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시 1378

반쯤 깨진 연탄 _ 안도현

반쯤 깨진 연탄 안도현 언젠가는 나도 활활 타오르고 싶을 것이다 나를 끝 닿는 데까지 한번 밀어붙여 보고 싶은 것이다 타고 왔던 트럭에 실려 다시 돌아가면 연탄, 처음으로 붙여진 나의 이름도 으깨어져 나의 존재도 까마득히 뭉개질 터이니 죽어도 여기서 찬란한 끝장을 한번 보고 싶은 것이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밑불 위에 지금은 인정머리없는 차가운, 갈라진 내 몸을 얹고 아랫쪽부터 불이 건너와 옮겨 붙기를 시간의 바통을 내가 넘겨 받는 순간이 오기를 그리하여 서서히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기를 나도 느껴보고 싶은 것이다 나도 보고 싶은 것이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에 눈에 빨갛게 불을 켜고 구들장 속이 얼마나 침침한지 손을 뻗어보고 싶은 것이다 나로 하여 푸근한 잠 자는 처녀의 등허리를 밤새도록 슬금슬금 ..

좋은 말이 사람을 키웁니다 _ 이해인

좋은 말이 사람을 키웁니다 이해인 어떤 상황에서 누가 강한 불만을 토로하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우린 잘 모르잖아요˝ 라고 조심스레 대꾸해 보고, 늘 자신을 비하하며 한탄하는 이들에겐 ˝걱정 마시고 힘을 내세요. 곧 좋아질 거예요˝ 라고 위로의 표현을 해 봅니다. 싫다, 지겹다는 말을 자꾸 되풀이하면 실제로 지겨운 삶이 될 테니 우선 말이라도 그 반대의 표현을 골라서 연습하다 보면 그 좋은 말이 우리를 키워 주는 걸 경험하게 된다고 감히 경륜 쌓인 교사처럼 친지들에게 일러 주곤 합니다. 누군가로부터 나의 잘못이나 허물을 지적받았을 때도 변명을 앞세우기보다는 일단 고맙다, 죄송하다는 말부터 먼저 하고 나면 마음이 자유롭고 떳떳해지는 승리감을 맛보게 된다는 이야기도 들려 줍니다. * 2017년 ..

나의 하늘은 _ 이해인

나의 하늘은 이해인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그 들판에서 꿈을 꾸는 내 마음 파랗게 파랗게 부서지지 않는 빛깔 하늘은 희망을 고인 푸른 호수 나는 날마다 희망을 긷고 싶어 땅에서 긴 두레박을 하늘까지 낸다. 내가 물을 많이 퍼가도 늘 말이 없는 하늘 * 2017년 12월 26일 화요일입니다.한 해의 마지막 주가 남았습니다.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잘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희망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 _ 디킨스

희망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 디킨스 희망은 날개를 가지고 있는 것 영혼 속에 머물면서 언어없는 가락을 노래하며 결코 중지하는 일이 없다. 거센 바람 속에서 더욱 아름답게 들린다. 이 작은 새는 괴롭힌 일로해서 폭풍우도 괴로움을 느낄 것이니 새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녹여주었기에 꽁꽁 얼듯이 추운 나라와 먼 바다 기슭에서 그 노래를 들었다. 그러나 괴로움 속에 있으나 한번이라도 빵조각을 구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 2017년 12월 22일 금요일입니다.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합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_ 정채봉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정채봉 내 마음은 나한테 없을 때가 많다. 거기가면 안된다고 타이르는데도 어느새 거기에 가 있곤 한다. 이제 내 마음은 완전히 너한테 가 있다. 네가 머무르는 곳 마다에 내 마음 또한 틀림없이 있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인것이다. 네가 자갈길을 걸으면 내 마음도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질 때가 많을 것이다. 네가 가시밭길에 들면 내 마음도 가시밭에서 방황할 것이다. 너는 나를 위해서라도 푸른 풀밭 사이로 맑은 시내가 흐르는 거기에 싱싱한 풀꽃처럼 있어야 한다. 너는 내 마음의 고삐다. 잊지 말아야 한다. * 2017년 12월 21일 목요일입니다.연말연시 여기저기 바쁜 일정입니다.가끔은 천천히 멈춰 설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못잊어 _ 김소월

못잊어 김소월 못잊어 생각이 나겟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편 이르겠지요 『 그리워 살뜰이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 2017년 12월 20일 수요일입니다.운이 좋다고 믿어야 운이 좋아진다고 합니다.마음먹은대로 이뤄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큰 나무 아래서 _ 김정한

큰 나무 아래서 김정한 큰 나무 아래의 그늘은 넓고도 깊다 그래서 지친 사람들이 쉬어간다 나무는 나이가 몇인지 한번도 알려준 적 없지만 사람들은 나무의 나이를 짐작한다 나무는 언제나 흐트러짐이 없다 큰 나무는 비나 바람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하찮은 것이라도 절대 자기 밖으로 밀어내는 일이 없다 넉넉한 자에게도 가난한 자에게도 똑같이 쉴 자리를 만들어준다 * 2017년 12월 19일 화요일입니다.오늘이라는 날은 누구에게나 앞으로 살아갈 날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가장 젊은 날을 소중히 보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대설주의보 _ 임영준

대설주의보 임영준 막힌 가슴 실마리도 없는 거친 땅 가뜩이나 거북한 일상을 철부지들이 좌지우지하는데 족히 몇 날쯤 덮어두는 눈 천지는 어떨까 민심도 천심도 잠시 순백이 되는 은근히 고대하는 대설주의보 *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입니다.흰 눈이 펑펑 내리는 아침입니다.한 주의 시작 순백으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희망이란 이름의 해독제 _ 송시현

희망이란 이름의 해독제 송시현 우리는 마음 깊은 곳에 희망을 감추어두고 살아갑니다 힘겨운 일이 있을 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도록 하십시오 감추어진 희망이 몸을 일으키고 있을 것입니다 절망에 중독된 우리의 영혼 속에는 희망이라는 이름의 해독제가 수은처럼 잔잔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사랑도 독한 전염병이기에 내가 앓는 사랑이 당신에게로 가고 당신이 앓는 사랑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우리를 서로 닮아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사랑이 흔들리면 우리의 모습이 비치는 깊은 호수의 투명한 물그늘도 흔들리게 됩니다 안개 젖은 수풀 사이로 걸어가면 이슬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거기에 숨어있을 것입니다 * 2017년 12월 15일 금요일입니다.학생이 아닌 사람은 매 순간 퇴보한다고 합니다.무엇이든 ..

알게 될 때쯤 _ 이정하

알게 될 때쯤 이정하 사랑은 추상형이어서 내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는 그릴 수가 없었네. 수년이 지나 사랑에 대해 희미하게 눈뜰 때 그때서야 알 수 있었네. 사랑은, 물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으로 그리는 것. 언제나 늦었네. 인생이란 이렇구나 깨닫게 되었을 때 남은 생은 얼마 되지 않고,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은 곁에 없었네. 사랑이라 깨달았을 때 이미 그는 저만치 가고 없네. * 2017년 12월 14일 목요일입니다.사용하는 단어를 바꾸면 인생도 바뀌게 됩니다.밝고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