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_ 윤동주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2023년 4월 18일 화요일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길은 열려 있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로 가 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8
꿈에 대하여 _ 강남주 꿈에 대하여 강남주 꿈을 꾼다. 꾸는 족족 잊어버리면서 꿈을 꾼다. 깨고 나면 그렇게 허망한 것을. 때로는 너와 만나는 꿈을 또 때로는 너와 헤어지는 꿈을 간밤에는 이 세상 밖으로 걸어나가는 꿈을 꾸다가 기차를 타고 나의 유년 시절로 여행하는 그런 꿈도 꾸었다. 갈피는 없어도 삶의 순수한 건더기. 출세를 하면 다 무얼하랴 오오 꿈과 더불어 사는 살아 있는 날의 다정함과 허망함. * 2023년 4월 17일 월요일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꿈을 꾸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습니다. 좋은 꿈 꾸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7
처음처럼 _ 신영복 처음처럼 신영복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 2023년 4월 14일 금요일입니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처음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4
봄날 _ 김유신 봄날 김유신 먼 하늘빛이 물든 유리창을 연다. 여릿한 햇볕 아지랭이 밭두렁길 어디에서 작은 나비 한 마리가 날아 온다. 냉이, 꽃다지, 씀바귀, 달래, 소시랑개비 양지바른 봄 마을을 찾는다 누이가 지나간 밭두렁길 발자욱 따라서 보일듯 보일듯 나비 한 마리, 까마득히 바람을 끌어 올리는 종달새 바람의 파도를 타고 봄마을 찾는다. * 2023년 4월 13일 목요일입니다. 좋은 인연은 언제라도 다시 만나는 법입니다. 함부로 버리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3
돌의 독백 _ 박노해 돌의 독백 박노해 살아있다면 누구라도 자신을 키우려 하고 자신을 빛내려 하고 쓸모 있게 맞춰가지만 나, 돌은 아니다 돌은 키우지 않는다 채우지도 꾸미지도 않는다 서서히 갈라주고 나눠주며 날마다 은미하게 작아진다 모래가 되고 흙이 되고 그리하여 산 것들의 품이 되고 가루가루 비우고 사라지는 게 나, 돌의 소명이다 나는 돌이다 그래 난 쓸모없다 난 영원한 두려움 수억 년을 지켜온 믿음의 침묵일 뿐 높은 산정 암벽의 큰 바위 얼굴일 뿐 오 아는가 쓸모없이 높고 크고 오래고 영원한 것들은 저 우주의 빛나는 돌, 별들이 잉태한 것임을 네가 보지 않아도 나는 너를 지켜보고 있다 별이 빛나는 네 안의 너를 * 2023년 4월 12일 수요일입니다. 작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알아야 큰 행복을 얻는 법입니다. 소소한 행복이..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2
힘 _ 오세영 힘 오세영 일어서기 위하여 온 힘을 쏟아내기 위하여 한 겨울 물은 굳어 있던가. 봄 되어 위로 위로 일어서는 물을 보았다. 마른 흙을 헤치고 하늘로 하늘로 솟아 오르는 새 순 새벽 잠자리에서 참을 듯 참을 듯 벌떡 일어서는 사내의 새파아란 힘 줄 같이 위로 위로 뻗쳐, 아 터트리는 꽃 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라고 말하지 마라 일어서지 않고 사는 삶이란 이 세상에 없다. * 2023년 4월 11일 화요일입니다. 흐름을 거스르려면 힘이 있어야 합니다. 힘 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1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_ 조병화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조병화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리, 가린 자리 너의 생각 밖에 내가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있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2023년 4월 10일 월요일입니다. 생각을 많이 하면 깊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좀 더 깊은 생각으로 시작하는 한 주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0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_ 김승희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근심 걱정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 2023년 4월 7일 금요일입니다. 그래도 봄은 오고 꽃은 피어나는 법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07
번진다는 것 _ 문정영 번진다는 것 문정영 번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이 녹슨 철길 너머로 봄풀 번지듯 건너오는 것이 보이고 그것을 막을 수 있는 약이 없다는 것 산다는 것은 그렇게 서로 번져서 푸르거나 붉게 물든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하루가 내게로 시간차 없이 건너온다는 것 혀의 아래쪽이 때때로 마른다는 것 봄풀 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젖어있다는 것 마른다는 것이나 젖은 것도 다 번지는 것 속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번진다는 것 때로 아픈 것이다 * 2023년 4월 6일 목요일입니다. 조금 느리지만 단단하게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게 중요합니다. 선한 영향력을 번지게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06
빗소리를 듣는다 _ 천상병 빗소리를 듣는다 천상병 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으면 환히 열리는 문이 있다 산만하게 살아온 내 인생을 가지런히 빗어주는 빗소리 현실도 꿈도 아닌 진공의 상태가 되어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눈을 감으면 넓어지는 세계의 끝이 되기도 하는 빗소리 이 순간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까 빗소리를 듣는다 * 2023년 4월 5일 수요일입니다. 며칠만 더 일찍 비가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더 이상의 산불 피해가 없었으면 합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05