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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잊어 _ 김소월

못잊어 김소월 못잊어 생각이 나겟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편 이르겠지요 『 그리워 살뜰이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 2017년 12월 20일 수요일입니다.운이 좋다고 믿어야 운이 좋아진다고 합니다.마음먹은대로 이뤄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 _ 홍승환

아 홍승환 아주 먼 옛날 아름다운 공주가 살았습니다.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한 숲속에아기 사슴들과 함께 뛰어놀고 있었죠 아직은 해가 높이 떠 있어 숲속은 공주의 놀이터랍니다.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주는 자연과 함께 합니다.아찔하게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합니다. 아마도 공주는 꽃들과 동물들과 대화를 할 수 있나봐요아빠와 엄마가 주신 아기들의 놀라운 능력이지요아지랑이 피어나는 푸른 들판에 공주가 뛰어갑니다. 아주까리 기름으로 불밝힌 어스름한 저녁아이에서 아가씨로 자라난 공주가 되어 옵니다아차하는 순간 우리들의 공주는 떠나가버립니다.

큰 나무 아래서 _ 김정한

큰 나무 아래서 김정한 큰 나무 아래의 그늘은 넓고도 깊다 그래서 지친 사람들이 쉬어간다 나무는 나이가 몇인지 한번도 알려준 적 없지만 사람들은 나무의 나이를 짐작한다 나무는 언제나 흐트러짐이 없다 큰 나무는 비나 바람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하찮은 것이라도 절대 자기 밖으로 밀어내는 일이 없다 넉넉한 자에게도 가난한 자에게도 똑같이 쉴 자리를 만들어준다 * 2017년 12월 19일 화요일입니다.오늘이라는 날은 누구에게나 앞으로 살아갈 날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가장 젊은 날을 소중히 보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사 - 홍승환

사 홍승환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사이좋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사생결단을 내려고 아웅다웅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사내아이 계집아이 어렸을 적엔 모두 천사들 사고치며 나이들며 사람으로 바뀌어 가지 사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처럼 사람으로 변해가지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사소한 일로도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얻을 수 있고 사사건건 별것도 아닌 것 때문에 우울해 하지 사막에 오아시스가 있는 건 희망이라는 열쇠 때문이지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사탕이 잔뜩 들어있는 유리병처럼 사람사는 세상이란 다양한 맛이 숨어있는 곳이지 사리분별 커 갈수록 세상은 복잡다양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 사랑, 기쁨, 행복, 재미, ..

대설주의보 _ 임영준

대설주의보 임영준 막힌 가슴 실마리도 없는 거친 땅 가뜩이나 거북한 일상을 철부지들이 좌지우지하는데 족히 몇 날쯤 덮어두는 눈 천지는 어떨까 민심도 천심도 잠시 순백이 되는 은근히 고대하는 대설주의보 * 2017년 12월 18일 월요일입니다.흰 눈이 펑펑 내리는 아침입니다.한 주의 시작 순백으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카피의 힘 _ 충고의 법칙

충고의 법칙 격려 또는 충고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효과적인 문장의 법칙이 된다. 우리는 누구나 여러 가지 문제와 고민을 안고 있으며 누군가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 그러므로 충고의 문장은 사람들에게 당신에 대한 호감을 갖도록 하는 힘을 가진다. 물론 충고는 진심으로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느낌을 주어야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느낌이나 계몽적이면 사람들은 반발심을 가지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하기야 충고는 누구나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남의 말을 우습게 알고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으며 자신만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에게는 어설픈 충고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구약성서에도 이미 충고의 어려움을 표현하고 있다. 구약성서의 잠어편에 보면 ‘어리석은 ..

바 _ 홍승환

바 홍승환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공기는 나의 정신을 맑게한다바다내음을 머금고 불어오는 바람이면 더욱 좋다바지락 듬뿍 넣은 칼국수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바구니 가득 어리굴을 따러 간다 바로 앞 눈앞에는 푸른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다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에 새들이 놀라 달아난다바보같은 마음은 정신없이 바닷가를 거닐고 있다바닥에 떨어진 조가비들은 햇볕을 튕겨내고 있다 바탕화면에 깔고싶은 풍경이 이내 펼쳐진다바다 하늘 바다 하늘 바다 하늘 바다 하늘바지가 젖는 줄도 모르고 바다로 바다로 향해간다바알간 태양이 어느새 바다를 물들인다 바둑알 같은 돌들이 반짝인다바닐라향처럼 향긋한 바다바람이다바흐의 교향곡처럼 종교적이다바로 이 순간 세상은 행복이다

희망이란 이름의 해독제 _ 송시현

희망이란 이름의 해독제 송시현 우리는 마음 깊은 곳에 희망을 감추어두고 살아갑니다 힘겨운 일이 있을 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도록 하십시오 감추어진 희망이 몸을 일으키고 있을 것입니다 절망에 중독된 우리의 영혼 속에는 희망이라는 이름의 해독제가 수은처럼 잔잔하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사랑도 독한 전염병이기에 내가 앓는 사랑이 당신에게로 가고 당신이 앓는 사랑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우리를 서로 닮아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사랑이 흔들리면 우리의 모습이 비치는 깊은 호수의 투명한 물그늘도 흔들리게 됩니다 안개 젖은 수풀 사이로 걸어가면 이슬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거기에 숨어있을 것입니다 * 2017년 12월 15일 금요일입니다.학생이 아닌 사람은 매 순간 퇴보한다고 합니다.무엇이든 ..

알게 될 때쯤 _ 이정하

알게 될 때쯤 이정하 사랑은 추상형이어서 내 가지고 있는 물감으로는 그릴 수가 없었네. 수년이 지나 사랑에 대해 희미하게 눈뜰 때 그때서야 알 수 있었네. 사랑은, 물감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으로 그리는 것. 언제나 늦었네. 인생이란 이렇구나 깨닫게 되었을 때 남은 생은 얼마 되지 않고,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은 곁에 없었네. 사랑이라 깨달았을 때 이미 그는 저만치 가고 없네. * 2017년 12월 14일 목요일입니다.사용하는 단어를 바꾸면 인생도 바뀌게 됩니다.밝고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솔개는 제 부리를 깬다 - 박노해

솔개는 제 부리를 깬다 박노해 창공에 솔개 한마리 유유히 원을 그리면 온 마을 짐승들이 숨어들기 바빴지 솔개는 40년을 날아 다니다 보면 서슬푸른 발톱과 부리에 힘이 빠지고 깃털은 두꺼워져 날기조차 힘이 든다지 몸이 무거워진 솔개는 험한 산정으로 올라가 절벽 끝 바위를 쪼아 낡아진 부리를 깨고 밤마다 굶주린 창자로 홀로 울부짖는다지 새 부리가 돋아나면 그 부리로 발톱을 뽑아내고 두꺼워진 깃털마저 다 뽑아낸다지 그렇게 반년의 처절한 환골탈태 수행을 거치면 솔개는 다시 힘찬 날갯짓으로 창공을 떠올라 새로운 30년을 더 서슬 푸르게 살아간다지 모두가 잠든 한밤중 타악- 타악- 절벽끝에 제 부리를 깨는 솔개의 소리없는 새벽울음 * 2017년 12월 13일 수요일입니다.가끔은 솔개의 결단력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