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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긷는 두레박 _ 이해인

희망을 긷는 두레박                                  이해인  하늘은 희망이 고인 푸른 호수나는 날마다 희망을 긷고 싶어땅에서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댄다내가 물을 많이 퍼가도늘 말이 없는 하늘  * 2025년 3월 7일 금요일입니다.몸이 지치면 정신도 지치는 법입니다.에너지를 회복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휴식 _ 원성스님

휴식                       원성스님  모진 하루에 쫓겨미루어 놓았던 일을 거두고 시간에 얽매여 조급한삶의 줄다리기를 잠시 늦추고 언어의 전쟁에 시달린복잡한 머릿속을 비워내고 걱정거리에 지친번뇌 망상을 던져 버리고 끈질긴 집착에 타 들어가는내 안의 욕심들을 날려보내고 무거운 옷에 힘들었던아상의 에고를 벗어 던지고 기나긴 그리움에 가슴 아팠던가녀린 감정들을 지워 버리고 저지른 죄에 상처 입은그늘진 상념을 지워 버리고 저지른 죄에 상처 입은그늘진 상념을 묻어 버리고 한낮 햇살 아래휴식  * 2025년 3월 6일 목요일입니다.쉼표가 없으면 호흡이 곤란해지기 마련입니다.휴식이 있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늘, 혹은 때때로 _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때로는 아주 멀리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얼마나 지금, 내가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 2025년 3월 5일 수요일 절기상 경칩입니다.오지 않는 봄은 없더라,..

인생은 다 바람같은 거야 _ 묵연스님

인생은 다 바람같은 거야                                            묵연스님  다 바람같은 거야뭘 그렇게 고민하는가 만남의 기쁨이건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지난 뒤엔 고요하듯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바람처럼 온다고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 듯덧없는 바람불어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뿐인 걸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나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걸애써 무얼 집착하나 다 바람이야 그러나 바람자체는 늘 신선하지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

가끔씩 흔들려 보는 거야 _ 박성철

가끔씩 흔들려 보는 거야                                          박성철  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흐르는 눈물을 애써 막을 필요는 없어그냥 내 슬픔을 나에게 보여주는 거야자신에게까지 숨길 필요는 없어 물이 고이면 썩어 들어가는 것처럼작은 상심이 절망이 될 때까지 쌓아둘 필요는 없어상심이 커져가 그것이 넘쳐날 땐스스로 비울 수 있는 힘도 필요한 거야 삶이 흔들리는 건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다는 건내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증거니까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 하지만 허물어지먄 안돼지금 내게 기쁨이 없다고모든 걸 포기할 필요는 없어늦게 찾아온 기쁨은 그만큼 늦게 떠나가니까  * 2025년 2월 28일 금요일입니다.흔들릴 줄 알아야 꺾이지 않는 법입니다.유연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정성껏 살아간다는 것은 _ 이해인

정성껏 살아간다는 것은                                           이해인  바쁨 속에도 기쁨과 평화가 있다유순한 마음, 좋은 마음기도하는 마음으로 일을 할 때는정신없이 바빠도짜증이 나지 않고 즐겁다 나의 삶이 노래가 된다는 것은그럭저럭시간을 메우는 데 있지 않고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여정성껏 살아가는 데 있다  * 2025년 2월 26일 수요일입니다.정성을 다해야 좋은 결과가 있기 마련입니다.차분히 정성을 다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로렐라이 _ 하이네

로렐라이                            하이네알 수 없는 일이다어찌하여 옛날의 동화 하나가 잊혀지지 않고 이토록나를 슬프게 하는지바람은 차고 날은 저무는데라인강은 고요히 흐르고산봉우리 위에는저녁 햇살이 빛난다저 건너 언덕 위에는 놀랍게도너무나도 아름다운 아가씨 앉아금빛 장신구를 번쩍이며황금빛 머리칼을 빗어 내린다소녀는 황금의 빗으로 머리 빗으며나지막히 노래를 부른다기이하게 사람을 유혹하는선율의 노래를조그만 배에 탄 뱃사공은걷잡을 수 없는 슬픔에 사로잡혀암초는 바라보지 않고언덕 위만 바라본다마침내 물결은 조그만 배와 함께뱃사공을 삼켜 버렸네그녀의 노래와 함께 이것은로렐라이 언덕에서 일어난 일* 2025년 2월 25일 화요일입니다.무언가에 홀리면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법입니다.정신을 차리..

즐거운 편지 _ 황동규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항상 그대가 앉아있는배경에서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사소한 일일 것이나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꽃이 피어나고낙엽이 떨어지고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2025년 2월 24일 월요일입니다.생각에 따라 즐거운 일은 항상 있을 수 있습니다.믿고 행동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우리는 어디서나 _ 오규원

우리는 어디서나                              오규원  우리는 어디서나 앉는다앉으면 중심이 다시 잡힌다 우리는 어디서나 앉는다일어서기 위해 앉는다 만나기 위해서도 앉고협잡을 위해서도 앉고 의자 위에도 앉고책상 옆에도 앉듯역사의 밑바닥에도 앉는다 가볍게도 앉고무겁게도 앉고 청탁불문 장소불문우리는 어디서나 앉는다 밑을 보기 위해서도 앉고바닥을 보기 위해서도 앉는다 바로 보기 위해 어깨를 낮추듯  *2025년 2월 21일 금요일입니다.낮춰야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적당한 높이를 맞춰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물을 뜨는 손 _ 정끝별

물을 뜨는 손                             정끝별  물만 보면담가 보다 어루만져 보다기어이 두 손을 모아 뜨고 싶어지는 손 무엇엔가 홀려 있곤 하던 친구가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북한산 계곡물을 보며사랑도 이런 거야, 한다 물이 손바닥에 잠시 모였다가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물이 고였던 손바닥이 뜨거워진다 머물렀다빠져나가는 순간 불붙는 것들의 힘 어떤 간절한 손바닥도지나고 나면 다 새어나가는 것이라고무심히 떨고 있는 물비늘들 두 손 모아 떠 본 적이 언제였던가  * 2025년 2월 20일 목요일입니다.감이 없는 리더는 주변을 힘들게 하는 법입니다.현명한 판단을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