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정진규 비누가 나를 씻어 준다고 믿었는데 그렇게 믿고서 살아왔는데 나도 비누를 씻어 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몸 다 닳아져야 가서 닿을 수 있는 곳, 그 아름다운 소모를 위해 내가 복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비누도 그걸 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내 당도코자 하는 비누의 고향! 그 곳이 어디인지는 알 바 아니며 다만 아무도 혼자서는 씻을 수 없다는 돌아갈 수 없다는 나도 누구를 씻어 주고 있다는 돌아가게 하고 있다는 이 발견이 이 복무가 이렇게 기쁠 따름이다. 눈물이 날 따름이다. * 2023년 8월 11일 금요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치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새로운 발견을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