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 152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_ 오광수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오광수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고운 글은 고운 마음씨에서 나옵니다 고운 마음으로 글을 쓰면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고운 마음이 그대로 옮겨가서 읽는 사람도 고운 마음이되고 하나 둘 고운 마음들이 모이면 우리 주위가 고운 마음의 사람들로 가득 찰 겁니다 글에도 얼굴이 있습니다 예쁜 글은 웃는 얼굴에서 나옵니다 즐거운 얼굴로 글을 쓰면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정겨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읽는 사람도 웃는 얼굴이 되고 하나 둘 미소 짓는 사람들이 모이면 우리 주위가 활짝 웃는 사람들로 가득 찰 겁니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더라도 직접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비록 한 줄의 짧은 답글이라도 고운 글로 마음을 전하며 읽는 사람에겐 미소를 짓게 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

12월의 독백 _ 오광수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입니다. 한결 같다는 건 어떤 조건에도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좋은 것들을 지키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

길 _ 윤동주

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2019년 12월 12일 목요일입니다. 세상은 점점 나만 아는 것들이 점점 없어집니다. 공유와 효율을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생각도 예방주사를 맞았으면 좋겠다 _ 이중삼

생각도 예방주사를 맞았으면 좋겠다 이중삼 아이들 집에 가고 없는 운동장 시계 바늘 같은 오후 그림자 삽살개 한 마리가 끌며 간다 나와 다른 나와의 대화 생각이 서술하기 시작하자 살아 온 날처럼 살아 갈 날이 욕심이라는 바이러스에 면역을 잃으며 시간의 비탈길로 좀생이별처럼 흩어진다 욕심에 눈멀지 않게 생각도 예방 주사를 맞았으면 좋겠다 또 다른 내가 아이들 다 가고 없는 운동장에서 뛰논다 굴렁쇠 굴리며 * 2019년 12월 10일 화요일입니다. 예절과 상식이라는 예방주사가 나쁜 생각들을 막아줍니다. 좋은 생각들로 행동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_ 법정스님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법정스님 물에는 고정된 모습이 없다.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근 모습을 하고 모난 그릇에 담기면 모난 모습을 한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곳에서는 증기로 되고 차가운 것에서는 얼음이 된다. 이렇듯 물에는 자기 고집이 없다.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남의 뜻에 따른다. 살아 있는 물은 멈추지 않고 늘 흐른다. 강물은 항상 그곳에서 그렇게 흐른다. 같은 물이면서도 늘 새롭다. 오늘 흐르는 강물은 같은 강물이지만 어제의 강물은 아니다. 강물은 이렇듯 늘 새롭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거죽은 비슷하지만 실제는 아니다. 오늘의 나는 새로운 나다. 살아 있는 것은 이와 같이 늘 새롭다. * 2019년 12월 9일 월요일입니다. 저녁부터 겨울비 소식이 있습니다. 외출하실 때 우산 챙기시고 건강..

12월의 시 _ 이해인

12월의 시 이해인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 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 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 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섞음을 용서 하십시..

공존의 이유 _ 조병화

공존의 이유 조병화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애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에 간다는 것을 보일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합시다. 우리 앞에 서글픈 그날이 오면 가벼운 눈 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 2019년 11월 28일 목요일입니다. 열정이 있는 사람만이 성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행하는 사람만이 성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열정으로 실행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신발 끈을 묶으며 _ 이수화

신발 끈을 묶으며 이수화 먼길을 떠나려 할 땐 끈이 있는 신발을 신어야겠습니다.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삐걱이는 허리를 굽혀야 하는 불편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졸라맨 발목에서 숨이 콱콱 막히고 굵은 땀방울이 발등을 흐를지라도 거친 들길을 걸을 때에는 험난한 산길을 오를 때에는 끈이 달린 신발을 신어야겠습니다. 어지간한 비틀거림에는 끄덕도 하지 않고 힘에 겨워 넘어지고 쓰러질 때에라도 또다시 발목을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그리운 먼길을 걸어갈 때에는 헐거워진 가슴을 단단히 조여 매고 아린 발끝을 꼿꼿이 세워야겠습니다 * 2019년 11월 25일 월요일입니다. 가끔은 조금 불편한 것들이 긴장감을 줍니다. 긴장감으로 더 나은 결과들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내 가슴에 채우고 싶은 사람 _ 심성보

내 가슴에 채우고 싶은 사람 심성보 꽃이 피는 날에는 사랑하고 싶다 가녀린 너의 손을 잡고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사랑 하나 되고 싶다 하늘의 노래를 들으며 자연의 마음을 들으며 당신이란 사람 하나 내 가슴에 꼭꼭 채우고 싶다 낙엽이 지는 날에는 너와 단 둘이 있고 싶다 가슴이 따뜻한 너를 안고 세상에서 가장 고운 정 하나 새기고 싶다 어둡고 시린 가슴끼리 부딪혀 뜨거운 불이 되고 싶다 이 세상 다 태워도 부족한 뜨거운 사랑 하나 되고 싶다. * 2019년 11월 20일 수요일입니다. 행동하지 않는다면, 꿈이 현실이 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돌아올 기회는 없습니다. 뜨겁게 행동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빈 마음 _ 법정스님

빈 마음 법정 스님 등잔에 기름을 가득 채웠더니 심지를 줄여도 자꾸만 불꽃이 올라와 펄럭거린다. 가득 찬 것은 덜 찬 것만 못하다는 교훈을 눈앞에서 배우고 있다. 빈 마음, 그것을 무심(無心)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들의 본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본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차다. * 2019년 11월 18일 월요일입니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못합니다. 여백의 미를 만드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