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_ 천상병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천상병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람은 바람길을 간다. 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 2019년 4월 2일 화요일입니다. 바람처럼 자유로운 생각을 가져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맞은 맑은 하늘, 봄바람처럼 상큼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4.02
여유 _ 헨리 데이비스 여유 헨리 데이비스 그것이 무슨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잠시 멈춰 서 바라볼 시간조차 없다면. 나뭇가지 아래서 양과 소의 순수한 눈길에 펼쳐진 풍경을 차분히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숲을 지나면서 수풀 속에 도토리를 숨기는 작은 다람쥐들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대낮에도 마치 밤하늘처럼 반짝이는 별들을 가득 품은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아름다운 여인의 다정한 눈길에 고개를 돌려 춤추는 그 고운 발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 눈가에서 시작된 그녀의 환한 미소가 입가로 번질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 얼마나 가여운 인생인가, 근심으로 가득 차 잠시 멈춰 서 바라볼 시간조차 없다면 * 2019년 3월 28일 목요일입니다. 자신만 자신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잠시 멈춰 서 자신을 바라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3.28
몽당연필 _ 이해인 몽당연필 이해인 너무 작아 손에 쥘 수도 없는 연필 한 개가 누군가 쓰다 남은 이 초라한 토막이 왜 이리 정다울까 욕심 없으면 바보 되는 이 세상에 몽땅 주기만 하고 아프게 잘려 왔구나 대가를 바라지 않는 깨끗한 소멸을 그 소박한 순명을 본받고 싶다 헤픈 말을 버리고 진실만 표현하며 너처럼 묵묵히 살고 싶다 묵묵히 아프고 싶다 * 2019년 3월 27일 수요일입니다.인간은 해결하기 쉬운 것부터 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하지만 종종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만이 성공을 안겨다줍니다.어려운 걸 먼저 시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3.27
동화같은 그런 일이 _ 박현자 동화같은 그런 일이 박현자 詩를 써서 땅에 묻으면 한 알의 밀알처럼 썩어 뿌리 내리고 열매 맺어 온누리에 향기 날아갔음 좋겠다 이듬해 그 詩 한 편 또 다시 심으면 주렁주렁 열매 맺어 광주리마다 풍성하게 詩를 따 담아두고 사는 것 힘들 때 때때로 우울할 때 가끔씩 맘 허전할 때 한 편씩 꺼내어 음미 할 수 있음 좋겠다 풋사과처럼 바라만 보아도 입안 가득 싱그러움 맴도는 동화 같은 일이 벌어졌음 좋겠다. * 2019년 3월 26일 화요일입니다.가끔은 동화같은 일들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3.26
아, 이 열쇠들 _ 문창갑 아, 이 열쇠들 문창갑 서랍을 정리하다 보니 짝 안 맞는 열쇠와 자물쇠들 수두룩하다 감출 것도, 지킬 것도 없으면서 이 많은 열쇠와 자물쇠들 언제 이렇게 긁어모았는지 아, 이 열쇠들 아. 이 자물쇠들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내 앞에 오래 서성이던 그 사람 이유 없이 등돌린 건 굳게 문 걸어 잠그고 있던 내 몸의 이 자물쇠들 때문이었다 알겠다, 이제야 알겠다 열려있던 그 집 그냥 들어가도 되는 그 집 발만 동동 구르다 영영 들어가지 못한 건 비틀며, 꽂아보며 열린 문 의심하던 내 마음의 이 열쇠들 때문이었다 * 2019년 3월 25일 월요일입니다. 열쇠와 자물쇠는 한 벌이어야 합니다. 따로 있는 열쇠와 자물쇠는 제 역할을 못하게 됩니다. 자신의 역할에 걸맞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3.25
꽃샘추위 _ 정연복 꽃샘추위 정연복 이별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 것 겨울 끝자락의 꽃샘추위를 보라 봄기운에 떠밀려 총총히 떠나가면서도 겨울은 아련히 여운을 남긴다 어디 겨울뿐이랴 지금 너의 마음을 고요히 들여다 보라 바람 같은 세월에 수많은 계절이 흘렀어도 언젠가 네 곁을 떠난 옛 사랑의 추억이 숨결처럼 맴돌고 있으리 * 2019년 3월 22일 금요일입니다.꽃샘추위가 겨울과의 이별을 아쉬워 하고 있네요.시간이 맞지 않으면 인연이 안 되는 법입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3.22
봄, 파라독스 _ 천향미 봄, 파라독스 천향미 물오른 버들강아지 옆에 서 있는 갈대 그 너머 마른 풀꽃들 봄비라도 차갑게 내리면 늙은 살갗에 배어드는 축축함, 서러워 눈물 흘리지 싶다 겨울 내내 염치없이 붙들고 섰던 봄의 자리 이미 기별 받았을까? 3월이 오기 전 초록의 빈자리 마련해 두라는, 죽어야 산다고 했다. 버려야 산다고도 했다 봄, 거슬러 오르는 파라독스 시린 겨울, 마른 가지에 걸려 있다 미련한 흔들림 흔들림 싹둑 잘라 버렸다 잘린 자리 옹이 하나 자라나고 버들강아지 뭐라고 자꾸 수근거렸다. * 2019년 3월 20일 수요일입니다.버려야 사는 원리를 깨닫는 봄입니다.과한 욕심을 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3.20
마중물과 마중불 _ 하청호 마중물과 마중불 하청호 외갓집 낡은 펌프는 마중물을 넣어야 물이 나온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땅 속 깊은 곳 물을 이끌어 올려주는 거다. 아궁이에 불을 땔 때도 마중불이 있어야 한다. 한 개비 성냥불이 마중불이 되어 나무 속 단단히 쟁여져 있는 불을 지피는 거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이끌어 올려주는 마중물이 되고 싶다.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지펴주는 마중불이 되고 싶다. * 2019년 3월 19일 화요일입니다.스스로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많습니다.마중물과 마중불 역할을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3.19
나무 생각 _ 안도현 나무 생각 안도현 나보다 오래 살아온 느티나무 앞에서는 무조건 무릎 꿇고 한 수 배우고 싶다 복숭아나무가 복사꽃을 흩뿌리며 물 위에 점점이 우표를 붙이는 날은 나도 양면괘지에다 긴 편지를 쓰고 싶다 벼랑에 기를 쓰고 붙어 있는, 허리 뒤틀린 조선소나무를 보면 애국가를 4절까지 불러주고 싶다 자기 자신의 욕망을 아무 일 아닌 것같이 멀리 보내는 밤나무 아래에서는 아무 일 아닌 것같이 나도 관계를 맞고 싶다 나 외로운 날은 외변산 호랑가시나무 숲에 들어 호랑가시나무한테 내 등 좀 긁어달라고, 엎드려 상처받고 싶다 * 2019년 3월 12일 화요일입니다.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의 태도를 배우고 싶습니다.나무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3.12
길 _ 윤동주 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 2019년 2월 28일 목요일입니다.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자신만의 길이 있습니다.자신의 길을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19.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