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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구름 _ 천상병

흰구름                          천상병  저 삼각형의 조그마한 구름이유유히 하늘을 떠다닌다무슨 볼일이라도 있을까?아주 천천히 흐르는 저것에는스쳐 지나는 바람이 있을뿐이다바람은 구름의 연인이다그래서 바람이 부는 곳으로구름은 어김없이 긴다희디 흰 구름이여!어느 계절이든지구름은 전연 상관 않는다오늘이 내일이 되듯이구름은 유유하게 흐른다  * 2025년 3월 17일 월요일입니다.꽃샘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봄은 오기 마련입니다.봄을 기다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복구공사 _ 원태연

복구공사                       원태연  추억 공사중사랑통행에 불편을 드려대단히 죄송합니다.현재 미련구간 복구공사로 인해사랑통행이 금지 되오니다른 사랑을 이용하시거나부득이한 분은공사가 끝날때까지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복구가 끝난다 해도예전 같은 통행은 어려울 것 같으니이점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 2025년 3월 14일 금요일입니다.기다리는 소식들이 더디게 오는 3월입니다.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사람의 일 _ 천양희

사람의 일                         천양희  고독 때문에 뼈 아프게 살더라도사랑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고통 때문에 속 아프게 살더라도이별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사람의 일이 사람을 다칩니다. 사람과 헤어지면 우린 늘 허기지고사람과 만나면 우린 또 허기집니다.언제까지 우린 사람의 일과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 때문에 하루는 살 만하고사람 때문에 하루는 막막합니다. 하루를 사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서우린 또 사람을 기다립니다.사람과 만나는 일 그것 또한사람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 2025년 3월 13일 목요일입니다.만나고 헤어지는 많은 사람들로 스토리가 만들어집니다.사람 때문에 살만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순정 _ 나태주

순정                        나태주  옮겨 심으면어김없이 죽어버린다는차나무와 양귀비 처음 발을 디딘 자리가 아니면기꺼이 목숨까지 내어놓는 그 결연함 우리네 순정이란 것도 그런 게 아닐까? 처음 먹었던 마음처음 가졌던 깨끗한 그리움생애를 두고바꾸어 갖지 않겠노라는 다짐 그것이 아닐까  * 2025년 3월 12일 수요일입니다.처음의 그 마음을 기억해야 오래 갈 수 있습니다.초심을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랑의 역사 _ 박노해

사랑의 역사                          박노해  사랑은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주는 것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나의 귀중한 시간을 내어주고나의 따뜻한 온기를 내어주고나의 소중한 빛을 밝혀 들고마침내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우리는 사랑이다우리는 하나이다우리는 희망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빛이 있으니순수한 헌신의 맑은 빛이 있으니마음 깊은 곳에 하늘 빛이 있으니 사랑은나의 가장 고귀한 그 마음을 바치는 것  * 2025년 3월 11일 화요일입니다.어둠이 있어야 빛이 선명하게 보이는 법입니다.빛을 찾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서리꽃 _ 유안진

서리꽃                       유안진  손발이 시린 날은일기를 쓴다 무릎까지 시려오면편지를 쓴다부치지 못할 기인 사연을 작은 이 가슴마저시려드는 밤이면임자없는 한 줄의시를 찾아 나서노니 사람아 사람아등만 뵈는 사람아 유월에도 녹지 않는이 마음을 어쩔래 육모 서리꽃내 이름을 어쩔래  * 2025년 3월 10일 월요일입니다.약간의 긴장감은 퀄리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작은 떨림을 유지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희망을 긷는 두레박 _ 이해인

희망을 긷는 두레박                                  이해인  하늘은 희망이 고인 푸른 호수나는 날마다 희망을 긷고 싶어땅에서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댄다내가 물을 많이 퍼가도늘 말이 없는 하늘  * 2025년 3월 7일 금요일입니다.몸이 지치면 정신도 지치는 법입니다.에너지를 회복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휴식 _ 원성스님

휴식                       원성스님  모진 하루에 쫓겨미루어 놓았던 일을 거두고 시간에 얽매여 조급한삶의 줄다리기를 잠시 늦추고 언어의 전쟁에 시달린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고 걱정거리에 지친번뇌 망상을 던져 버리고 끈질긴 집착에 타 들어가는내 안의 욕심들을 날려보내고 무거운 옷에 힘들었던아상의 에고를 벗어 던지고 기나긴 그리움에 가슴 아팠던가녀린 감정들을 지워 버리고 저지른 죄에 상처 입은그늘진 상념을 지워 버리고 저지른 죄에 상처 입은그늘진 상념을 묻어 버리고 한낮 햇살 아래휴식  * 2025년 3월 6일 목요일입니다.쉼표가 없으면 호흡이 곤란해지기 마련입니다.휴식이 있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늘, 혹은 때때로 _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때로는 아주 멀리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지금, 내가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 2025년 3월 5일 수요일 절기상 경칩입니다.오지 않는 봄은 없더라,..

인생은 다 바람같은 거야 _ 묵연스님

인생은 다 바람같은 거야                                            묵연스님  다 바람같은 거야뭘 그렇게 고민하는가 만남의 기쁨이건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지난 뒤엔 고요하듯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바람처럼 온다고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 듯덧없는 바람불어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뿐인 걸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나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걸애써 무얼 집착하나 다 바람이야 그러나 바람자체는 늘 신선하지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