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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큼의 이것 _ 박노해

그것만큼의 이것 박노해 사람을 보는 눈이지혜의 모든 것이다 그는 무엇을 가졌는가그는 무엇이 빠졌는가 그것만큼의 이것이 있는가 가짐만큼의 고귀가지성만큼의 성찰이권한만큼의 책임이미모만큼의 미덕이명성만큼의 내실이정의만큼의 떨림이사랑만큼의 능력이 나에게 주어진 위대한 선물을감당할 수 없는 그만큼이악으로 기울어가는 것이니 그것을 가진만큼 이것을 가졌는가 * 2025년 11월 11일 화요일입니다.가진 것과 없는 것을 보는 통찰력이 중요합니다.없는 것을 채우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This as much as that Park N..

저울추와 반추 _ 임상빈

저울추와 반추 임상빈 인생길의 어디쯤에 걸어가든너는 지금까지의 생애에 대해생각해 보아야 한다 떨어지는 별똥별도 뒤를 볼 줄 알거든하물며 너야...... 네 영혼과 실행의 미와 추, 의식과 무, 신념과 부......지금까지의 너를 떠다 모아양심의 저울에 올려놓아야 한다 너는 지금까지 무슨 樂으로 살아왔으며 살아가는가?이는 네 앞길을 위해 중요하다 감상과 환상에만 허덕일 때네게 찾아오는 것은앞날에 대한 불안과 허탈......이는 방향키의 파괴다 지금까지의 너는 앞으로의 너를 위한다행한 반증이다지금 이 순간 반추는, 저울추는,새로운 내일의 너에 대한 확신이다 * 2025년 11월 10일 월요일입니다.현재는 과거의 미래이고 미래의 과거입니다.현재를 통해 미래를..

바람 부는 날이면 _ 황인숙

바람 부는 날이면 황인숙 아아 남자들은 모르리벌판을 뒤흔드는저 바람 속에 뛰어들면가슴 위까지 치솟아오르네스커트 자락의 상쾌! * 2025년 11월 7일 금요일입니다.경험해보지 못하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새로운 것들을 경험해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The Day the wind blows Hwang In-sook Ah, men will never knowThat when one leaps into that wind Shaking the open field,It soars up to the ches..

분리수거 _ 최영미

분리수거 최영미 너를 향한 나의 애증을 분리수거할 수 있다면원망은 원망끼리그리움은 그리움끼리맥주 깡통 따듯 한꺼번에 터트릴 수 있다면2주마다 한번씩 콱! 눌러 밟아 버린다면 너를 만난 오월과 너와 헤어진 시월을 기억의 서랍에 따로 모셔둔다면아름다웠던 날들만 모아 꽃병에 꽂을 수 있다면차라리, 홀로 자족했던 지난 여름으로 돌아가네가 준 환희와 고통을 너에게 되돌려줄 수 있다면여름에 가을을, 네가 없어 끔찍했던 겨울을 미리 앓지 않아도 되리라 늦기 전에, 아주 더 늦기 전에내 노래가 너를 건드린다면말라 비틀어진 세상의 가슴들을 흔들어 뛰게 한다면어느날 문득 우리를 깨우는 봄비처럼아아 - 우우 - 허공에 메아리칠 수 있다면...... * 2025년 11월 5일 수요일..

돌 하나, 꽃 한 송이 _ 신경림

돌 하나, 꽃 한 송이 신경림 꽃을 좋아해 비구 두엇과 눈 속에 핀 매화에 취해도 보고개망초 하얀 간척지 농투성이 농성에 덩달아도 보고노래가 좋아 기성화장수 봉고에 실려 반도 횡단도 하고버려진 광산촌에서 중로의 주모와 동무로 뒹굴기도 하고 이래서 이 세상에 돌로 버려지면 어쩌나 두려워하면서이래서 이 세상에 꽃으로 피었으면 꿈도 꾸면서 * 2025년 11월 3일 월요일입니다.가을을 건너 뛰고 겨울이 온 듯한 아침입니다.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새로운 한 달 힘차게 출발하세요. 홍승환 드림

가을 은유 _ 유재영

가을 은유 유재영 달빛이나 담아둘까 새로 바른 한지 창에누구의 그림에서 빠져나온 행렬인가기러기 머언 그림자 무단으로 날아들고 따라놓은 찻잔 위에 손님같이 담긴 구름펴든 책장 사이로 마른 열매 떨어지는조용한 세상의 한 때, 이 가을의 은유여 개미취 피고 지는 절로 굽은 길을 가다밑동 굵은 나무 아래 멈추어 기대서면지는 잎, 쌓이는 소리 작은 귀가 간지럽다 * 2025년 10월 31일 금요일입니다.현재는 과거의 반복들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미래를 위한 좋은 반복을 쌓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Autumn Metaphor ..

나만 모른다 _ 박노해

나만 모른다 박노해 젊은 날엔 정작젊음이 얼마나 귀한 줄 모른다 산 자는 정작살아있음의 위대함을 모른다 오늘날엔 정작자기 시대가 얼마나 좋은 시대인 줄 모른다 나 자신은 정작나만의 유일무이한 그것을 모른다 * 2025년 10월 30일 목요일입니다.소중한 것들은 없어진 후에야 그 귀함을 느끼는 법입니다.소중한 것들을 챙기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Only I Do Not Know Park No-Hae In their youth, people truly Do not know how precious you..

가을날의 동화 _ 배해용

가을날의 동화 배해용 이 가을이면당신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눈이 부실 정도로노란 은행잎이 벤치 위에한 쌍의 연인을 태운 채 행복에 잠겼을 때이 가을이면당신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보슬비에 어두움마저 내려 스산한 거리에가로등이 깜빡깜빡 눈을 뜰 즈음 홀로 옷깃을 추스리며길을 걸을 때이 가을이면당신을 가장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무작정 오른 완행 버스에무심코 바라다보는 차창 너머로 누우런 들판을 따라허수아비를 만나고 참새떼를 만나고푸석한 머리에 풍성한 미소의촌부들을 만날 때면 눈에 어른 거리며달려오는 지난 추억을 떠올릴 때나는 이 가을 날당신을 가장 만나고 싶습니다 * 2025년 10월 29일 수요일입니다.새로운 교육과 훈련 없이 얻어지는 건..

세 잎 클로버 _ 정연복

세 잎 클로버 정연복 어린 시절에토끼풀 우거진 들판에서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애쓰던 추억이 있다지천에 널린 세 잎 클로버 사이로번쩍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버는눈부시게 황홀했지.며칠 전, 어느 두툼한 책의 모퉁이에서우연히 눈길이 닿은 한 구절이벼락처럼 내 가슴을 내리쳤다.˝네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세 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입니다.˝그래,행운은 내게로 오지 않아도 좋으리눈부신 행운을 꿈꾸지는 않으리다만, 들판의 세 잎 클로버처럼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평범한 것들에서 생명의 기쁨을 느끼는욕심 없는 마음 하나 가질 수 있기를!가까운 날에 들판에 나가세 잎 클로버들에게 사죄해야지´말없이 내 주변을 맴도는소중한 너희들을 몰라봐서 정말 미안해´ * 20..

밀물 _ 정끝별

밀물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벗은 두 배가나란히 누워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응, 바다가 잠잠해서 * 2025년 10월 23일 목요일입니다.차분하고 무심해보이는 사람들이 고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천천히 생각하고 움직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High Tide Jung Kkeuy-byeol Only barely, toward evening, two boatsslip into the harbor and drop anchor.The two boats,stripped bare,lie s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