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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_ 김지나

소금 김지나마음 상하지 말라고아침에 일어나가슴속에 가득 소금을 뿌리고 나섰다살아가면서제 맛 그대로 내고 살 수 없기에처음처럼 신선한 채 남아 있을 수 없기에쓰라린 줄 뻔히 알면서도한 됫박 소금을 푸는 출근길 아침오늘도 퇴근 무렵이면간간하게 절은 가슴 위로삶의 맛이 배어들었겠다 * 2025년 9월 4일 목요일입니다.도움이 안 되는 일들이 때로는 반전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유불리를 따지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Salt Kim Ji-na Lest my heart be bruised,I woke this ..

구름 _ 천상병

구름 천상병저건 하늘의 빈털터리 꽃뭇 사람의 눈길 이끌고세월처럼 유유하다.갈 데만 가는 영원한 나그네이 나그네는 바람 함께정처 없이 목적 없이 천천히보면 볼수록 허허한 모습통틀어 무게 없어 보이니흰색 빛깔로 상공 수놓네. * 2025년 9월 3일 수요일입니다.불평불만이 많은 사람은 주변을 힘들게 하는 법입니다.불평보다는 이해와 감사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Cloud Cheon Sang-byeong That is the sky's empty-handed flower,drawing the gaze of many ..

9월 _ 이외수

9월 이외수 가을이 오면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탱자나무 울타리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그대 이름 지우고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 2025년 9월 1일 월요일입니다.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는 법입니다.윈윈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September Lee Oye-soo When autumn arrives,I must put away the daily rou..

이 조금이 _ 정채봉

이 조금이 정채봉 설탕 조금 가지고도 음식 맛이 달게 되고비누 조금 가지고도 내 몸이 깨끗이 되고햇빛 조금 속에서도 살구 씨앗 눈 뜨고흙 조금 속에서도 한 떨기 꽃 피어나고조금 남은 양초로 내 기도 다 바치고내 칭찬 조금으로 상한 갈대 일어서고내 미소 조금으로 이웃 모두 환하고모래알 같은 이 조금이 지구를 떠 받치고 있네 * 2025년 8월 29일 금요일입니다.조그마한 것들이 모여야 큰 것도 만들어지는 법입니다.작은 것들에 관심을 갖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This Little Bit Jeong Chae-bong A lit..

마음 비우기 _ 만성

마음 비우기 만성버리고 비우는 일은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다.그것은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버리고 비우지 않고서는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일상의 소용돌이에서한 생각 돌이켜선뜻 버리고 떠나는 일은새로운 삶의출발로 이어진다.미련없이 자신을 떨치고 마음 비우기버리고 비우는 일은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다.그것은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2025년 8월 28일 목요일입니다.비울 줄 알아야 채워지는 법입니다.먼지만 쌓인 오래된 것들을 버리는 하루 되세요.홍승환 드림 ================================== Emptying the Mind Manseong To give up and to..

아침 _ 황금찬

아침 황금찬아침을 기다리며 산다.지금은 밤이래서가 아니고아침이 아니기 때문이다.아침을 맞으면또 그 다음의 아침을기다리게 되는 것이다.그리하여 수없이 많은 아침을이미 맞았고 또 맞으리하나 아침은 기다라는 것이다.이미 맞은 아침은아침이 아니었고이제 맞을 아침이 아침일 것 같다.아침을 기다리는 것은그 아침에 날아올새 한마리가 있기 때문이다. * 2025년 8월 27일 수요일입니다.작은 디테일에서의 차이가 결국 가격을 결정하는 법입니다.꼼꼼하게 체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Morning Hwang Geum-chan I live ..

수취인불명 _ 김종제

수취인불명 김종제 값 비싼 우표를 붙여끊임없이 편지를 보내지만받아주는 곳이 전혀 없어붉은 낙인 찍혀 되돌아온 살갗이문패 아래 수북하게 쌓여있다내가 바람이었다고눈비 섞어내리는 문 밖을한결같이 나서는데붙잡을 힘도 없는 어머니는마냥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추풍의 낙엽처럼 흩어져버린아버지를 주워 읽는다저 퇴색한 잎 하나에하루만큼의 기억이 담겨 있어아버지를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만주로 시베리아로 돌아다녔으니낡고 병 들은 몸이 곧 소멸하리라어디 홀로 멀리 가버려행방불명으로 신고하기 전에불 질러버리겠다고한 곳에 가득 쓸어 모아놓는다매캐한 냄새가 퍼져 나가며아버지가 활활 타오른다눈 앞을 가리는이 지독한 연기 같은生이 수취인불명 아니었을까어제 흘린 눈물이바닥에 가득 고여 있어아..

어느 수채화 _ 이해인

어느 수채화 이해인 비 오는 날유리창이 만든한 폭의 수채화 선연하게 피어나는고향의산마을 나뭇잎에 달린은빛 물방울 속으로흐르는 시냇물 소리물결따라풀잎 위엔무지개 뜬다 그 우으로 흘러오는영원이란 음악보이지 않는 것들을잡히지 않는 것들을속삭이는 빗소리 내가 살아온 날남은 날을헤아려 준다창은 맑아서그림을 그린다 * 2025년 8월 25일 월요일입니다.큰 결심보다는 작은 반복이 더 많은 걸 이루는 법입니다.움직이고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A Watercolor Lee Hae-in On a rainy day,the win..

하늘 _ 안도현

하늘 안도현 마음속의빗장을 풀고외출에서 돌아온숱한 기억들이꿈꾸는 법을 익히고 있었다.마을에는새도 날지 않았고오랜 기다림이 끝나는 시간영글지 않은꿈의 날개가 파닥이는無邊(무변)의 기슭에서자유와나의 꿈은하늘빛 수채화를 그린다.하늘은 설레이고그리움이 부풀어오르는 날이면나는 또 한번세 발 자전거를 타고여섯 살 적하늘빛을 찾고 있었다. * 2025년 8월 22일 금요일입니다.아주 작은 차이에서 큰 차이의 결과를 보이는 법입니다.디테일에 신경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The Sky Ahn Do-hyun The latch on my heart ..

사람 _ 신혜경

사람 신혜경 한문수업 시간정년퇴임 앞둔 선생님께제일 먼저 배운 한자는옥편의 첫 글자 한 일(一)도 아니고천자문의 하늘 천(天)도,그 나이에 제일 큰 관심사였던사랑 애(愛)는 더더욱 아니고지게와 지게작대기에 비유한 사람 인(人)이었다마흔을 훌쩍 넘은 지금도사람 인(人)자를 바라보고 있으면등 기대고 있는 한 사람이 아슬하다너와 나 사이가 아찔하다 * 2025년 8월 21일 목요일입니다.혼자서 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등을 기대고 서 있는 사람들을 챙기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Person Shin Hye-Kyung In a classical Chi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