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 963

마침표 하나 _ 황규관

마침표 하나 황규관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소멸이 아니라 소멸마저 태우는 마침표 하나 비문도 미문도 결국 한 번은 찍어야 할 마지막이 있는 것, 다음 문장은 그 뜨거운 심연부터다 아무리 비루한 삶에게도 마침표 하나, 이것만은 빛나는 희망이다 * 2022년 12월 21일 수요일입니다. 한 해의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멋진 마침표를 준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주저하지 말 것 _ 이정하

주저하지 말 것 이정하 애써 외면하지 말 것. 그가 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마음의 문을 열 것. 내 사랑이 그에게 막힘없이, 또 자유롭게 흘러 넘치도록. 그 사랑이 마치 서녘 하늘에 펼쳐 놓은 노을과도 같아 그걸 바라보는 그의 가슴까지 적셔 줄 것. 이젠 더 이상 뒤에 물러서 있지 말 것. 사랑을 보여 주기를 주저하지 말 것. 설혹 그 사랑이 괴롭더라도 과감히 부딪칠 것. 소심하게 앉아만 있지 말 것. * 2022년 12월 16일 금요일입니다. 주저하다 좋은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은 무모하게 시도해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내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었다 _ 김정한

내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었다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 책을 통해서 배운다고 생각했는데 살아갈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나를 가르치는 건 말없이 흐르는 시간이었다 풀리지 않는 일에 대한 정답도 흐르는 시간 속에서 찾게 되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의 메세지도 거짓없는 시간을 통해서 찾았다 언제부터 인가 흐르는 시간을 통해서 삶의 정답도 찾아가고 있다 시간은 나에게 늘, 스승이었다 어제의 시간은 오늘의 스승이었고 오늘의 시간은 내일의 스승이 될 것이다 * 2022년 12월 14일 수요일입니다. 오늘 내일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다고 하네요. 건강 주의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동그라미와 직선

동그라미와 직선 고명 지루할거야 나무들은 꽃을 피우는 일도 그만 신물이 날거야 해마다 다른 꽃을 피울 수 있다면야 몰라, 같은 빛깔 같은 모양 게다가 환히 알고 있는 순서 그대로 헤어지는 일에도 이골이 났을거야 가을엔 모두를 떠나보낸다지만 잎이 떨어진 자리마다 어느새 새봄을 감춰 놓고 있던 걸 아니야, 이별이 아니야 겨울 한 철 떠나지 못할 사람이 어디 있어 손 흔들지 못할 사람 어디 있어 때로는 나무처럼 살고 싶을 때도 있지만 지나온 길 발자욱마다 다시 밟아 같은 빛깔 같은 모양 되풀이 피울바에야 헤쳐 가야겠다, 안개 속 외줄기 길 아무도 밟지 않은 그 새벽길을 아득히 끝을 보며 시작을 보며 * 2022년 12월 13일 화요일입니다. 잘못을 인정할 수 있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여는 하루 되시..

그 때 _ 이규경

그 때 이규경 사람들은 말한다. 그 때 참았더라면 그 때 잘 했더라면 그 때 알았더라면 그 때 조심했더라면 훗날엔 지금이 바로 그 때가 되는데 지금은 아무렇게나 보내면서 자꾸 그 때만을 찾는다. * 2022년 12월 12일 월요일입니다. 지난 간 것들에 대한 후회보다는 현재에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_ 강인호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강인호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산 너머로 향한 마음이 굽이굽이 산길을 내고 바다로 향하는 마음이 물길을 내었을 것이다 내 안에도 그대 향한 산책길 하나 생겨났다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 2022년 12월 9일 금요일입니다. 일을 이루는 것은 그 열망의 강도에서 비롯됩니다. 원하는 것을 이루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겨울 맛 _ 강세화

겨울 맛 강세화 겨울에는 더러 하늘이 흐리기도 해야 맛이다. 아주 흐려질 때까지 눈아프게 보고 있다가 설레설레 눈내리는 모양을 보아야 맛이다. 눈이 내리면 그냥 보기는 심심하고 뽀독뽀독 발자국을 만들어야 맛이다. 눈이 쌓이면 온돌방에 돌아와 콩비지 찌개를 훌훌 떠먹어야 맛이다. 찌개가 끓으면 덩달아 웅성대면서 마음에도 김이 자욱히 서려야 맛이다. * 2022년 12월 8일 목요일입니다. 무엇이든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맛이 있습니다. 본질에 가까운 고유의 맛을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소금 _ 권경애

소금 권경애 소금창고에 가면 오늘도 파도 소리 들린다 버리고 버려서 더 버릴 것이 없어 소금이 된 파도의 희디 흰 함성을 들으며 연인들은 밤새도록 길고 긴 사랑의 편지를 쓴다네 산다는 것은 조용히 자신을 버리는 일이라고 버리고 버려서 소금처럼 희디 흰 고독과 마주앉는 일이라고 * 2022년 12월 7일 수요일입니다. 적당한 소금이 없으면 세상은 무미건조해집니다. 오늘은 단짠단짠하게 맛있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잠시 쉬어가세 _ 유영인

잠시 쉬어가세 유영인 바다가 그리워도 삶은 허락하지 아니하네 산을 오르려 해도 삶은 바라만 보라 하네 오늘만 생각하려 해도 내일을 생각하라 하네 잠시 사색을 즐기려 해도 옷깃을 흔들며 깨어나라 하네 슬픈 마음으로 환한 미소 보여달라 하네 삶은 내 것이 없고 더불어 같이 살아가라 하네 잠시 쉬어 가세 잠시 내려 놓으세 마음껏 허리 한번 펴보기 힘들었던 삶 마음껏 목이 터져라 외쳐보고 싶었던 삶 잠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쉬어가세 허리도 한번 크게 펴보세 목청껏 노래도 불러보세 * 2022년 12월 5일 월요일입니다. 쉼표가 없으면 명곡은 탄생하지 않는 법입니다. 쉼표의 의미를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