복한 법입니다. 기다리는 행복을 느끼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_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 2023년 11월 24일 금요일입니다.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아침 공기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홀로서기 _ 서정윤

홀로서기 서정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 2023년 8월 22일 화요일입니다. 내일의 안녕을 위해서는 오늘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루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내가 웃잖아요 _ 이정하

내가 웃잖아요 이정하 그대가 지금 뒷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언젠가는 돌아오리라는 것을 믿기에 나는 괜찮을 수 있지요. 그대가 마시다가 남겨 둔 차 한 잔 따스한 온기로 남아 있듯이 그대 또한 떠나 봤자 마음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을 수 있지요. 가세요 그대, 내가 웃잖아요. 너무 늦지 않게 오세요. * 2023년 8월 2일 수요일입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진다고 합니다. 많이 웃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마디, 푸른 한 마디 _ 정일근

마디, 푸른 한 마디 정일근 피릴 만들기 위해 대나무 전부가 필요한 건 아니다 노래가 되기 위해 대나무 마디마디 다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가장 아름다운 소린 마디 푸른 한 마디면 족하다 내가 당신에게 드리는 사랑의 고백도 마찬가지다 당신을 눈부처로 모신 내 두 눈 보면 알 것이다 고백하기에 두 눈도 바다처럼 넘치는 문장이다 눈물샘에 비치는 한 방울 눈물만 봐도 다 알 것이다 * 2023년 3월 9일 목요일입니다. 어설픈 100개보다는 확실한 1개가 좋을 수 있습니다. 1당 100의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립다고 말했다 _ 정현종

그립다고 말했다 정현종 두루 그립다고 너는 말했다 그러자 너는 꽃이 되었다 그립다는 말 세상은 떠돌아 나도 같이 떠돌아 가는 데마다 꽃이 피었다 닿는 것마다 꽃이 되었다 그리운 마음 허공과 같으니 그 기운 막막히 퍼져 퍼지고 퍼져 마음도 허공도 한 꽃송이! 두루 그립다고 너는 말했다 * 2022년 7월 25일 월요일입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건강한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랑에 답함 _ 나태주

사랑에 답함 나태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 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 2022년 6월 22일 수요일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 변하지 않아야 진짜입니다. 끈기 있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내가 좋아하는 사람 _ 류시화

내가 좋아하는 사람 류시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뭇잎의 집합이 나뭇잎들이 아니라 나무라고 말하는 사람 꽃의 집합이 꽃들이 아니라 봄이라는 걸 아는 사람 물방울의 집합이 파도이고 파도의 집합이 바다라고 믿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길의 집합이 길들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걸 발견한 사람 절망의 집합이 절망들이 아니라 희망이 될 수도 있음을 슬픔의 집합이 슬픔들이 아니라 힘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않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벽의 집합이 벽들이 아니라 감옥임을 깨달은 사람 하지만 문은 벽에 산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 날개의 집합이 날개들이 아니라 비상임을 믿는 사람 그리움의 집합이 사랑임을 아는 사람 * 2022년 5월 31일 화요일입니다. 때론 현상을 다르게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긍정으로 해석하는 ..

경고 _ 김제숙

경고 김제숙 마음이 살지 않는 빈집은 철거합니다 진심 없는 간보기는 과감히 사절합니다 포장만 요란한 사랑은 영원히 결별입니다 여적 못 꺼낸 마음 버스 그만 떠납니다 쟁여놓은 시간들 유효기간 코앞입니다 인생은 리바이벌이 없습니다, 결단코! * 2022년 5월 30일 월요일입니다. 새로움을 원할 때는 기존의 편하고 익숙함을 버려야 합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