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좋아하는시 52

아침 _ 신혜림

아침 신혜림 새벽이 하얀 모습으로 문 두드리면 햇살의 입맞춤으로 잠에서 깨어난 대지는 부산스럽기만 하다. 나들이를 꿈꾸며 이슬로 세수하는 꽃들 밤을 새운 개울물 지치지도 않는다 배부른 바람 안개를 거둬들이며 눈부시게 하루의 문을 연다 * 2018년 7월 9일 월요일입니다.장마의 영향으로 이번 한 주는 비소식이 많네요.건강하고 즐거운 한 주의 시작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가끔은 _ 서정윤

가끔은 서정윤 가끔은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그대 속에 빠져 그대를 잃어버렸을 때 나는 그대를 찾기에 지쳐 있다. 하나는 이미 둘을 포함하고 둘이 되면 비로소 열림과 닫힘이 생긴다. 내가 그대 속에서 움직이면 서로를 느낄 수는 있어도 그대가 어디에서 나를 보고 있는지 알지 못해 허둥댄다. 이제 나는 그대를 벗어나 저만큼 서서 보고 있다. 가끔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다. * 2018년 6월 22일 금요일입니다.자신을 사랑하는만큼 타인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합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허허 _ 김승동

허허 김승동 그리운가 잊어버리게, 여름날 서쪽 하늘에 잠시 왔다 가는 무지개인 것을 그 고운 빛깔에 눈멀어 상심한 이 지천인 것을 미움 말인가 따뜻한 눈길로 안아주게 어차피 누가 가져가도 다 가져갈 사랑 좀 나눠주면 어떤가 그렇게 아쉬운가 놓아버리게 붙들고 있으면 하나일 뿐 놓고 나면 전부 그대 것이 아닌가 세상의 그립고 밉고 아쉬운 것들 그게 다 무엇인가 사랑채에 달빛 드는 날 묵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발이면 그만인 것을 * 2018년 6월 21일 목요일입니다.억지로 붙들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흐르는대로 맡겨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_ 최두석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최두석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 때 무슨 꽃인들 어떠리 그 꼿이 뿜어내는 빛깔과 향내에 취해 절로 웃음짓거나 저절로 노래하게 된다면 사람들 사이에 나비가 날 때 무슨 나비인들 어떠리 그 나비 춤추며 넘놀며 꿀을 빨 때 가슴에 맺힌 응어리 저절로 풀리게 된다면 * 2018년 6월 12일 화요일입니다.역사책에 등장할 중요한 회담이 오늘 드디어 성사됩니다.평화와 번영을 위한 첫걸음이 되길 기대합니다. 홍승환 드림

구름 _ 천상병

구름 천상병 저건 하늘의 빈털터리 꽃 뭇 사람의 눈길 이끌고 세월처럼 유유하다. 갈 데만 가는 영원한 나그네 이 나그네는 바람 함께 정처 없이 목적 없이 천천히 보면 볼수록 허허한 모습 통틀어 무게 없어 보이니 흰색 빛깔로 상공 수놓네. * 2018년 6월 8일 금요일입니다.아주 멋진 가짜들이 진짜를 위협하는 세상입니다.때론 가짜가 아닌 또다른 진짜가 되기도 합니다.아주 멋진 새로움을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6월의 장미 _ 이해인

6월의 장미 이해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 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 2018년 6월 1일 금요일입니다.한 주의 마지막이자 한 달의 시작이네요.마지막과 시작은 항상 같이 움직이기 마련입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6월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내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었다 _ 김정한

내 인생의 스승은 시간이었다 김정한 인생의 스승은 책을 통해서 배운다고 생각했는데 살아갈수록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나를 가르치는 건 말없이 흐르는 시간이었다 풀리지 않는 일에 대한 정답도 흐르는 시간 속에서 찾게 되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의 메세지도 거짓없는 시간을 통해서 찾았다 언제부터 인가 흐르는 시간을 통해서 삶의 정답도 찾아가고 있다 시간은 나에게 늘, 스승이었다 어제의 시간은 오늘의 스승이었고 오늘의 시간은 내일의 스승이 될 것이다 * 2018년 5월 30일 수요일입니다.인생의 많은 스승 중에 시간은 늘 말없이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오늘이라는 스승님께 많은 것을 배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행복의 얼굴 _ 이해인

행복의 얼굴 이해인 사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고 해서 내가 행복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내가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고 해서 나에게 고통이 없다는 뜻은 정말 아닙니다 마음의 문 활짝 열면 행복은 천 개의 얼굴로 아니 무한대로 오는 것을 날마다 새롭게 경험합니다 어디에 숨어 있다 고운 날개 달고 살짝 나타날지 모르는 나의 행복 행복과 숨바꼭질하는 설렘의 기쁨으로 사는 것이 오늘도 행복합니다 * 2018년 5월 28일 월요일입니다.남북미의 행보가 숨가쁜 주말이었습니다.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시간들이길 기대합니다.한 주의 시작 힘차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꽃 _ 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싶다. * 2018년 5월 25일 금요일입니다."자만하면 손해보고 겸손하면 이익을 보는 것은 하늘의 도이다."중국 고서인 서경에 나오는 말입니다.자만하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비닐우산 _ 정호승

비닐우산 정호승 오늘도 비를 맞으며 걷는 일보다 바람에 뒤집히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끝내는 바람에 뒤집히다 못해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즐겁습니다 비오는 날마다 나는 하늘의 작은 가슴이므로 그대 가슴에 연꽃 한 송이 피울 수 있으므로 오늘도 바람에 뒤집히는 일보다 빗길에 버려지는 일이 더 행복합니다 * 2018년 5월 16일 수요일입니다.투박한 대나무살에 파란색 비닐로 된 비닐우산을 기억하세요?갑자기 비가 오면 길거리에 등장하던 파란색 비닐우산의 풍경이 아련합니다. 제법 많은 비가 내리는 하루 건강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