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 152

꼭 말하고 싶었어요 _ 이해인

꼭 말하고 싶었어요 이해인 지나가는 세상 것에 너무 마음 붙이지 말고 좀 더 자유로워지라고 날마다 자라는 욕심의 키를 아주 조금씩 줄여가며 가볍게 사는 법을 구름에게 배우라고 구름처럼 쉬임없이 흘러가며 쉬임없이 사라지는 연습을 하라고 꼭 말하고 싶었어요 내가 당신의 구름이라면 * 2020년 2월 19일 수요일 절기상 우수입니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작은 것들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전체를 망치는 법입니다. 작은 약속들을 지키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눈 오는 날에 _ 김철기

눈 오는 날에 김철기 눈 오는 날 문밖으로 나가 내 가슴에 박혀 아픔을 주던 각진 돌들을 꺼내어 놓고 슬퍼해야 하는가 그럴 사람 나 뿐만은 아니겠지만 흩날리는 눈보라에 움츠려 접는 날개 눈 오려고 능선 오르는 바람 소리 목놓아 울부짖는 마음 어린 시간이 떼 지어 산너머 하늘을 지난다 눈 오면 발맞추어 함께 다닐 길 하얀 눈 쌓이는 더 깊은 사랑 더 뜨거워진 가슴에 그대 하얀 사랑을 차곡차곡 채워져 가는 내가 되고 싶다 * 2020년 2월 17일 월요일입니다. 어제부터 내린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바꿔놓았습니다. 하얗게 시작된 한 주, 알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랑하는 법 하나 _ 이성신

사랑하는 법 하나 이성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마주쳐 마음 비춰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 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 갖고 싶다. 외로울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 2020년 2월 14일 금요일입니다. 말만 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법입니다. 머리 속의 생각들을 몸으로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거울 _ 이상

거울 이상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이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 2020년 2월 12일 수요일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운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상냥함, 즐거움, 존경, 감사로 가득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밤편지 _ 김남조

밤편지 김남조 편지를 쓰게 해다오 이날의 할 말을 마치고 늙도록 거르지 않는 독백의 연습도 마친 다음 날마다 한 구절씩 깊은 밤에 편지를 쓰게 해다오 밤 기도에 이슬 내리는 적멸을 촛불빛에 풀리는 나직히 습한 樂曲들을 겨울 枕上에 적시이게 해다오 새벽을 낳으면서 죽어가는 밤들을 가슴 저려 가슴 저려 사랑하게 해다오 세월이 깊을수록 삶의 달갑고 절실함도 더해 젊어선 가슴으로 소리내고 이 시절 골수에서 말하게 되는 걸 고쳐 못쓸 유언처럼 기록하게 해다오 날마다 사랑함은 날마다 죽는 일임을 이 또한 적어두게 해다오 눈 오는 날엔 눈발에 섞여 바람 부는 날엔 바람결에 실려 땅 끝까지 돌아서 오는 영혼의 밤외출도 후련히 털어놓게 해다오 어느 날 밤은 나의 편지도 끝날이 되겠거니 가장 먼 별 하나의 빛남으로 종지부..

흙 _ 용혜원

흙 용혜원 누구든 오세요 다 받아 드리겠어요 내 품에 안겨 보세요 움추려들지 말아요 손을 내밀어요 얼굴을 들어여 나에게 다 맡겨요 발을 쭉 뻗어요 마음이 편안해질거에요 내 품 안에서 살아요 욕심을 부리지 말아요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름다워요 * 2020년 2월 5일 수요일입니다.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 아침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길 잃은 날의 지혜 _ 박노해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 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 2020년 1월 21일 화요일입니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것들에서 큰 문제들이 시작됩니다. 작은 것들을 먼저 점검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몸이 움직인다 _ 정현종

몸이 움직인다 정현종 몸을 여기서 저기로 움직이는 건 몸이 여기서 저기로 가는 건 거룩하다. 여기서 저기로 저기서 여기로 가까운 데 또는 멀리 움직이는 건 거룩하다 삶과 죽음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욕망과 그 그림자 - 슬픔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와 한없이 가까운 내마음 나에게서 한없이 먼 내 마음이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바깥은 가이 없고 안도 가이 없다. 안팎이 같이 움직이며 넓어지고 깊어진다 몸이 움직인다 * 2020년 1월 8일 수요일입니다. 꾸준한 노력이 함께하지 않는 희망은 몽상에 불과합니다. 원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마음의 등대 하나 세우며 _ 도종환

마음의 등대 하나 세우며 도종환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교만하지 않으면서도 당당한 삶 비굴하지 않으면서도 겸손한 삶 역경이 닥쳤을 때든 그것을 극복했을 때든 늘 평상심으로 살아가는 삶 유연하되 원칙을 잃지 않는 삶 어려울 때마다 근본으로 돌아가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삶 그렇게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원한다 * 2020년 1월 7일 화요일입니다.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마음의 등대 하나 세우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_ 김시태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김시태 너무 많이 걸었습니다. 희미한 고향집과 어머니, 그 개구쟁이들, 그들을 도로 돌려주소서. 조그만 카드 속에 정성을 담던 그 소년들도 돌려주소서. 첫아이 보았을 때 기도 드리던 그 아빠와 엄마도 돌려주소서. 아이들과 손잡고 이야기하며 성당을 찾던 그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한번 더 그 종소리 듣게 하시고 눈 내리는 아침을 걷게 하소서.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소서 * 2019년 12월 24일 화요일입니다. 늘 곁에 있는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생각해 봅니다. 소중한 무언가를 깨닫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