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좋아하는시 52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_ 유안진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유안진 내일 몫은 기쁨 내일 몫은 환희 내일 몫은 찬란함 내일 몫은 영광 내일 몫은 눈부신 황홀이니 나는 견디리 견디어 이기리 오늘 비록 비가 내려도 내일은 해가 뜨리 저 하늘의 무지개 그 약속을 믿으리 * 2018년 10월 8일 월요일입니다.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야 상대를 감동시킬 수 있습니다.작은 것들에 감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황홀한 거짓말 _ 유안진

황홀한 거짓말 유안진 너무도 때묻힌 이 한마디 밖에는 다른 말이 없는 가난에 웁니다. 처음보다 더 처음인 순정과 진실을 이 거짓말에 담을 수 밖에 없다니요. 겨울 한밤 귀뚜라미 거미줄 울음으로 여름밤 소쩍새 숨넘어가는 울음으로 샘물은 퍼낼수록 새물이 되듯이 처음보다 더 앞선 서툴고 낯선 말 목젖에 걸린 이 참말을 황홀한 거짓말로 불러내어 주세요. * 2018년 9월 13일 목요일입니다.작은 일들을 하지 않고 미뤄두면 큰 일로 쌓이기 마련입니다.자신의 평판을 나쁘게 하는 게으름을 이겨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나의 9월은 _ 서정윤

나의 9월은 서정윤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깊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램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2018년 9월 3일 월요일입니다.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새로운 한 주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손톱을 깎으며 _ 이해인

손톱을 깎으며 이해인 언제 이만큼 자랐나? 나도 모르는 새 굳어버린 나의 자의식 무심한 세월이 얹힌 마른 껍질을 스스로 깎아낸다 조심스럽게 언제 또 이만큼 자랐나? 나도 모르는 새 새로 돋는 나의 자의식 * 2018년 8월 30일 목요일입니다. 연습이 천재를 만든다는 미켈란젤로의 말처럼 모든 일에는 끝없는 반복과 연습이 필요합니다.반복과 연습이 습관이 되는 법입니다.좋은 습관을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옹이 - 류시화

옹이 류시화 흉터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이것도 꽃이었으니 비록 빨리 피었다 졌을지라도 상처라고 부르지 말라 한때는 눈부시게 꽃물로 밀어올렸으니 비록 눈물로 졌을지라도 죽지 않을 것이면 살지도 않았다 떠나지 않을것이면 붙잡지도 않았다 침묵할 것이면 말하지도 않았다 부서지지 않을 것이면,미워하지 않을 것이면 사랑하지도 않았다 옹이라고 부르지 말라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때는 이것도 여리디 여렸으니 다만 열정이 지나쳐 단 한 번 상처로 다시는 피여나지 못했으니 * 2018년 8월 24일 금요일입니다.태풍의 경로가 바뀌면서 서울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네요.제주와 호남지방은 조속한 피해복구가 있어야 될 것 같네요.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바람속으로 _ 유하

바람속으로 유하 바람은 허공일 뿐인데 왜 지나온 시간 쪽으로 내 발길은 휘몰아쳐 가는가 뒤돌아 보면, 살아낸 시간들 너무도 잠잠하다만 바람의 취기에 마음을 떠밀렸을 뿐 눈발에 흩뿌려진 별들의 깃털, 탱자나무 숲 굴뚝새의 눈동자 달빛 먹은 할아버지 문풍지 같은 뒷모습 산비둘기와 바꾸고 싶던 영혼, 얼마를 더 떠밀려 가야 생의 상처 꽃가루로 흩날리며 바람에 가슴 다치지 않는 나비나 될까 제 몸을 남김없이 허물어 끝내 머물 세상마저 흔적 없는 바람의 충만한 침묵이여 메마른 나뭇가지 하나의 흔들림에도 고통의 무게는 작용하는 것, 걸음이 걸음을 지우는 바람 속에서 나 마음 한 자락 날려 보내기엔 삶의 향기가 너무 무겁지 * 2018년 8월 23일 목요일입니다.강력한 태풍 솔릭이 제주를 지나 한반도를 지나간다고 하..

누구라도 문구점 _ 이해인

누구라도 문구점 이해인 나는 가끔 상상 속의 문구점 주인이 될 때가 있습니다 가게 이름은 누구라도 들어와서 원하는 물품들뿐 아니라 기쁨과 희망과 사랑도 담아 가는 ´누구라도 문구점´ 이라 지으면 어떨까요? 덮어놓고 새것만 선호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자기가 이미 사용하는 물품들과 끝까지 길들이고 정들이며 좋은 친구가 되는 아름다움을 키워야 한다고 일러주겠습니다 꼭 사야할 물건이 없을 때라도 평소에 나눈 정 때문에 길을 가다가도 잠시 들렀다 갈 수 있는 평범하지만 삶의 멋을 아는 성실한 단골손님들을 많이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 2018년 8월 1일 수요일입니다.행복을 느끼려면 감사하는 마음을 먼저 배워야합니다.폭염이 계속되는 여름날에도 감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여름 일기 _ 이해인

여름 일기 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 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 오고 싶다 * 2018년 7월 20일 금요일입니다.여름엔 더워야한다지만 이번 무더위는 정말 덥네요.건강 챙기시고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청록색 _ 천상병

청록색 천상병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산의 나무들은 녹색이고 하나님은 청록색을 좋아하시는가 보다. 청록색은 사람의 눈에 참으로 유익한 빛깔이다. 우리는 아껴야 하리. 이 세상은 유익한 빛깔로 채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 2018년 7월 19일 목요일입니다.푸른 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청록색과 함께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꿈을 생각하며 _ 김현승

꿈을 생각하며 김현승 목적은 한꺼번에 오려면 오지만 꿈은 조금씩 오기도 하고 안 오기도 한다. 목적은 산마루 위 바위와 같지만 꿈은 산마루 위의 구름과 같아 어디론가 날아가 빈 하늘이 되기도 한다. 목적이 연을 날리면 가지에도 걸리기 쉽지만 꿈은 가지에 앉았다가도 더 높은 하늘로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다. 그러기에 목적엔 아름다운 담장을 두르지만 꿈의 세계엔 감옥이 없다. 이것은 뚜렷하고 저것은 아득하지만 목적의 산마루 어디엔가 다 오르면 이것은 가로막고 저것은 너를 부른다. 우리의 가는 길은 아 ㅡ 끝없어 둥글고 둥글기만 하다. * 2018년 7월 18일 수요일입니다.남보다 자신을 바꾸는 게 훨씬 쉬운 법입니다.자신이 먼저 바뀌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