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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흔들려 보는 거야 _ 박성철

가끔씩 흔들려 보는 거야                                          박성철  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흐르는 눈물을 애써 막을 필요는 없어그냥 내 슬픔을 나에게 보여주는 거야자신에게까지 숨길 필요는 없어 물이 고이면 썩어 들어가는 것처럼작은 상심이 절망이 될 때까지 쌓아둘 필요는 없어상심이 커져가 그것이 넘쳐날 땐스스로 비울 수 있는 힘도 필요한 거야 삶이 흔들리는 건아직도 흘릴 눈물이 남았다는 건내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증거니까가끔씩은 흔들려보는 거야 하지만 허물어지먄 안돼지금 내게 기쁨이 없다고모든 걸 포기할 필요는 없어늦게 찾아온 기쁨은 그만큼 늦게 떠나가니까  * 2025년 2월 28일 금요일입니다.흔들릴 줄 알아야 꺾이지 않는 법입니다.유연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정성껏 살아간다는 것은 _ 이해인

정성껏 살아간다는 것은                                           이해인  바쁨 속에도 기쁨과 평화가 있다유순한 마음, 좋은 마음기도하는 마음으로 일을 할 때는정신없이 바빠도짜증이 나지 않고 즐겁다 나의 삶이 노래가 된다는 것은그럭저럭시간을 메우는 데 있지 않고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여정성껏 살아가는 데 있다  * 2025년 2월 26일 수요일입니다.정성을 다해야 좋은 결과가 있기 마련입니다.차분히 정성을 다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로렐라이 _ 하이네

로렐라이                            하이네알 수 없는 일이다어찌하여 옛날의 동화 하나가 잊혀지지 않고 이토록나를 슬프게 하는지바람은 차고 날은 저무는데라인강은 고요히 흐르고산봉우리 위에는저녁 햇살이 빛난다저 건너 언덕 위에는 놀랍게도너무나도 아름다운 아가씨 앉아금빛 장신구를 번쩍이며황금빛 머리칼을 빗어 내린다소녀는 황금의 빗으로 머리 빗으며나지막히 노래를 부른다기이하게 사람을 유혹하는선율의 노래를조그만 배에 탄 뱃사공은걷잡을 수 없는 슬픔에 사로잡혀암초는 바라보지 않고언덕 위만 바라본다마침내 물결은 조그만 배와 함께뱃사공을 삼켜 버렸네그녀의 노래와 함께 이것은로렐라이 언덕에서 일어난 일* 2025년 2월 25일 화요일입니다.무언가에 홀리면 아무 것도 보지 못하는 법입니다.정신을 차리..

즐거운 편지 _ 황동규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항상 그대가 앉아있는배경에서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사소한 일일 것이나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꽃이 피어나고낙엽이 떨어지고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 2025년 2월 24일 월요일입니다.생각에 따라 즐거운 일은 항상 있을 수 있습니다.믿고 행동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우리는 어디서나 _ 오규원

우리는 어디서나                              오규원  우리는 어디서나 앉는다앉으면 중심이 다시 잡힌다 우리는 어디서나 앉는다일어서기 위해 앉는다 만나기 위해서도 앉고협잡을 위해서도 앉고 의자 위에도 앉고책상 옆에도 앉듯역사의 밑바닥에도 앉는다 가볍게도 앉고무겁게도 앉고 청탁불문 장소불문우리는 어디서나 앉는다 밑을 보기 위해서도 앉고바닥을 보기 위해서도 앉는다 바로 보기 위해 어깨를 낮추듯  *2025년 2월 21일 금요일입니다.낮춰야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적당한 높이를 맞춰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물을 뜨는 손 _ 정끝별

물을 뜨는 손                             정끝별  물만 보면담가 보다 어루만져 보다기어이 두 손을 모아 뜨고 싶어지는 손 무엇엔가 홀려 있곤 하던 친구가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북한산 계곡물을 보며사랑도 이런 거야, 한다 물이 손바닥에 잠시 모였다가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물이 고였던 손바닥이 뜨거워진다 머물렀다빠져나가는 순간 불붙는 것들의 힘 어떤 간절한 손바닥도지나고 나면 다 새어나가는 것이라고무심히 떨고 있는 물비늘들 두 손 모아 떠 본 적이 언제였던가  * 2025년 2월 20일 목요일입니다.감이 없는 리더는 주변을 힘들게 하는 법입니다.현명한 판단을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뿌린 만큼 받는 양식 _ 하영순

뿌린 만큼 받는 양식                                  하영순  달콤한 사탕보다고통의 쓴맛이나를 키우는데 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을세월이 흐른 후에야 알 수 있었다 태풍이 지난 후에맑은 강물을 보듯 큰일을 치룬 사람은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능히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오늘이 힘들고 고통스러우면복을 짓는다 생각하고오늘이 행복하면그동안 지어놓은고통의 대가인 복을 받는 것이려니 그래서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세인들을 말들을 하지!  * 2025년 2월 19일 수요일입니다.홈런도 좋지만 1루에 나가는 것이 먼저입니다.차근차근 단계를 밟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주전자가 끓는 겨울 _ 남혜란

주전자가 끓는 겨울                                    남혜란  유리창 한 장 가득 겨울이 찍혀 있다흰눈이 내리는 것으로 한결 으늑하다 엄마는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뜨개질을 하시고가스레인지 위에는 주전자가 끓고 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수증기를 뿜으면서먼 동화의 나라로 꿈결처럼 떠나간다 나도 그 기차에 훌쩍 올라타고눈 내리는 벌판을 한없이 달려간다 기차는 가지 않으면서도 자꾸만 떠나가고엄마의 뜨개질은 차츰 모습을 드러낸다 아무리 춥고 먼 곳에 나가도겨울 바람 한 점 들어올 수 없는그런 옷이 되어간다  * 2025년 2월 18일 화요일입니다.숨만 쉬고 사는 나날보다 가슴 벅찬 순간이 더 좋습니다.가슴 벅찬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나이 듦에 대하여 _ 최홍윤

나이 듦에 대하여                                 최홍윤  얼추 얼추 하다또 한 해가 저문다묵은 그리움에 내 두 눈이 침침해지고가는귀 멀고정신이 깜빡깜빡해지는 날도 오고야 말 거다 그렇다백발이 성성한 것도 하늘이 내린 축복이며좀 더 멀리 볼 줄을 알고때로는 못 본채도 하라는 신의 명령일 게다나이 들수록시시콜콜한 소리, 잡소리는 듣지 말고 악몽과 같은 지난 일기억조차 싫은 추억일랑 잊고좋은 생각만 하라고,아름다운 추억만 되뇌라고,내 정신도 푸른 신호등처럼순간순간 깜빡깜빡해 줄 거다  * 2025년 2월 17일 월요일입니다.모든 일은 양면성이 있는 법입니다.긍정의 면을 바라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겨울나무 _ 정한용

겨울나무                     정한용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가만 들여다보면거기에도 중심 줄기의 무게가 있다땅에서 나무를 지나 저 하늘까지의 거리처음 바람이 비롯된 곳부터 불어가야 할 목적지까지의 곤고함그 가운데서 그 깊이를 측량하며나무는 서 있다뿌리가 빨아들인 지난 여름의 빗방울과대륙 쪽에서 물어온 공기의 입자들이 거기에서 만난다만나 서로의 선물을 건네고 협상하고 새 힘을 세우며내일 올 봄을 위하여 거대한 잎을 준비한다중심은 깊고 무거워겨울 찬 흙에 꽃은 발톱으로 세상이 고요하다  * 2025년 2월 14일 금요일입니다.개나리 나무에 새순들이 살짝 보이기 시작했습니다.봄이 멀지 않았습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