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27

별 _ 김춘수

별 김춘수같은 말도 굴릴 때마다다른 소리를 낸다.한때는 별이금은金銀의 소리를 냈다. 그 소리아주 가까이에서 들리는 듯했다.요즘 서울의 하늘에는 별이 없다.별은 어디로 숨었나.나뭇가지에 걸린 그림자처럼할쑥하게 바래진 누군가의 그 그림자처럼바람에 흔들리다 흔들리다제물에 사그러진다.혓바닥을 칫솔질하는 어디선가그런 소리가 난다.지금 나는 별이란 말을 새삼잇새로 굴리고 있다.참 오랜만이다. * 2025년 9월 16일 화요일입니다.하늘을 바라봐야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습니다.오늘 밤에는 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홍승환 드림 ==================================== A Star K..

경계 _ 박노해

경계 박노해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말 것,현실이 미래를 잡아먹지 말 것,미래를 말하며 과거를 묻어버리거나,미래를 내세워 오늘 할 일을 흐리지 말 것. * 2025년 9월 15일 월요일입니다.스스로를 경계하지 않으면 나태해지기 마련입니다.수고로움을 선택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Boundary Park No-hae Do not sell the past to live today,Let not reality devour the future,Do not bury the past while speaking of the future..

평행선 _ 김남조

평행선 김남조 우리는 서로 만나본 적도 없지만헤어져 본 적도 없습니다.무슨 인연으로 태어났기에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합니까 가까워지면 가까워질까 두려워하고멀어지면 멀어질까 두려워하고나는 그를 부르며그는 나를 부르며스스로를 저버리며 가야만 합니까우리는 아직 하나가 되어본 적도 없지만은둘이 되어 본 적도 없습니다 * 2025년 9월 12일 금요일입니다.평행선이 만나기 위해서는 어떤 변수가 있어야 합니다.변수를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Parallel Lines Kim nam-jo We have n..

손톱을 깎으며 _ 이해인

손톱을 깎으며 이해인언제 이만큼 자랐나?나도 모르는 새굳어버린나의 자의식무심한 세월이 얹힌마른 껍질을스스로 깎아낸다조심스럽게언제 또 이만큼 자랐나?나도 모르는 새새로 돋는나의 자의식 * 2025년 9월 11일 목요일입니다.무의식 속에 쌓이는 것들이 무서운 법입니다.정신을 챙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Trimming my fingernails Lee hae-in When did they grow this long?Before I knew it,my solidifiedsense of self. The dry ..

선물 _ 신달자

선물 신달자 피아노 소리일까바이올린 소리일까가깝게 맑은 악기소리 울린다너의 선물을 생각하는 나는 감미로운 악기인가 봐거리로 나갔다. 시장 백화점선물을 고르기 위해 다리가 휘청거리도록종일 기웃거렸다왜 선물이 그렇게 정해지지 않았을까그러나 내 마음을 나는 잘 알지뭘 살까 생각하는 그 마음을 즐기기 위해나는 오래 선물을 정하지 않고 행복해 한 거야선물은 물건이 아니라 마음이란 걸 선물을 사면서나는 알았어.이 행복한 마음바로 네가 준 선물임을 그때 나는 알았어. * 2025년 9월 10일 수요일입니다.시간이 지나면 결국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진심을 다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Gift ..

안전벨트 _ 조성화

안전벨트 조성화나는 그대의 안전벨트가 되고싶다.적막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속에서외로워 떠는 그대의 가냘픈 허리에말할 수 없는 의지가 되고싶다.그대의 허리와 골반을 편안하게 해 줄의자가 아니므로, 그대 평화로울 때나는 환영받지 못한다.기인 여행의 목을 달래는한잔의 물이 아니므로그대 상쾌할 때 나는 사랑받지 못한다.또한 그대의 불행에서부터나의 의미는 시작하므로언제나 미안한 마음이지만,그대의 불행에 동참할 준비가 기꺼이 되어있다.외로움을 뒤흔드는 모든 불순한섭리로부터 그대와 함께 나뒹굴각오가 되어 있다.나의 안전은 오직 그대를 위한 것이다. * 2025년 9월 9일 화요일입니다.만약을 대비해 놓아야 최악을 막을 수 있는 법입니다.다양한 변수를 생각하는 ..

꽃 _ 안도현

꽃 안도현 바깥으로 뱉어내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것이몸 속에 있기 때문에꽃은, 핀다솔직히 꽃나무는꽃을 피워야 한다는 게 괴로운 것이다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이것은 터뜨리지 않으면 곪아 썩는 못난 상처를바로 너에게 보내는 일이다꽃이 허공으로 꽃대를 밀어올리듯이그렇다 꽃대는꽃을 피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자기 몸을 세차게 흔든다사랑이여, 나는 왜 이렇게 아프지도 않는 것이냐몸 속의 아픔이 다 말라버리고 나면내 그리움도 향기나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살아남으려고 밤새 발버둥을 치다가입 안에 가득 고인 피,뱉을 수도 없고 뱉지 않을 수도 없을 때꽃은, 핀다 * 2025년 9월 8일 월요일입니다.어떤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아픔과 고통이 있는 법입니다.참고 견뎌내는 하루 되시기..

누구라도 문구점 _ 이해인

누구라도 문구점 이해인나는 가끔 상상 속의 문구점 주인이될 때가 있습니다가게 이름은 누구라도 들어와서원하는 물품들뿐 아니라기쁨과 희망과 사랑도 담아 가는´누구라도 문구점´ 이라 지으면 어떨까요?덮어놓고 새것만 선호하지 말고작은 것이라도 자기가 이미 사용하는물품들과 끝까지 길들이고 정들이며좋은 친구가 되는 아름다움을키워야 한다고 일러주겠습니다.꼭 사야할 물건이 없을 때라도평소에 나눈 정 때문에 길을 가다가도잠시 들렀다 갈 수 있는평범하지만 삶의 멋을 아는성실한 단골손님들을많이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2025년 9월 5일 금요일입니다.행복을 느끼려면 감사하는 마음을 먼저 배워야합니다.범사에 감사하는 하루 되세요.홍승환 드림 =========..

소금 _ 김지나

소금 김지나마음 상하지 말라고아침에 일어나가슴속에 가득 소금을 뿌리고 나섰다살아가면서제 맛 그대로 내고 살 수 없기에처음처럼 신선한 채 남아 있을 수 없기에쓰라린 줄 뻔히 알면서도한 됫박 소금을 푸는 출근길 아침오늘도 퇴근 무렵이면간간하게 절은 가슴 위로삶의 맛이 배어들었겠다 * 2025년 9월 4일 목요일입니다.도움이 안 되는 일들이 때로는 반전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Salt Kim Ji-na Lest my heart be bruised,I woke this ..

구름 _ 천상병

구름 천상병저건 하늘의 빈털터리 꽃뭇 사람의 눈길 이끌고세월처럼 유유하다.갈 데만 가는 영원한 나그네이 나그네는 바람 함께정처 없이 목적 없이 천천히보면 볼수록 허허한 모습통틀어 무게 없어 보이니흰색 빛깔로 상공 수놓네. * 2025년 9월 3일 수요일입니다.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은 주변을 힘들게 하는 법입니다.불평보다는 이해와 감사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Cloud Cheon Sang-byeong That is the sky's empty-handed flower,drawing the gaze of ma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