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편지시 210

마음의 길 _ 김재진

마음의 길 김재진 마음에도 길이 있어 아득하게 멀거나 좁을 대로 좁아져 숨가쁜 모양이다. 그 길 끊어진 자리에 절벽 있어 가다가 뛰어내리고 싶을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문이 있어 열리거나 닫히거나 더러는 비틀릴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항아리 있어 그 안에 누군가를 담아두고 오래오래 익혀 먹고 싶은 모양이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가 달그락달그락 설거지하고 있는 저녁 일어서지 못한 몸이 따라 문밖을 나서는데 마음에도 길이 있어 갈 수 없는 곳과, 가고는 오지 않는 곳으로 나뉘는 모양이다. * 2019년 6월 19일 수요일입니다. 마음의 길에는 여러갈래 길이 있습니다. 어떤 길이 정답일 지는 가 보지 않고는 모르는 법입니다. 바른 길을 향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우현환상곡 _ 공광규

우현(雨絃)환상곡 공광규 빗줄기는 하늘에서 땅으로 이어진 현(絃)이어서 나뭇잎은 수만 개 건반이어서 바람은 손이 안 보이는 연주가여서 간판을 단 건물도 고양이도 웅크려 귀를 세웠는데 가끔 천공을 헤매며 흙 입술로 부는 휘파람 소리 화초들은 몸이 젖어서 아무데나 쓰러지고 수목들은 물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비바람을 종교처럼 모시며 휘어지는데 오늘은 나도 종교 같은 분에게 젖어 있는데 이 몸에 우주가 헌정하는 우현환상곡. * 2019년 6월 18일 화요일입니다. 밤새 요란한 천둥번개와 비가 내렸네요. 외출하실 때 우산 챙기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음악 _ 이경임

음악 이경임 세상에서 아름다운 음악은 망가진 것들에게서 나오네 몸 속에 구멍 뚫린 피리나 철사줄로 꽁꽁 묶인 첼로나, 하프나 속에 바람만 잔뜩 든 북이나 비비 꼬인 호론이나 잎새도, 뿌리도 잘린 채 분칠, 먹칠한 토막뼈투성이 피아노 실은 모두 망가진 것들이네 하면, 나는 아직도 너무 견고하단 말인가? * 2019년 6월 17일 월요일입니다. 출발하기 위해서 위대해질 필요는 없지만 위대해지려면 출발부터 해야 합니다. 즐거운 한 주의 시작 되세요. 홍승환 드림

별 _ 김춘수

별 김춘수 같은 말도 굴릴 때마다 다른 소리를 낸다. 한때는 별이 금은金銀의 소리를 냈다. 그 소리 아주 가까이에서 들리는 듯했다. 요즘 서울의 하늘에는 별이 없다. 별은 어디로 숨었나. 나뭇가지에 걸린 그림자처럼 할쑥하게 바래진 누군가의 그 그림자처럼 바람에 흔들리다 흔들리다 제물에 사그러진다. 혓바닥을 칫솔질하는 어디선가 그런 소리가 난다. 지금 나는 별이란 말을 새삼 잇새로 굴리고 있다. 참 오랜만이다. * 2019년 6월 14일 금요일입니다. 하늘을 바라봐야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홍승환 드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향기 _ 이해인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향기 이해인 기쁨은, 날마다 내가 새로 만들어 끼고 다니는 풀꽃반지. 누가 눈여겨보지 않아도 소중히 간직하다 어느 날 누가 내게 달라고 하면 이내 내어주고 다시 만들어 끼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크고 눈부시지 않아 더욱 아름다워라. 내가 살아있는 동안 많이 나누어 가질수록 그 향기 더하네. 기쁨이란 반지는. * 2019년 6월 13일 목요일입니다. 하늘 아래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다고들 합니다. 반대로 하늘 아래 완전히 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 법입니다. 발상을 전환해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작은 평화 _ 권달웅

작은 평화 권달웅 어항 앞에 있으면 우리도 평화롭게 노니는 금붕어가 된다. 화려한 말보다는 아주 작은 말로 사랑하는 마음을 보면 우리도 행복하게 된다. 믿음이 있는 말을 주고받는 정직한 세상에서 우리도 살고 싶다. 금빛 지느러미처럼 아름답고 밝은 마음으로 미움 없이 입 맞추며 우리도 살고 싶다. * 2019년 6월 12일 수요일입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작은 것들을 놓치기 마련입니다. 작은 것들을 챙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모든 것은 지나간다 _ 류시화

모든 것은 지나간다 류시화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일출의 장엄함이 아침 내내 계속되진 않으며 비가 영원히 내리지도 않는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한밤중까지 이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땅과 하늘과 천둥, 바람과 불, 호수와 산과 물, 이런 것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만일 그것들마저 사라진다면 인간의 꿈이 계속될 수 있을까. 인간의 환상이. 당신이 살아 있는 동안 당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받아들이라. 모든 것은 지나가 버린다. * 2019년 6월 11일 화요일입니다. 정해져 있는 시간 안에서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지나가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인생의 길 _ 정연복

인생의 길 정연복 인생의 길은 산행(山行) 같은 것 가파른 오르막 다음에는 편안한 내리막이 있고 오르막의 길이 길면 내리막의 길도 덩달아 길어진다 그래서 인생은 그럭저럭 살아갈 만한 것 완전한 행복이나 완전한 불행은 세상에 없는 것 살아가는 일이 괴롭고 슬픈 날에는 인생의 오르막을 걷고 있다고 마음 편히 생각하라 머잖아 그 오르막의 끝에 기쁨과 행복의 길이 있음을 기억하라 내가 나를 위로하며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인생의 길은 그래서 알록달록 총천연색 길 오르막과 내리막이 교차하는 고달파도 고마운 길이여 오! 너와 나의 인생의 길이여 * 2019년 6월 10일 월요일입니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오르막이던 내리막이던 상관없습니다. 가고 있는 방향만 확실하다면 자신있게 걸어가면 됩니다. 한 주의 시작..

꿈을 위한 변명 _ 이해인

꿈을 위한 변명 이해인 아직 살아 있기에 꿈을 꿀수 있습니다 꿈꾸지 말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꿈이 많은 사람은 정신이 산만하고 삶이 맑지 못한 때문이라고 단정 짓지 마세요 나는 매일 꿈을 꿉니다 슬퍼도 기뻐도 아름다운 꿈 꿈은 그대로 삶이 됩니다 오늘의 이야기도 내일의 이야기도 꿈길에 그려질 때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꿈이 없는 삶 삶이 없는 꿈은 얼마나 지루할까요 죽으면 꿈이 멎겠지만 살아 있는 동안은 꿈을 꾸고 싶습니다 꿈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 2019년 6월 7일 금요일입니다. 꿈이 있어야 한걸음이라도 나아갈 수 있습니다. 멋진 꿈 꾸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다시 _ 박노해

다시 박노해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 2019년 6월 5일 수요일입니다. 한 사람으로 인한 선한 영향력이 세상을 바꾸기도 합니다. 희망을 전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