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천 _ 천상병 귀천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2020년 11월 18일 수요일입니다. 내일까지 가을비가 예보되어 있습니다. 외출하실 때 우산 챙기시고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1.18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_ 이해인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이해인 손 시린 나목(裸木)의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엔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로와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 * 2020년 11월 17일 화요일입니다. 같은 현상과 팩트를 분석해도 결과물이 다른 법입니다. 인사이트와 문해력을 키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1.17
하루만의 위안 _ 조병화 하루만의 위안 조병화 잊어버려야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 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너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날이 온다 그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날을 위하여 바펴온 마지막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날이 오면 잊어벼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시방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여만 한다. * 2020년 11월 13일 금요일입니다. 기본을 무시하면 사고가 나기 마련입니다. 기본과 기초를 점검해 보는 하..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1.13
근심의 별에게 _ 김은자 근심의 별에게 김은자 근심하지 말라 이렇게 깨어 있으니 근심으로 잠들 수 없으니 나뭇잎들이 그 이름 없는 것들조차 돋은 자리에서 떨어져 바람 안에 안길 때까지는 반짝이는 일만으로 세상의 구름 안에 반짝이므로 나의 이마 위에 언제나 더운 피 한 방울 아침에 새로 돋는 이슬 안에 너의 꿈이 편안하기까지는 나의 별이여 나는 근심할지라도 너는 말라 너의 빛 너의 사랑 흐려지므로 * 2020년 11월 11일 수요일입니다. "걱정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걱정보다는 조그만 행동이라도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1.11
아침송 _ 유자효 아침송 유자효 자작나무 잎은 푸른 숨을 내뿜으며 달리는 마차를 휘감는다 보라 젊음은 넘쳐나는 생명으로 용솟음치고 오솔길은 긴 미래를 향하여 굽어 있다 아무도 모른다 그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길의 끝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여행에서 돌아온 자는 아직 없다 두려워 말라 젊은이여 그 길은 너의 것이다 비온 위의 풋풋한 숲속에서 새들은 미지의 울음을 울고 은빛 순수함으로 달리는 이 아침은 아름답다 * 2020년 11월 10일 화요일입니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 또는 혁신적인 일을 하려면 기꺼이 사람들에게 오해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혁신적인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1.10
새로운 길 _ 윤동주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2020년 11월 9일 월요일입니다. 새로운 마음이 없으면 지루하고 재미없기 마련입니다. 새로운 한 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1.09
별까지는 가야 한다 _ 이기철 별까지는 가야 한다 이기철 우리 삶이 먼 여정일지라도 걷고 걸어 마침내 하늘까지는 가야 한다 닳은 신발 끝에 노래를 달고 걷고 걸어 마침내 별까지는 가야 한다 우리가 깃든 마을엔 잎새들 푸르고 꽃은 칭찬하지 않아도 향기로 핀다 숲과 나무에 깃들인 삶들은 아무리 노래해도 목쉬지 않는다 사람의 이름이 가슴으로 들어와 마침내 꽃이 되는 걸 아는 데 나는 쉰 해를 보냈다 미움도 보듬으면 노래가 되는 걸 아는 데 나는 반생을 보냈다 나는 너무 오래 햇볕을 만졌다 이제 햇볕을 뒤로 하고 어둠 속으로 걸어가 별을 만져야 한다 나뭇잎이 짜 늘인 그늘이 넓어 마침내 그것이 천국이 되는 것을 나는 이제 배워야 한다 먼지의 세간들이 일어서는 골목을 지나 성사(聖事)가 치러지는 교회를 지나 빛이 쌓이는 사원을 지나 마침내 어..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1.03
가을바람의 향기 _ 박명순 가을바람의 향기 박명순 노란빛 가을바람이 은은한 국화향기를 머금고 그대에게서 불어 옵니다 바람은 그대에게서 시작되나 봅니다 그대를 그리는 마음에 노란 국화 한다발 소복이 놓이며 노란 바람이 불어 옵니다 차마 떨쳐버리지 못한 미련이 남아 가을바람이 부나 봅니다 풋풋한 가을바람이 단내를 풍기며 남에서 불어 옵니다 아마도 그리움처럼 가을도 익어가고 있나 봅니다 그리움의 깊이를 모르듯 계절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가을바람이 향기를 머금고 자꾸만 가슴을 헤집습니다 그대의 온기처럼 * 2020년 10월 28일 수요일입니다. 갑작스런 대학 동기녀석의 부고 소식으로 마음이 허허하네요. 건강 챙기시고 주변을 살피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0.28
길에 관한 독서 _ 이문재 길에 관한 독서 이문재 1 한때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주곤 했을 때 어둠에도 매워지는 푸른 고추밭 같은 심정으로 아무 데서나 길을 내려서곤 하였다 떠나가고 나면 언제나 암호로 남아 버리던 사랑을 이름부르면 입 안 가득 굵은 모래가 씹혔다 2 밤에 길은 길어진다 가끔 길 밖으로 내려서서 불과 빛의 차이를 생각다 보면 이렇게 아득한 곳에서 어둔 이마로 받는 별빛 더이상 차갑지 않다 얼마나 뜨거워져야 불은 스스로 밝은 빛이 되는 것일까 3 길은 언제나 없던 문을 만든다 그리움이나 부끄러움은 아무 데서나 정거장의 푯말을 세우고 다시 펴보는 지도, 지도에는 사람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4 가지 않은 길은 잊어버리자 사람이 가지 않는 한 길은 길이 아니다 길의 속력은 오직 사람의 속력이다 줄지어 가는 길은 여간..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0.20
사람들은 왜 모를까 _ 김용택 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2020년 10월 19일 월요일입니다. 자신이 모르는 걸 인정할 줄 알아야 발전이 있는 법입니다. 모르는 걸 인정하는 하루 되시기..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0.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